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3.01 00:00 / 기사수정 2009.03.01 00:00
[엑스포츠뉴스=김정근] 28일, 로스트사가 MSL 8강 B조에서 '찬스박' 박찬수가 '미라클보이' 신상문의 거센 기세를 막아내고 4강에 진출했다.
박찬수는 신상문과 함께 온게임넷 스파키즈 소속이였으나 KTF 매직엔스로 이적해 이젠 팀을 달리하는 사이다. 스타크래프트는 같은 팀 소속의 테란과 저그 사이의 다전제에선 테란에게 강한 보너스가 주어지는 일이 상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보통 맞춰가기를 기본으로 해야하는 저그 특성에 더해 테-저 종족간 상성도 있고 저그 특유의 드론을 다수 뽑는 타이밍 등의 습관이 테란에게 읽히는게 다전에서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박찬수와 신상문은 이젠 같은 팀이 아니지만 오랫동안 한솥밥을 먹어온 사이라 당일의 8강은 유리한 맵 대진에도 불구하고 박찬수에게 어려운 승부가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1경기부터 이런 예상은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저그에게 유리함이 있는 신청풍명월임에도 신상문이 SCV로 정찰을 막고 패를 숨기자 박찬수는 메카닉을 고려하며 3햇 레어를 올렸고 테크가 늦어 투스타 레이스에 휘둘리며 무력하게 경기를 패배했다.
2경기 메카닉을 가면 저그에게 까다로워지는 데스티네이션에선 박찬수의 5드론 승부수가 적중했다. 메카닉을 가던 신상문이 저글링의 센터 북상시에야 SCV로 확인해 저글링에 휘둘린 끝에 팩토리 파괴직전에 벌쳐 한기를 찍었고 그 마저도 막히자 GG를 쳤다.
그러나 3경기 비잔티움2에선 신상문의 노배럭 더블을 노리고 선택한 9드론 빌드가 신상문이 역언덕의 맵특성을 감안해 원배럭-서플로 입구를 막고 아카데미 후 파뱃을 뽑으며 커맨드를 천천히 짓고 박찬수는 3햇 뮤탈을 선택한 뒤 운영에서 무난히 말리며 3탱크 1사이언스 베슬 병력에 압마당까지 쭉 밀리며 결국 조이기 후에 앞마당 해처리가 터지는 상황이 연출되며 박찬수는 무력하게 패배했다.
오전제 기점인 3경기까지 패-승-패로 끝난 뒤, 박찬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운영 대결시 일방적으로 패하게 되는 흐름에 걱정하는 얼굴을 보였고, 상황은 보기보다 더 심각했다.
4경기 카르타고는 신맵이라 대부분의 선수들이 섬다운 하는 등 연습량이 떨어지는 맵이고 테저전에서 앞마당 입구 넓이와 우회로로 인해 저그에게 웃어주는 맵이지만 만약 초반 박찬수의 발업 저글링 흔들기가 통하지 않고 운영으로 흐른다면 자신감이 떨어진 박찬수는 심리적으로 흔들릴 여지가 분명 있기 때문이다.
프로게이머가 상위리그 다전제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는지, 얼마나 스스로에게 프라이드를 가졌는지 확인이 되는 순간이 바로 이런 때다.
자신감을 가진 신상문은 어떠한 잔재주도 부리지 않고 본진 2배럭에서 가스를 올리며 무난하게 경기를 진행했고, 반면 박찬수는 9스포닝풀 발업 후 앞마당 해처리를 갔으나 별다른 피해를 신상문에게 주지 못했다.
멀티를 위한 마린-메딕 압박이 성큰을 기습 돌파해 앞마당 미네랄 뒤 난입이라는 의외의 성과까지 거두고 난 뒤 박찬수가 소수의 뮤탈로 견제를 시작했으나 이미 대비한 신상문의 방어에 막혀 무위로 돌아갔다.
오만가지 생각이 오갔을 이 시점에 신상문은 북상을 시작했고 박명수는 멀티를 시도하다 병력에 집중하기 위해 취소하는가 하면 10 시몰래 멀티를 시도하다 바로 발각되어 취소하는 등 생각이 많은 모습이 보였고 앞마당 입구에서 테란 병력이 농성을 시작한 그 시점에서 뮤탈로 병력 뒤를 한번 어지롭한 뒤 결단을 내렸다.
더블 빌드가 아니가 때문에 배럭이 많을 수가 없는 허점을 노려 배럭-마린 타격을 시도했고 정확하게 먹혔다.
점수를 계속해서 땄으나 멀티가 없어 불안한 그 시점, 다수의 저글링-럴커가 전진을 시도했고 신상문이 대부대를 뒤로 물린 순간에 카르타고의 왼쪽 우회로를 통해 기습적으로 남하 했다.
배럭 장악을 위해 분전했던 뮤탈과 함깨 앞마당 파괴-> 본진 점령을 위한 작전을 시도하기 위해서 였다. 신상문 역시 눈치채고 중앙에서 급히 병력를 후퇴 했으나 박찬수가 간발의 차로 빨랐다.
우회작전은 직설적으로 먹혔고 현장의 객석에선 박수가 터져나왔다.
5경기맵 청풍명월은 저그에게 턴이 돌아오는 신호였고 원배럭 더블을 시도한 신상문에게 박찬수는 12 앞마당 해처리 빠른 레어에서 히드라덴-스파이어 동시 건설 이지선다를 건 후 SCV가 히드라덴만 보고 빠지자 자신의 테란전 성명절기인 3가스 올인 '교대' 뮤탈로 본진<->앞마당 좌우로 잽을 날리며 마지막 GG를 받아냈다.
프로리그에서의 활약으로 주목받고 양대리그 로얄로더(리그 처녀진출 후 우승)를 노리며 기적의 소년으로 불렸던 신상문은 지난 27일 스타리그 16강 재경기에 이은 연속 패배로 너무 빠르게 꿈이 좌절되자 자리를 뜨지 못하고 숙인 고개를 오래도록 감싸쥐었고 결국, 양볼이 번들거렸다.
박찬수는 현재 '2인자 저그'로 불리고 있다. 그러나 '저그 원탑' 이제동과 타 저그와의 간격은 '넘사벽'으로 인식되고 있는 가운데 그리 기분 좋을 별명은 아니다. 이날 경기의 승리로 박찬수는 로스트사가 MSL 4강에서 차세대 저그 넘버 원 자리와 함께 이제동을 위협하는 저그가 될 가능성이 있는 김명운과 붙게 된다.
4강 저저전에서 진다면 박찬수는 저그 2인자 자리에서도 물러날 것이고 이긴다면 결승행 티겟과 함께 저그원탑 자리를 찬탈할 저그로 주목 받게 되는 시험대에 섰다.
박찬수는 기본기가 탄탄해 삼종족전에 밸런스가 잡혀있으면서 빌드싸움 이익을 바탕으로 승기를 굳히는데 능한 저그지만 빌드 '가위바위보' 나 '묵찌빠'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모습은 저그의 특성상 '벽'을 설정하는 일이 될 수 있다. 이 점만 주의하면 존재감이 분명한 저그로 거듭날 것이다.
2월 28일 로스트사가 MSL 경기 정리
1경기- 신청풍명월, 패 박찬수(Z, 5) vs 승 신상문(T, 11)
2경기- 데스티네이션, 승 박찬수(Z, 5) vs 패 신상문(T, 11)
3경기- 비잔티움2, 패 박찬수(Z, 7) vs 승 신상문(T, 1)
4경기- 카르타고, 승 박찬수(Z, 5) vs 패 신상문(T, 11)
5경기- 신청풍명월, 승 박찬수(Z, 5) vs 패 신상문(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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