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8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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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샤빈은 아스날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

기사입력 2009.02.04 03:23 / 기사수정 2009.02.04 03:23

김병호 기자



[엑스포츠뉴스=김병호 기자]
지난여름부터 수많은 소문을 양산하게 하였던 장본인, 안드레이 아르샤빈이 결국 아르센 벵거의 품에 안겼다.

아르샤빈을 잡기 위하여 겨울 이적 시장 내내 제니트와 이적료 협상을 벌이던 아스날의 감독 아르센 벵거는 왜 그를 잡으려고 하였으며, 과연 아르샤빈을 어느 포지션에 기용할 것이며, 아르샤빈은 자신을 영입한 아스날에게 보답을 할 수 있을까?

왜 아르샤빈을?

먼저 아스날이 왜 아르샤빈을 영입하였는가 알아보자. 그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아스날의 아르센 벵거라는 감독에 대하여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르센 벵거는 4-4-2 신봉자로 알려져 있으며, 선수들의 패싱 능력과 창의성을 강조하는 '아름다운 축구'를 추구하는 이상주의자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 아스날은 벵거가 추구하는 축구가 어떤 것인지 알 수 없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현재 주축 미드필더들의 부상(파브레가스, 로시츠키, 월콧)으로 인한 점도 있지만 더 주목해야 하는 것은 로시츠키를 제외한 주전 선수들이 있을 때에도 지난 시즌만큼의 경기력에 못 미친다는 점이다.

이는 흘렙과 플라미니의 이탈로 인한 공백을 제대로 메우지 못한 점이 가장 크다. 이러한 결과로 인하여 아스날을 상대하는 팀들이 주로 사용하는 10백(비기기 작전)을 효율적으로 뚫어내지 못하고 승리를 해야 할 경기에서 번번이 승점을 쌓지 못하였다.(이는 당장 지난 주말 웨스트햄과의 경기에도 드러났다.)

이에 벵거는 겨울 이적 시장에서 선수단의 깊이를 더해주고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어린 선수들을 이끌어줄 수 있는 선수에 대한 보강을 원하였다. 가장 시급한 포지션은 윙어와 수비형 미드필더였으나, 일단 골을 넣어야 승리를 할 수 있다는 그의 축구 철학을 입증이라도 하듯이 아르샤빈은 그 적임자로 선택하여 협상을 지속적으로 해왔고, 결국 아르샤빈을 영입하는 데 성공하였다.

아르샤빈의 포지션은?

이번에는 아스날에서 아르샤빈이 뛰게 될 포지션을 생각해 보자. 아르샤빈은 오른쪽 윙에서 뛰며 2006년 러시아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하였지만 그가 가장 선호하는, 그리고 러시아와 제니트에서 최근에 가장 많이 뛰었던 포지션은 쳐진 스트라이커이다.

그러나 아스날에서 그는 이 포지션에서 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아스날에는 아데바요르와 반 페르시라는 걸출한 스트라이커를 보유하고 있으며, 벤트너와 카를로스 벨라가 대기하고 있고, 에두아르도 역시 조만간 복귀할 예정이다. 즉, 스트라이커 자리는 포화 상태이다.

그렇다면, 아르샤빈은 어느 포지션에서 뛰게 될까? 아마도 측면 미드필더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현재 아스날에서 사이드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선수는 나스리, 에보우에, 월콧을 들 수 있다. 그 중 나스리는 확고한 주전이니 제외하자. 그렇다면, 에보우에와 월콧이 남게 된다. 이들은 모두 우측 윙 역할을 수행해 왔다. 먼저, 에보우에는 풀백으로서는 훌륭한 공격력과 드리블링 능력을 가졌지만, 그것은 수비수로서 괜찮은 편이지 전문 윙어로서는 좋은 편이라고는 볼 수 없다. 또한, 월콧은 빠른 스피드와 한번씩 번득이는 재능을 보여주고는 있으나 팀 전술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고 아직까지 세밀함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반하여 아르샤빈은 월콧만큼은 아니지만 빠른 스피드와 뛰어난 드리블링, 그리고 수준급의 경기를 읽는 능력을 갖고 있는 선수이고 이를 제니트와 러시아 대표팀에서 꾸준히 보여주었다. 또한, 그는 좁은 공간에서 상대를 뚫어낼 수 있는, 메시나 리베리와 같이 돌격 대장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선수이다. 결국, 그는 지난 시즌 아스날의 돌격 대장 역할을 수행하였던 흘렙의 자리였던 우측 미드필더 자리를 메꿀 것으로 보인다. 물론, 반 페르시가 부상을 당하게 된다면 그가 가장 좋아하는 '세컨탑' 롤을 수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르샤빈은 아스날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

하지만, 아르샤빈이 왔다고 하여 아스날이 당장 우승을 할 수 있을까? 그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아스날은 돌격 대장의 부재 외에도 파브레가스를 보좌해줄 수비형 미드필더의 부재로 시즌 내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는 파브레가스의 대체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시즌 초 세스크가 있을 때 그를 보좌하는 역할을 맡았던 데닐손은 아직까지는 세스크의 마이너 버전으로서 세스크의 임시적인 대체자가 될 수는 있어도 세스크의 파트너의 역할을 수행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선수이다.

아스날의 문제는 이것뿐만이 아니다. 지난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던 갈라스와 투레의 중앙 수비 조합은 이미 무너진 지 오래다. 갈라스의 파트너인 투레는 지난 시즌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이후로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설령 투레의 폼이 좋다고 하여도 이 두명의 수비수는 공중볼에 대한 약점을 누누히 노출해 왔다. 이번 시즌 갈라스의 파트너로 뛰고 있는 주루는 높이는 되지만 아직까지 경험이 많이 부족한 선수이다.

또한, 아스날은 로테이션 정책을 잘 쓰지 않는 클럽이며 스쿼드가 얇은 팀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체력적인 부담이 더해지게 될 것이고, 이로 인한 피로로 부상에 더 자주 노출될 수도 있다.

이렇듯 현재 아스날은 빅4라고 하기에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벵거는 "우리는 뛰어난 유망주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고, 이들의 잠재력이 터진다면 언제든지 우승할 수 있다."고 외치고 있으며, 실제로 아스날의 유망주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정말 놀라울 정도이다. 벵거는 이들을 이끌어줄 경험 많은 선수로 아르샤빈을 원하였고, 그는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 입성하였다. 이러한 것은 아르샤빈이 당장 눈앞의 결과만이 아닌, 장기적으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라는 뜻이다.

그는 제니트에서 232경기를, 국가대표팀에서도 41경기를 소화하며 클럽과 대표팀에서 성공한 선수이다. 장기적으로 이러한 아르샤빈의 경험은 아스날의 어린 선수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단기적으로는 중하위권팀과의 경기에서 10백을 뚫어낼 수 있는 수준 높은 옵션으로서 이겨야 하는 경기에서 승점 챙기기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그토록 원하던 빅리그에서, 그 중에서도 탑 클래스 팀인 아스날에 입성한 동유럽 최고의 선수인 아르샤빈이 아스날에서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해 보자.

[사진(C) 아스날 공식 홈페이지 캡쳐] 



김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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