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선우 기자]
"방심하는 순간, 이미 반전은 시작됐다"
7일 개봉한 영화 '사라진 밤'(감독 이창희)은 국과수에서 사라진 시체를 두고 벌이는 단 하룻밤의 이야기를 담은 2018 첫번째 추적 스릴러.
극중 박진한(김강우 분)은 아내 윤설희(김희애)를 살해하지만 그 시체가 사라지면서 위기를 맞는다. 또 이 과정을 형사 우중식(김상경)이 파헤치며 시체를 둘러싼 진실게임이 시작된다.
'사라진 밤'은 스페인 영화 '더 바디'를 원작으로 한 리메이크 작품이다. 원작과 줄거리 면에서는 대부분 일치한다. 그러나 인물들의 존재이유가 달라졌다. 이를 두고 이창희 감독은 "원작은 복수에 중점을 뒀다면 우리 작품은 인물들의 서사를 디테일하게 살리려고 노력했다"라고 밝혔다.
이 감독의 말처럼 '사라진 밤'은 모든 캐릭터가 살아있다. 또 설득력을 지녔다. 극중 김강우에게 억압적인 사랑으로 일관하는 김희애, 그런 김희애 때문에 자신을 잃어버리고 극단적인 선택을 결심한 김강우, 어딘가 허술하지만 비밀이 숨겨진듯한 김상경까지. 101분 안에 모든 인물들의 전사와 현재 이야기가 모두 담겼다.
또 극중반부터 사라진 김희애의 시체가, 사실은 죽지 않고 살아있던 김희애가 김강우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벌인 과정처럼 그려진다. 그러나 이 면면에 반전들이 숨어있다. 모든 관객들이 김희애의 존재감만으로 압도당하는 순간 전혀 다른 전개가 펼쳐지기 때문. 김희애가 주는 존재감은 왠지 극중 윤설희가 진짜 죽었을리 없다라는 추측을 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 순간, 반전이 시작된다.
김상경이 김강우를 다그치며 묻는 "어디 있어. 네가 죽인 와이프"라는 대사에도 모든 결말을 알고 나면 중의적인 표현이 숨어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사라진 밤'은 큰 복선 없이 반전 전개로 마지막까지도 긴장감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또 김강우가 살해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관객들 역시 김강우의 호흡을 따라가야한다. 김강우는 극한의 상황에 놓였을 때의 인간의 처절함을 디테일하게 그려내며 김강우의 재발견을 가능하게 했다.
원작과 가장 달라진 점은 김상경의 캐릭터다. 원작에서는 철두철미하고 중압감 있는 형사라면 '사라진 밤'에서는 김상경 특유의 인간미가 묻어있다. 이 역시 사건을 풀어 나가는데 중요한 열쇠다. 이에 원작을 본 이들부터 새로 이 작품을 접하는 이들까지도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요소가 충분한 작품이다.
특히 하룻밤, 국과수 사체보관실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은만큼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설정이지만 배우들의 열연과 섬세한 연출로 지루할 틈 없는 추적스릴러를 완성시켰다.
sunwoo617@xportsnews.com / 사진 = 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김선우 기자 sunwoo61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