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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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리뷰] '안나 카레니나' 러시아 감성을 느끼다 …불친절한 전개는 흠

기사입력 2018.02.20 18:03 / 기사수정 2018.02.20 18:18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무엇이 안나를 그토록 뜨겁게 만들었을까. 

러시아 대문호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는 시대를 관통하는 가족과 사랑 등 인류 본연의 인간성에 대한 예술적 통찰을 담아낸 작품이다. 그동안 영화, 연극, 발레, 오페라 등 세계적으로 다양하게 각색됐다.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 역시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세계 최초이자 한국 최초로 라이선스 공연하는 러시아 작품이어서 화제가 됐다. 

명작을 다른 장르로 변용하기란 쉽지 않을 터다. 원작과의 비교는 꽤 큰 부담이다. 원작의 탄탄한 흐름을 놓치지 않아야 하면서도 색다른 매력을 줘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원작의 명성을 등에 업고 대중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안나 카레니나’ 역시 그러한 기대와 부담을 동시에 안고 개막했다. 더불어 한국 관객에게는 생소한 러시아 뮤지컬이라는 점에서 궁금증을 모았다. 

작품은 주인공 안나가 브론스키를 만나고 사랑에 빠지고, 또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 과정을 그린다. 안나는 미모와 교양을 갖춘 사교계의 꽃이자 정치가 카레닌의 아내다. 완벽한 삶을 사는 것 같지만, 젊은 장교 브론스키와 치명적인 사랑을 나눈다. 부적절한 사랑은 뒷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가십거리가 되고, 사람들의 시선을 견디지 못한 안나는 달려오는 기차에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스케이터의 무대, 대형 스크린과 기차 세트, 19세기 러시아를 느낄 수 있는 배경, 화려한 의상과 조명, 빠른 장면 전환이 볼거리다.

흐름이 매끄럽지 않은 점은 아쉽다. 방대한 원작의 분량 탓에 안나가 왜 브론스키와 사랑에 빠졌는지, 브론스키와 안나가 왜 멀어지는지, 그 과정에서 안나는 왜 자기 자신을 잃을 수밖에 없었는지의 설명이 충분하지는 않다. 감정의 변화가 개연성 있게 담기지 않아 소설이나 영화를 읽지 않은 관객은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울 듯하다. 

기억에 뚜렷이 남는 넘버가 없다는 것도 아쉽다. 다만 실존 인물인 아델리나 패티를 모델로 한 소프라노 패티 역의 강혜정이 부르는 아리아를 듣는 재미가 있다. 
개연성의 빈틈은 배우들이 충실하게 채웠다. 주인공 안나를 연기한 정선아는 안나의 사랑과 행복, 좌절을 열정적으로 그려낸다.

안나라는 인물은 어쩌면 관객이 공감하기 쉽지 않을 캐릭터다. 아이와 가정이 있지만 브론스키를 사랑한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떳떳하지 못한 사랑이지만 사람들 앞에도 용기 있게 나서는데 결국 이들의 멸시에 좌절한다. 정선아는 안나의 감정이 급속도로 변화하는 가운데서도 인물과 하나 돼 생동감 있게 그려낸다. 

2월 25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다. 150분 . 만 7세 이상.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엑스포츠뉴스DB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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