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벌써 30대 중반의 나이지만, 제대로 나이를 모르고 신소율을 만난다면 대부분 그를 20대로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동안 비결을 '응답하라 1997' 모유정 역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동안 외모는 아닌 것 같아요. 그런데 교복입고 나왔던 '응답하라 1997'이 이후로도 '응답하라' 시리즈가 계속 되면서, 회자되고 또 회자되어 교복 이미지가 대중에게 크게 자리 잡아서 저를 어리게 기억하는게 아닐까요? 올해 34살이라 주변 친구들은 거의 유부녀고, 아이 엄마도 많아요. 친구들과 나누는 대화나 생활패턴은 제 나이에 맞게 가고 있어요."
이처럼 '응답하라 1997'은 신소율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 드라마다. 또한 '응답하라'의 성공 이후 복고 열기가 대한민국을 강타하며, 최근 H.O.T. 재결합을 이끈 '토토가' 시리즈의 초석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신소율, 그 H.O.T.의 열혈한 팬이라고 한다.
"어디가서 농담처럼 하는 이야기지만 사실 '응답하라 1997'에서 H.O.T. 팬에서 젝스키스 팬으로 넘어가는 연기가 제일 힘든 연기였어요. 학창시절 동안 좋아한 가수가 H.O.T. 뿐이라 '사랑해요 H.O.T.' 외에 다른 가수에게 사랑한다고 외쳐본 적이 없죠. 제가 노란색 우비를 입고 있는 것 자체가 너무 어색하더라구요. 그래도 '토토가2'때 젝스키스가 먼저 뭉치는 걸 보고 짠하고 좋았어요. 이번 '토토가3'은 신청 기간에 '흑기사' 막바지 촬영과 '키스 먼저 할까요' 초반 촬영 때문에 너무 바빠서 신청도 못했어요. TV로만 봐도 좋던걸요?"
그의 '동안 이미지'에 한 몫 더 하는 것은 유독 잘 어울리는 '단발'이다. '응답하라 1997'부터 '흑기사'전까지 그는 줄곧 단발머리를 고수하며 '단발의 대명사'라 불렸다.
"중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귀 밑 몇센치 머리를 제한하는 곳을 다녀서 단발이 더 편하긴 해요. '응답하라 1997' 이미지가 강하니까, 머리를 기르면 어색해보인다는 편견을 스스로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 막상 머리를 길러보니 다양한 스타일도 연출할 수 있고, 행동이나 성격도 여성스럽게 변하게 되더라구요. 원래는 다른 분들도 단발이 잘 어울린다 해서 단발병에 스스로 걸렸는데, 앞으로는 역할에 따라서 변화를 주는 게 자유로워 질 것 같아요. 숏커트까지도 할 자신있어요."
앞서 H.O.T.에 대한 팬심을 여과없이 드러낸 신소율. 현재 그는 야구팀 LG트윈스, 마블 영화, 힙합 음악 등의 팬으로도 알려져있다. 인터뷰 장소를 찾은 그의 휴대폰 케이스와 수첩 등이 모두 마블 영화의 아이템으로 꾸며져 있을 정도였다.
"좋아하는 게 생기면 라이트하게 좋아하지 못하고, 좀 깊게 좋아하게 되는 편이에요. 예를 들어 마블 영화가 개봉하면 영화를 보고, 캐릭터 상관관계를 공부하죠. 또 tv에서 '쇼미더머니'를 보면 힙합에 푹 빠져서 공연을 찾아보고 그런 스타일이에요. 그래서 친구들이 저에게 '너는 어쩔 수 없는 '잡덕'(잡다한 것을 좋아하는 덕후)라고 해요. 사실 길게 좋아하는 건 야구밖에 없어요."
이어 "일 때문에 야구 경기를 매일 볼 수있는건 아니지만 중간중간 스코어 확인도 하고 지켜보는 편이다. 작년도 그렇고, 재작년도 그렇고 취미 생활인데 내 인생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더라구요. 이번 시즌에는 야구를 좀 라이트하게 즐겨도 되지 않을까 싶어요. 경기 결과에 따라 기분이 너무 휙휙 바뀌어서요. 근데 그게 또 마음대로 되는건 아니잖아요? 올해는 팀내 분위기도, 선수들도 많이 바뀌어서 기대반 걱정반으로 개막을 기다리고 있어요."
신소율이 다른 무언가의 팬인것처럼, 그에게도 그를 '덕질'하는 팬들이 있다. 신소율은 "사실 제 팬클럽이 생긴지 올해로 10년이에요"라고 말하며 수줍게 웃었다. 그의 팬클럽 이름은 다름아닌 샤베트. 달콤한 미소가 샤베트처럼 사람을 녹인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란다.
"저희 샤베트가 생긴지 10주년이 됐더라구요. 샤베트를 만든 친구가 처음에는 중학교 2학년이었는데, 어느새 어린이 되어서 같이 나이를 먹고 있어요. 그런 걸 보면 감회가 새롭더라구요. 저도 누군가의 팬이었기 때문에, 좋아해주는 것에 대한 감사함을 더욱 크게 느끼는 것 같아요. 어린 제 모습부터 배우로 성장해나가는 과정까지 사랑해주시는 팬분들이 있으니까, 그분들을 절대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요. 다른 사람들에게 '신소율 배우 괜찮지' 했을 때, 떳떳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리고 10주년이니까 팬분들과 만날 수 있는 자리도 꼭 만들고 싶네요."
마지막으로 3월, 본격적인 2018년의 시작을 앞두고 그는 "전혀 다른 두 캐릭터를 만나 2018년을 바쁘게 시작했어요. 그러다보니 정신이 없기도 한데, 자기 계발이나 자아발전을 위해 생각도 많이 하고 책도 많이 읽고 싶어요. 아직 작심삼일로 끝나지는 않았어요. 이 마음을 이어서 조금 더 노력해보려구요"라고 올해 목표를 다시 한 번 되새겼다.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서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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