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6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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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만 만나면 작아지는 GS칼텍스

기사입력 2009.01.24 08:02 / 기사수정 2009.01.24 08:02

하완수 기자



모든 스포츠에서는 천적과 라이벌이 통한다.

프로배구에서도 천적과 라이벌은 분명히 존재한다. 지난 23일 열린 2009 NH농협 V리그 흥국생명과 GS칼텍스는 대표적인 라이벌 간의 시합으로 또 한 번 여자배구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2세트 초반 흥국생명의 전민정이 발목부상으로 나가면서 경기의 흐름은 GS칼텍스로 넘어가는 듯했으나 흥국생명은 그대로 무너지지 않고 끈질긴 경기를  계속 이어갔다. 

집중력에서 앞선 흥국생명

무엇보다 승리의 주역은 김연경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 날의 최고의 수훈선수는 이효희 세터였다.

현재 국내 여자 프로팀의 세터를 놓고 비교해봤을 때 경기 전체의 템포를 끌고 가는 능력과 2단 토스의 안정감으로 놓고 본다면 이효희 세터가 가장 앞선다고 할 수 있다. 이 날의 시합에서도 경기 초반 토스 불안과 팀의 리시브 불안으로 인해 공의 배급이 원활하지 못하면서 잠시 흔들리기도 했지만, 경기가 진행될수록 안정을 되찾으면서 경기 흐름을 다시 찾아왔다.

특히 전민정의 공백으로 인해 포지션이 바뀌면서 신인 주예나가 들어왔음에도 과감히 주예나를 이용하면서 상대 블로킹의 위치를 계속 벌려주면서 김혜진의  속공을 이어주는 플레이로 팀의 흐름을 넘겨주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김연경을 C퀵으로만 쓰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공격패턴의 변화를 통해 상대 블로킹들의 위치를 흩트려주면서 상대 수비의 위치까지 자리를 잡지 못하게 만드는 플레이는
이 날 시합의 백미라고 할만큼 승패에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다.

흥국생명에 패한 GS 칼텍스의 패인은?

이에 반해 GS칼텍스는 전민정이  부상으로 나가면서 다시한 번 GS 칼텍스를 잡을 수 있는 기회를 잡았으나 결정적인 순간의 공격이 블로킹에 걸리거나 블로킹 터치가 되면서  공격기회를 넘겨주면서 승기를 잡는 데 실패했다.

특히 경기 초반 안정된 운영이 돋보이던 이숙자 세터는 팀의 플레이가 풀리지 않자 플레이의 패턴을 만들어가는데 생각이 많아지면서 결국 데라크루즈만을 이용한 공격패턴에 벗어나지 못하고 경기 후반 데라크루즈의 실책이 많아지면서 결국 또 한 번의 패배를 기록하고 말았다.

국내 최고의 용병으로 꼽히는 데라크루즈는 경기중 플레이의 기복이 심할 뿐만 아니라 높은 타점에서 상대의 코트를 충분히 보고 길게 때릴 수 있는 기회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찍어치려고 시도했다.

이는 네트 앞에서 손을 집어넣지 않고 들고 있는 블로커들에게 계속 원터치 되는 경우가 발생했는데 앞으로 플레이에서 변화가 필요한 부분이 아닌가 여겨진다.

라이벌간의 시합은  아주 작은 순간의 변화로 승패가 좌우될 만큼 시합 내내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경기이다. 앞으로 두 팀이 보여줄 또 다른 라이벌전에서도 이러한 작은 차이가 승패를 가를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시합을 보는 배구팬들은 즐겁다. 승패와 상관없이 여자배구가 가지는 모든 재미를 마음껏 즐길 수 시합들이 그리 흔치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자배구의 라이벌인 두 팀 간의 다음 시합이 기다려지는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다.



하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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