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동성인 동료 이현주 감독에게 성폭행 당한 사실을 폭로한 피해자 B감독 측이 영화진흥위원회의 진상조사위 구성 등 후속 조치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B와 함께 사건을 폭로했던 B의 약혼자는 7일 엑스포츠뉴스와의 통화에서 "(사건이 알려지고)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쪽으로부터 별도의 연락을 받았다. 진상조사위가 꾸려지고, 후속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는 연락을 피해자가 직접 받았다"며 "빨리 조치가 취해져서, 감사한 마음으로 후속 조치가 어떻게 되는지 담담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현재의 상황을 전했다.
B의 약혼자는 지난 6일 오후, 이현주 감독이 본인의 실명 공개와 함께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고백하며 "여전히 무죄를 주장하고 싶습니다"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어제 이현주 감독의 실명 입장문이 나오고 나서 4시간 후 정도가 지나 저의 약혼자가 SNS에 반박 글을 올렸다. 그 실명 입장문을 봤을 때는 정말 흥분되고 속상했다. 사실과 다른 부분에 대해서 반박을 해 올렸는데, 그 일을 다시 떠올려야 되고 그 내용을 다시 담아야 한다는 게 사실 말처럼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더라"고 토로했다.
이어 "그렇지만 가해자가 실명 입장문에서 주장했던 내용들은 사실 재판 과정 중에서도 수없이 물타기하며 말했던 내용이다. 그 내용에 대한 진위는 1심, 2심, 3심을 통해 이미 밝혀졌다고 생각한다. 일일이 대응을 하려다 보면, 저희도 마음이 너무 피폐해져서 저 역시도 앞으로는 이 부분에 대해 (약혼자를) 좀 자제시킬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또 "현재까지도 이현주 감독의 사과는 없는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사건은 지난 2015년 발생했고, 지난해 12월 대법원이 이현주 감독의 준유사강간 혐의에 대해 징역 2년과 집행유예 3년, 성폭력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한 바 있다. 사건이 공론화되면서 이현주 감독은 5일 지난 해 수상했던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수상을 박탈당했고, 영화감독조합에서도 제명됐다. 이현주 감독이 연출했던 '연애담'의 배급사 측도 공식적인 사과를 전했다.
B의 약혼자는 "제가 글을 올리고, 약혼자가 글을 올린 이후 사건이 공론화되고 나서 영화감독조합이나 여성영화인모임 쪽에서도 먼저 연락을 주시고 발 빠르게 대응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리는 마음이다. 영화인 내부적으로도 충분히 자정작용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아서 그 부분은 긍정적으로 보고, 힘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또 "뿐만 아니라 한국영화아카데미나 ('연애담') 배급사 쪽에서도 가해자 입장과는 별도로, 각자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입장 정리를 해 주시고, 진상 조사에 협조해 준다고 하니 감사한 마음으로 지켜보려고 한다"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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