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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이프의 걱정을 넘어선 바르셀로나

기사입력 2009.01.31 11:54 / 기사수정 2009.01.31 11:54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최근 스페인 카탈루냐 지역의 언론을 살펴보면 '크루이피스타(Cruyffista)'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한다. 크루이피스타를 굳이 풀어보자면 ‘요한 크루이프의 영향’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언론에서는 바르셀로나의 무적 행진을 이끌고 있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 역시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부분이 크루이프의 전술임을 강조하면서 바르셀로나와 끊을 수 없는 부분이 크루이프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에 반감이 없는 것이 70년대 바르셀로나의 최전성기 시절 그 중심에 서 있었던 선수였을 뿐 아니라 90년대 바르셀로나의 감독으로 부임한 후에도 꾸레들에게 승리의 영광을 안겨주었던 인물이 바로 요한 크루이프이기 때문이다.

지금 현재도 바르셀로나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항상 캄프 누에 등장하고,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문제점을 숨김없이 밝히는 모습을 보면 여전히 바르셀로나의 정신적 지주임을 느낄 수 있다.

크루이프가 경고했던 ‘1월 위기설’

작년 12월 바르셀로나의 일정은 가히 살인적이었다. 단 한 번 만나기도 버거운 상대들을 연달아 만나야 되는 ‘죽음의 4연전’(세비야-발렌시아-레알 마드리드-비야레알)을 치러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르셀로나는 죽음의 4연전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4전 전승으로 마치며 무적의 행보를 보여주었다. 이때 경기력이 워낙에 좋아서였을까? 당시 모든 언론들은 바르셀로나가 라 리가 우승팀이 되었다는 분위기였고, 꾸레들 역시 바르셀로나의 승리만을 생각하고 있을 시기였다.

하지만, 이 시기 카탈루냐 일간지 ‘엘 페리오디코 데 카탈루냐’에 크루이프가 쓴 칼럼에서 뼈 있는 한 마디를 찾아볼 수 있다. 당시 크루이프는 현재 바르셀로나의 기세가 좋지만 2009년 1월 한 달간 팀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글을 실었다.

크루이프는 12월 한 달간 이어진 우승후보들 간의 맞대결이 끝난 후 시작되는 2009년 1월 경기가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팀들과의 경기이기 때문에 동기부여의 부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였다.

고비를 넘기다…'마요르카 - 오사수나전' 신승

1월 3일(한국시간) 마요르카를 캄프 누로 불러들인 바르셀로나는 2주간의 휴식기가 기세를 주춤하게 한 것일까? 전반 내내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몸은 무거웠고, 바르셀로나가 자랑하는 패스 게임이 자주 끊기는 모습을 보였다. 크루이프가 경고했던 동기부여 부재를 증명하듯 수비 집중력 문제를 자주 들어냈고 끝내는 역습으로 선제골을 내주기도 했다.

물론 후반전 다니엘 알베스의 투입과 중원에서의 압박이 살아나면서 3-1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12월 바르셀로나가 보여주던 경기력은 아니었다. 3일 후 코파 델 레이에서 난적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상대로 메시의 해트트릭이 터지며 다시 본 궤도에 올라선 듯 보였던 바르셀로나에게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경기가 있었다.

1월 11일(한국시간) 오사수나 원정길에 올랐던 바르셀로나는 거친 플레이와 함께 뛰어난 압박을 보여준 오사수나에게 내리 2골을 헌납하며 1-2로 경기가 끝나갈 때까지 끌려갔다. 물론 메시의 존재로 인해 3-2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무패행진을 지금까지 이어가고는 있지만 당시  2골 모두 세트플레이 상황에서 내주었기 때문에 집중력 문제가 수면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걱정을 넘어서 달라진 바르셀로나

오사수나 전을 끝내고 과르디올라 감독은 좋은 교훈이 된 경기였음을 밝히며 후반기에는 전반기만큼 두각을 나타내지 못할 것이라고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다. 바르셀로나의 플레이 스타일이 눈에 익을 때가 되었다는 것을 강조한 과르디올라 감독은 데포르티보 전을 시작으로 바르셀로나를 예전과 비슷하지만 다른 모습의 강력함을 갖춘 팀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시즌 초부터 이어오던 전술적 움직임이지만 후반기부터 앙리와 에투의 스위칭 플레이가 살아나고 있고, 에투와 메시의 연계 플레이가 살아나면서 공격력이 배가 되고 있다. 특히 최근 누만시아전에서는 바르셀로나와 거리가 있어 보이던 야야 투레의 롱패스로 인해 상대 수비진을 무너트리는 모습까지 보여주는 등 크루이프의 걱정을 넘어서서 레이카르트 시절부터 야기 되던 바르셀로나 전술적 한계까지 넘어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월 한 달간 바르셀로나는 라 리가와 컵대회를 포함해서 8경기를 치렀다. 8경기에서 7승 1무를 기록하면서 위기도 있었지만 갈수록 강력한 모습으로 골 폭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크루이프의 1월 위기설은 한낱 기우에 불과한 정도가 되었지만 잊지 않고 채찍질을 해주는 크루이프의 존재는 바르셀로나의 숨은 힘이 되고 있는 듯하다.

[사진 (C) 바르셀로나 공식 홈페이지 캡쳐] 



조용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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