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3.02 19:55 / 기사수정 2009.03.02 19:55
[엑스포츠뉴스=권기훈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아스톤빌라가 모스크바 원정길에 1.5군 선수들을 내보내서 결국 패배한 일에 대해 많은 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아스톤빌라가 UEFA컵에서는 1.5군 선수들을 내보내더니, 주말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는 1군 선수들을 모두 내보낸 일은, UEFA컵이 '굴욕'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이다.
허나, 이런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06-07시즌 UEFA컵, 세리에A의 팔레르모는 UEFA컵 조별예선 1차전에서 리그에 집중하기 위해 갈라타사라이 원정길에 유소년 선수들을 동반한 2군급 선수를 내보내어서 결국 패배한 적이 있다.
당시, 팔레르모는 리그에서 인테르를 압박하면서 선두에 가깝게 달리고 있었고, UEFA컵을 병행하면 체력적으로 많은 문제점이 드러난다면서 마우리치오 잠파리니 팔레르모 구단주가 직접, 이 일을 지시하고, 심지어는 인터뷰에서 팔레르모가 UEFA컵에서 패배했으면 좋겠다고 하는 등, UEFA컵의 권위를 최악으로 떨어뜨린 바 있다.
계속되는 UEFA컵의 권위 하락은 이미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다. 과거 99-00시즌, 00-01시즌 등의 세리에A 세븐 시스터즈 시절에는 유럽 대항전 자체가 세리에A 스쿠데토보다 권위가 떨어진 적이 있을 정도로 부침을 많이 겪은 대회이다.
허나, 이후 챔피언스리그가 개편되면서 많은 상금이 주어지자, 유럽 최고의 권위는 자연스럽게 챔피언스리그로 넘어가고, 이에 따라 EPL과 세리에A, 라 리가 등의 명성 있는 유럽 클럽들이 챔피언스리그를 위해 리그에서 4위안에 들기 위해 UEFA컵을 버리는 사태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는, 이번 시즌 UEFA컵 16강에 남아있는 3대 리그의 팀들이 우디네세와 맨체스터 시티 단 두 팀밖에 없다는 것이 반증하고 있다. 결국, 챔피언스리그에서 경쟁력이 없는 리그들의 팀들만 최선을 다해서 경기를 펼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비록, 리그 순위를 좌지우지하는 포인트는 챔피언스리그와 UEFA컵이 동일하게 주어지면서 두 대회의 권위를 유지하려는 시도는 하고 있지만, 상금의 차이로 인해 권위를 유지하려는 시도는 거의 유명무실해 진 것이 사실이다.
주어지는 상금도 적고, 챔피언스리그에 비해 유럽무대에서 권위도 떨어지면서 점점 하찮은 대회로 변질해가고 있는 UEFA컵, 현재의 상황이 계속해서 진행된다면 UEFA컵은 허울만 남은 대회로 남을 것이다.
과연, UEFA컵을 상금을 높이는 방법 등을 통해, 챔피언스리그처럼 유럽을 대표하는 대회로 남겨놓을지, 아니면 이미 사라진 또 다른 유럽 대항전인 인터토토컵처럼 서서히 사라질지. 이제는 선택할 시간이 되어가고 있다.
[사진(C)UEFA.COM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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