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리차드3세'가 배우 황정민을 필두로 배우 전원 원캐스트를 통해 최고의 무대를 선사한다.
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연습실에서 연극 '리차드3세' 연습실 공개와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황정민을 비롯해 정웅인, 김여진 등 배우들이 참석해 하이라이트 시연을 선보였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는 서재형 연출이 함께 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리차드3세'는 영국 장미전쟁시대의 실존인물을 바탕으로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가 쓴 초기 희곡이다. 매력적인 악인 리차드 3세와 그를 둘러싼 인물군상의 욕망을 처절하고도 사실적으로 담은 작품이다.
이날 서재형 연출은 "연극을 하고 싶었을 때 '리차드3세' 제안이 왔다. 여러분이 잘 아시다시피 셰익스피어의 작품이고, 독보적인 캐릭터를 만나보고 싶은 욕구가 있었다"면서 "황정민 배우가 '리차드3세'를 해준다고 해서 연출로 좋은 공부가 될 것 같았다. 관객들에게도 좋은 반응이 될 것 같아서 하게 됐다. 우리는 무슨 욕망이 있기에 이 시대에 살 수 밖에 없는가, 그것을 관객들에게 묻고 싶고 최대한 쉽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연출 배경을 전했다.
주인공 리차드3세 역은 황정민이 맡았다. 황정민의 연극 복귀는 2008년 '웃음의 대학' 이후 무려 10년 만이다.
못생긴 얼굴과 움츠려든 왼팔, 곱사 등을 가진 신체적 불구자이지만, 모든 콤플렉스를 뛰어넘는 뛰어난 언변과 권모술수, 유머감각, 탁월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경쟁구도에 있는 인물들을 모두 숙청한 후 권력의 중심에 서는 희대의 악인을 연기한다.
황정민은 "'리차드3세'는 몇 백 년 전에 나온 대본이지만 현재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 작품을 통해 저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원캐스트 역시, 신기하게생각하시는데 원래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라고 본다"고 자신의생각을 전했다.
이어 황정민은 "브로드웨이에서도 원캐스트를 한다. 우리나라만 특이하게 그렇지 않은데, 왜 그렇게 돼버렸는지는 잘 모르겠다. 원캐스트가 역할에 대한 자부심이고 자존심이라고 생각한다. 자기가 맡은 역할을 그 기간 동안 잘 해내야 책임감을 갖게 되는 것이고, 그것이 또 관객과의 책임감이라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리차드3세의 친형이자 요크가의 황제 에드워드4세 역으로 변신한 정웅인도 황정민의 이야기를 꺼내며 "지금 보시면 아시겠지만 황정민 씨가 땀을 많이 흘렸다. 조명도 없는 상황에서도 이렇게 땀을 많이 흘리는데, 실제 무대 위에서 이렇게 연기하다가는 무대에서 쓰러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면서 "원캐스트는 정말 힘들다. 특히 리차드3세는 모든 배우들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특히 힘들다. (황정민 씨가) 체력 안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칭찬했다.
6년 만에 연극으로 돌아와 리차드3세의 형수이자 피로 얼룩진 권력 쟁탈전의 경쟁구도를 이루는 엘리자베스 왕비 역을 맡은 김여진도 황정민에 대해 "정말 열심히 한다. 저희 중 그가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본 사람이 없다. 항상 가장 먼저 오고 제일 나중에 간다"고 밝혔다.
또 "리차드3세의 대샤량 자체가 물리적으로 크다. 같이 연기하면 제가 힘이 딸리는 느낌이다. 대신 이렇게 정말 좋아하고 존경하는배우 분들과 같이 무대에 서면 저 역시 제가 갖고 있는 에너지를 끌어 쓸 수밖에 없어서, 그만큼 저 역시 에너지를 받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리에 함께 한 김도현, 이갑선, 정은혜, 김재형, 박지연 등 출연진들도 "많은 에너지와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었어서, 개인적으로는 성장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리차드3세'의 원캐스트는 팀을 움직이는 에너지이기도 하다. 황정민은 "여러분이 보셨을 떄 느껴지는 에너지가 분명히 느껴지실 것이라고 믿는다. 그 에너지를 잘 갖고 있다가 다음주 화요일, 첫 공연을 할 때 터뜨리도록 하겠다"고 작품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리차드3세'는 2월 6일부터 3월 4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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