기사입력 2009.03.04 11:53 / 기사수정 2009.03.04 11:53
[엑스포츠뉴스=권기훈 기자] 요즘 유럽 전체적으로 축구장에서 인종차별과 폭력사태가 잇따르면서 점점 우려를 낳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에스파뇰에서 뛰고 있는 카메룬 출신 골키퍼, 카메니에게 팬들이 경기 도중 바나나를 집어던지면서 조롱하였고, 마찬가지로 바르셀로나의 에투 또한 원숭이라고 조롱받은 적도 있다. 게다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팬들도 마르세유와의 챔피언스리그 경기 도중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아서 징계받은 적도 있다.
잉글랜드 또한 사정은 다르지 않다. 앙리가 아스날에서 뛰던 시절, 많은 인종 차별 이야기를 들었다고 고백한 적도 있고, 맨유의 에브라도 첼시의 팬들에게 인종 차별 이야기를 들었다고 하는 등, 유럽 전체적으로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역시, 이탈리아 또한 이런 상황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로마와 라치오의 팬들은 인종 차별 문구를 자주 외치고, 파비오 리베라니는 라치오 소속으로 뛸 때, 라치오의 팬들에게까지 인종 차별 발언을 들었을 정도고, 심지어 밀란의 아비아티를 비롯한 몇몇 선수들은 자신이 파시스트라고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등 사정은 다르지 않다.
마찬가지로 어느 정도 자체 정화작용이 완료된 잉글랜드를 제외하고서는 폭력사태도 꾸준히 일어나면서, 이탈리아와 스페인, 그리도 여타 나라에서도 심심하면 볼 수 있는 사건이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한 구단에서는 현재까지 인종 차별과 폭력사태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폭력과 인종차별은 전혀 찾아볼 수 없으며, 심지어 자신들의 이야기를 주장할 때 언론을 상대로 침묵하는 방법을 택할 정도로 ‘순한’ 팬들이 위주인 클럽. 바로 시칠리아 섬에 위치한 팔레르모이다.
'시칠리아 섬‘ 그리고 ’팔레르모‘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역시 ’마피아‘이다. 마피아의 본고장인 시칠리아 섬의 주도인 팔레르모에 있는 구단이지만, 생각과는 전혀 다르게 팬들은 순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얼마 전, 팔레르모는 같은 시칠리아에 위치한 라이벌 클럽인 카타니아에게 홈에서 4:0으로 대패하는 수모를 겪었다. 보통, 이런 상황이면 팬들끼리 욕설이 난무하고, 심지어는 라이벌 팀의 팬들에게 폭력까지 가할 수 있는 상황이 되지만, 팔레르모에서는 단지 조금의 야유만 들려왔을 뿐, 전혀 아무런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다.
경기 후, 팬 포럼의 반응은 더욱 팔레르모의 팬들의 성격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단지 창피했다는 반응과, 다음에는 꼭 이기자 라는 반응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고, 욕설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이런 순한 모습은 시칠리아 섬 전체의 모습은 아니다. 같은 시칠리아 섬에 위치한 대형 클럽인 메시나는 레체와의 경기 도중, 코트디부아르 국적의 흑인 선수 체드릭 코난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한 바 있고, 카타니아는 06-07시즌, 시칠리아 더비 경기에서 폭력사태를 일으켜 리그 전체를 한동안 중지시킨 바 있다.
현재, 팔레르모에는 파비우 심플리치오, 파비오 리베라니 등의 유색 인종 선수가 핵심 주전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팔레르모를 고향처럼 생각하고, 팬들의 사랑에 행복하다면서 팀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축구계에서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되는 폭력사태와 인종 차별. 많은 클럽의 팬들은 이런 팔레르모의 팬들을 본받아 인종차별과 폭력사태를 이제는 그만 축구계에서 떠나보내야 될 것이다.
[사진(C) 팔레르모 공식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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