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4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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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허정'勝'으로 거듭나기 위한 과제③-공격편

기사입력 2009.02.12 16:10 / 기사수정 2009.02.12 16:10

조형근 기자



[엑스포츠뉴스=조형근 기자] -②-중원편에서 계속 -

그러나 앞서 본 중원을 생략하고 롱볼 위주의 경기를 펼치다 보면 골을 결정지어줘야 할 공격수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해지는데, 대표팀의 공격수들은 아직도 골 결정력에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편이다. 특히 새롭게 등장한 정성훈은, 요즘 대표팀에 이대로 계속 두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빅 맨' 정성훈의 딜레마

187cm의 건장한 신체조건을 가진 전형적인 타깃형 스트라이커 정성훈의 등장은 처음에 대표팀에겐 호재와 같은 소식이었다. 측면 공격이 강점인 대표팀에게 타깃맨은 반드시 필요한 선수 중 하나였고, 정성훈 또한 자신의 데뷔전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모습으로 국민과 허정무 감독에게 눈도장을 받았다.

그러나 지금 대표팀에서 그가 7경기째 골을 넣지 못하자, 골을 넣지 못하는 기존의 공격수와 다를 게 뭐냐는 그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정성훈 본인도 이번 원정에서 반드시 골을 넣겠다고 했던 만큼 골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기에 아쉬운 부분이다.

본래 정성훈에게 주어진 역할은 중앙 수비수를 달고 다니면서 처진 스트라이커 이근호의 공간 침투를 유도하는 역할이라 볼 수 있다. '빅&스몰'의 전형적인 모습이라 볼 수 있다. 그가 출장한 6경기에서 그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이타적인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자신의 몸을 사리지 않고 동료에게 헤딩 경합으로 볼을 따내 주고 공간 침투를 유도하는 그의 플레이는 분명 '득점력'이 부족한 그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고 지속적인 기용의 뒷받침이 된다.

하지만, 이란전에서 정성훈은 공중볼을 제대로 따내지도 못하고, 수비수를 달고 다니지도 못하며 무거운 몸놀림으로 전반 40분 만에 염기훈과 전술적인 교체를 이루었다. 그리고 염기훈은 이근호의 밑에서 날카로운 슈팅을 보여주며 한국 공격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었다.

물론 대표팀에서 정성훈의 존재는 아직도 유효하다. 그의 큰 키를 이용한 이타적인 포스트 플레이는 여전히 대표팀 동료에게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공격수는 '골'로 말한다는 말이 있기에, 이렇게 지독한 골 가뭄에 시달린다면 앞으로 대표팀에서 그의 자리를 보장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대표팀은 항상 '빅 맨'의 문제에 시달려 왔다. '라이언 킹'이동국이 미들스브로에서의 실패 이후 끝없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고, 그동안 시험해 왔던 고기구나 조재진은 지금의 정성훈과 같이 골 가뭄에 시달려 왔다. 신영록의 더딘 성장이 아쉽다고 할 수 있는 면이다.

어떻게 보면 대표팀의 고질적인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빅&스몰'조합을 버리는 것에 있는지도 모른다. 박주영이 AS 모나코에서 리그 경기를 치를 때 적극적인 몸싸움을 통해 헤딩을 따내는 모습을 보면, 우린 충분히 그에게 최전방을 맡겨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이미 발이 빠른 공격수를 여럿 가지고 있고 이근호-염기훈의 조합이 결코 나쁜 성과가 아니었기에 타깃맨들이 공격수의 또 다른 이름과도 같은 '골'을 넣어주지 못한다면, 분명 대표팀에게 측면 공격은 강점이지만, 전술의 유연성이라는 측면에서 굳이 중앙에 타깃맨을 놓고 측면 돌파를 위주로 하는 단조로운 공격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러나 이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중동 원정에서 무승부를 거둔 것은 값진 성과다. 특히 1-0으로 뒤지는 상황에서 동점골을 뽑아낸 선수들의 정신력은 칭찬받을 만하다. 월드컵 최종예선은 아직도 4경기가 남은 만큼 놓인 과제를 잘 해결해 나간다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해서도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3연속 무승부로 인해 질타를 받고 있는 허정무 감독이 허정'勝'으로 거듭나기 위한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해 본다.

[사진=최근 대표팀의 주전 공격수로 나서고 있는 정성훈과 이근호 (C) 엑스포츠뉴스 DB] 

관련기사

허정무, 허정'勝'으로 거듭나기 위한 과제①-수비편 

허정무, 허정'勝'으로 거듭나기 위한 과제②-중원편



조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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