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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 류승룡 "'염력', 충전하고 치유 받고 행복했던 시간"

기사입력 2018.02.01 18:35 / 기사수정 2018.02.01 18:34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오랜만에 만나는 배우 류승룡의 얼굴이다. 1월 31일 개봉한 영화 '염력'(감독 연상호)은 류승룡이 2015년 11월 개봉한 '도리화가' 이후 2년 만에 내놓는 신작이다. 꾸준히 새 작품 촬영이 이어진 바쁜 일상 속, 스크린에서 다시 관객들과 마주하게 됐다.

'염력'은 갑자기 초능력이 생긴 아빠 석헌(류승룡 분)과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빠진 딸 루미(심은경)가 세상에 맞서 상상초월 능력을 펼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류승룡은 '염력'과 함께 했던 시간을 "충전하고 치유 받고 행복했던 시간"이라고 짚으며 남다른 애정을 전했다. '염력'을 선택했을 때도, 시놉시스만 보고 선택했을 만큼 작품에 대한 굳은 믿음이 있었다.

"'돼지의 왕' '사이비'를 보고 연상호 감독이 정말 기가 막히게 아이디어를 잘 녹여낸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제가 더빙으로 참여했던 '서울역'에서도 느꼈지만, 저런 분이 실사 영화를 찍으면 굉장히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리고 바로 '부산행'을 찍으시더라고요. '부산행'으로 칸영화제에 가기 전에 저와 만나서 '염력' 얘기를 처음 하셨었는데, 시놉시스만으로도 정말 재미있어서 구두로 하겠다고 얘기했었어요. 연상호 감독과, 재미있고 신선한 소재 때문에 선택한 것이죠."


많은 이들에게는 다소 낯설게 다가올 수 있는 '초능력'이라는 소재이지만, 류승룡은 '염력'이 충분히 상업적인 영화로도 가치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류승룡은 "우리나라 관객들이 시즌마다 히어로물들을 굉장히 많이 보시잖아요. 그런 정서를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이 그릴 수 있는 표정이 담긴 히어로물이 나오면 굉장히 재미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죠. 그래서 상업영화로 굉장히 훌륭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고요"라고 설명했다.

극을 이끌어가는 역할이지만 부담은 없었다. 영화 속에서는 평범했던 석헌이 초능력을 얻은 후 벌어지는 이야기가 류승룡을 통해 때로는 코믹하게, 때로는 진지하게 그려진다.

류승룡은 "극 중에서 홍상무(정유미)가 석헌에게 '출신이 곧 초능력'이라는 말을 하기도 하는데, 그런 것처럼 평범한 사람이 초능력을 갖게 되고 부당한 것에 맞서 통쾌하게 싸워가는 모습이 좋았죠"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연상호 감독의 열정적인 디렉션 아래, 염력을 사용하면서 이어지는 액션과 CG 작업을 위한 연기까지, 다양한 경험도 할 수 있었다.

"감독님이 항상 촬영 전 시연을 해주셨어요.(웃음) 어떤 장면은 그것을 연기해야 할 배우가 걱정이 들 정도로, 감독님의 연기에 스태프들의 반응이 좋아서 경쟁심을 유발시키기도 하는 묘한 운용 능력이 있더라고요.(웃음) 그걸 보면서 미처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가 떠오른 경우도 있었고, 또 '저렇게 하면 안 되겠구나' 싶었던 적도 있죠.(웃음) 하늘을 날아다니는 액션도, 제가 그런 연기를 어디서 해봤겠어요. 스튜디오에 갔더니 카메라 120대가 저를 찍고 있더라고요. 스튜디오에서 제 얼굴 표정 전부를 스캔하고, 카메라가 360도 회전하면서 얼굴의 희로애락을 다 담아 냈어요. 어색했지만 때마다 상황 설명을 들었기 때문에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고요."

'불신지옥'(2009), '퀴즈왕'(2010), '광해, 왕이 된 남자'(2012)와 애니메이션 '서울역'(2016)에서 함께 더빙을 한 것까지, 꽤 오랜 인연을 자랑하는 심은경과는 '염력'을 통해 처음으로 부녀 호흡을 맞췄다. 스크린 위에 자연스레 녹아나는 두 사람의 시너지도 '염력'에서 만나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렇게 무언가를 주고받는 연기는 거의 처음인 것 같아요. '불신지옥' 때면 심은경 씨가 중학생 때 만난 것인데 유학 갔다 오고 했던, 자라온 과정을 다 본 것이잖아요.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내성적이고 수줍게 말하는데 연기를 할 때는 정말 그 응축한 에너지를 풀어내는 게 있어요. 그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기대가 되는 부분이죠. '염력' 현장에서 같은 신을 찍을 때도, 제가 특별히 어떤 연기를 준비하거나 고민하지 않아도 그 리액션 그대로 받으면 될 정도로, 또 애드리브의 경우에도 상황에 집중하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애드리브들을 보고 정말 유연한 배우라고 생각했어요."


2015년 '손님'과 '도리화가' 이후 '염력' 개봉 전까지 류승룡은 추창민 감독의 '7년의 밤'을 촬영했고, '제5열'의 출연을 결정했지만 제작이 연기되면서 '염력'으로 관객들을 먼저 만나게 됐다. 현재는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을 촬영을 진행 중이다.

류승룡은 흥행 실패를 극복하고 싶은 마음에 '7년의 밤'을 선택했었던 사연을 전했다. '모든 것을 쏟아내서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생각이었다. '이미지 소비가 크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광고 출연도 자제했다. "결국은 배우이기 때문에, 좋은 배우로 남고 싶다"는 것이 류승룡의 생각이다.

"흥행에 대한 욕심을 해소하려고 선택했던 것이 '7년의 밤'이었어요. 제 모든 것을 던져서 배우로서 뭔가 이뤄내고 싶다는 열정이 큰 시기였죠. 그런데 '7년의 밤'은 2년째 개봉이 미뤄졌고, '제5열'은 제작이 연기되면서 '염력'이 차기작이 됐어요. 이미지 변신이라기보다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또 코믹한 모습으로 돌아오게 됐네요.(웃음) '7년의 밤'은 지금도 진행형이에요. 추창민 감독님이 정말 모든 것을 쏟고 있는데, 그 높은 밀도가 어떻게 구현될지 정말 궁금하죠."

현재를 "설레고 긴장되고 감사하고, 만감이 교차한다"고 표현한 류승룡은 "쉼 없이 일할 땐 이런 감정을 느낄 새도 없었죠. 짜여진 일정을 소화하느라 바빴는데, 이렇게 오랜만에 기분 좋은 설렘과 긴장감이 생긴 것 같아요. 정신적, 또 육체적으로 소진된 에너지가 채워진 기분이죠"라고 미소 지었다.

차기작도 정해졌다. 상반기 크랭크인 예정인 이병헌 감독의 신작 '극한직업' 준비 소식을 전한 류승룡은 "사실 '극한직업'은 제가 싫어하는 마약, 조폭, 형사 이야기가 다 들어있어요"라고 웃으며 "그런데도 전혀 다른 이야기더라고요. 코미디를 다음 작품으로 또 선택한 건, 그만큼 놓치기 싫었기 때문이죠. 그런 욕심이 있었어요. 따뜻하게 바라봐주시면 좋겠습니다"라고 차분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프레인 글로벌, NEW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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