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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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How To] "장덕철 1위, 100% 확신했다..SNS 입소문이 만든 기적"

기사입력 2018.01.30 09:23 / 기사수정 2018.01.30 09:23

박영웅 기자


[엑스포츠뉴스 박영웅 기자] 단번에 귀에 꽂히는 후크송도, 팬덤의 지원을 받는 아이돌 댄스곡도 아니다. 한껏 힘을 뺀 발라드 한 곡이 대중의 관심을 샀다. 이름도 생소한 3인 보컬그룹 장덕철의 ‘그날처럼’은 음원차트 정상에 오르는 이변을 일으켰다. SNS에서 불붙은 이 곡은 서서히 입소문 타더니 음원차트의 지형도 마저 바꿔 놓았다. 최근 6개월새 음원 차트에서 역주행한 경우는 윤종신의 '좋니'와 멜로망스의 '선물', 장덕철의 '그날처럼' 등으로, 팬덤으로 서열화된 음원차트에 긍정적인 효과라는 반응이다.

무명의 버스킹 그룹을 발굴해 정상에 올린 장덕철 소속사 이시우 대표는 “무엇보다 누구나 듣기 편한 발라드가 주효했지만, 수년간 SNS마케팅을 분석한 결과이기도 하다”고 자평했다. 대형기획사에서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해도 순위권 진입이 힘든 음원시장의 현실을 고려할 때, 장덕철의 활약은 고무적이다. 그는 “장덕철의 히트는 100% 확신했다. 그간 여러 가수들의 다양한 마케팅을 경험했고 포트폴리오가 쌓인 만큼, 이 곡이 언젠가 히트할 것이란 자신은 분명 있었다”고 했다. 

이 대표는 국내에 SNS가 정착하기 시작한 초기부터 이를 활용한 마케팅에 사활을 걸었다. 대학교 재학시절 개설한 페이스북 인기 페이지 ‘일반인들의 소름돋는 라이브’는 현재 구독자수 수만명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고, 이후 ‘노래 좀 한다는 아마츄어 뮤지션’에 주목해왔다. 몇 년 전 버스킹 라이브 그룹에 불과했던 장덕철 역시 그가 SNS메신저로 연락해 지금의 인연이 된 경우다.



“10~20대가 어떤 콘텐츠에 관심을 갖는지 오랜 기간 분석했어요. 하지만 그것 만으로 노래가 히트하지는 않죠. 시의성이 상당히 중요한데, 장덕철의 ‘그날처럼’ 같은 경우 지금 이 계절, 이 시점에 대중이 즐겨찾는 노래란 판단이 섰어요. 제가 마케팅에 자신이 있었고 노래 역시 편하게 들을 수 있고 진정성 있는 실화를 바탕으로 노래인 만큼 좋은 시너지가 났죠.”

이 대표가 이끄는 리메즈 엔터테인먼트는 크리에이티브 아티스트 에이전시다. 현재 보컬그룹 장덕철 외에 보컬리스트 40, 반하나 등이 소속된 리메즈에는 그 흔한 연습생 한명 없다. 대신 가능성 있는 아마츄어 보컬리스트들과 대거 손을 잡았다. 대형기획사의 기존 홍보문법과 반대의 경우다. 현재 소속사에는 연습생은 물론, 전문 매니지먼트 팀도 방송 스케줄도 없다. 

그는 “마케팅도 중요하지만 퀄리티 있는 콘텐츠, 좋은 음악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음악에 대해서는 뮤지션들의 자유의지에 맡기되, 제가 제작단계부터 대중이 요즘 선호하는 주제에 대한 피드백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멤버 덕인의 실제 이야기를 기반으로 한 '그날처럼'은 지난해 11월 발표된 감성 발라드 곡이다. SNS에 올린 '그날처럼' 영상은 대중 사이에 빠르게 퍼졌고, 결국 차트 1위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다.  “가수들마다 지향하는 바가 다르지 않나요. 특히 발라드는 노랫말과 분위기가 중요한 만큼, 이 곡은 단지 노래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라이브영상을 제작했죠.”



"음원차트는 역주행이 정상”이라는 가수 윤종신의 말처럼, 음악 소비자의 관심을 토대로 최근 차트가 재편되고 있다. 이는 숨겨진 음악을 대중이 직접 히트곡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입증한 사례임과 동시에, 아이돌 음악에 편중된 지상파 음악 순위프로램이 순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대중음악에 대한 소비패턴 축이 유튜브 등으로 이동 중인 만큼, 향후 SNS에 의존하는 마케팅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다만, 무문별한 확산과 하향평준화된 콘텐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이시우 대표는 장덕철의 성공을 시작으로 인디 뮤지션 발굴에 집중할 계획이다. 대형기획사와 반대의 길을 걷는다는 역발상으로 큰 그림도 짜고 있다. 그중 하나는 여러 방송사를 통해 늘어난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 형태다. 그는 “소속 가수인 반하나의 경우, 우연히 라이브 영상을 보고 지방으로 내려가 섭외했다. 그만큼 전국에는 아직 소개되지 않은 실력있고 가능성있는 뮤지션들이 많다”면서 “이들을 대중에 소개하고 인정을 받은 뒤 메이저씬에 진입하는 시스템을 선보이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방송을 통해 연습생을 경쟁시켜 선별 데뷔시키는 서바이벌이 아닌, 모두에게 최대한 기회를 주고 대중의 검증을 받은 이들을 데뷔시키는 열린 오디션 형태인 셈이다. 

 “TV란 매체를 떠나 모바일 등으로 관심이 옮겨간 지금, 새로운 플랫폼에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3초 안에 모든 게 결정되는 만큼 빠른 소통은 중요하죠. 소비자가 직접 히트곡을 찾아가는 시대, 좋은 콘텐츠와 음악으로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하면 결국 새로운 성공사례는 또 나올 겁니다. SNS가 열린 마케팅의 장인 만큼 실력있는 가수들에 많은 기회를 열어주고 싶습니다.”

박영웅 기자 en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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