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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안나 카레니나' 정선아, 뜨거운 사랑 그릴 첫 러시아 뮤지컬

기사입력 2018.01.12 16:09 / 기사수정 2018.01.12 16:18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러시아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가 세계 최초이자 한국 최초로 라이선스 공연 중이다.

10일 개막한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는 러시아 뮤지컬로는 세계 최초이자 한국 최초로 라이선스 공연하는 작품이다. 러시아 문호 톨스토이의 걸작으로 꼽히는 동명의 소설이 원작으로, 영화로도 유명하다.
 
미모와 교양을 갖춘 사교계의 꽃이자 정치가 카레닌의 아내인 안나 카레니나의 이야기가 소재다. 극중 안나는 매력적인 젊은 장교 브론스키와 치명적 사랑에 빠지며 파국을 맞는다. 이 과정에서 시대를 관통하는 가족과 사랑 등 인류 본연의 인간성에 대한 예술적 통찰을 담아낸다.

김용관 프로듀서는 1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에서 진행된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 프레스콜에서 "러시아 뮤지컬이 해외로 나간 첫 사례"라고 밝혔다.

러시아 버전 프로듀서 블라디미르 타르타코프스키는 "준비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기술적인 부분이나 무대 구성이 쉽지 않은데 한국과 러시아가 서로 잘 협력하면서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 러시아에서 만든 뮤지컬에 한국 배우들이 무대에 선 모습을 보고 감회가 새로웠다. 러시아 초연을 보는 느낌이었다. 톨스토이의 작품을 공연으로 만든다는 게 쉽진 않다. 먼저 모험을 하게 됐고 성공적인 결과를 낳았다"고 평했다.

알리나 체비크 연출은 "러시아 작품이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라이선스로 시작돼 걱정되고 긴장된다. 러시아의 장면과 대사가 한국 관객에게 낯설 수도 있다. 미국 브로드웨이나 프랑스 각각 다른 점이 있지 않나. 러시아에서도 우리만의 스타일이 있다. 이 뮤지컬이 시작한지 얼마 안 됐지만 메이드 인 러시아로 세계 시장에 세워지길 바란다"고 소개했다.

이어 "톨스토이의 원작 작품으로 만든 뮤지컬이다. 어떻게 보면 톨스토이의 작품이 진부하고 예의범절에 어긋나는 이야기다. 가족이 있는 여자, 남편과 아이를 버리고 애인에게 가는 모습, 애인과 같이 있다가 집착이 심해지고 결국 두 남자에게 불행을 안긴다. 본인도 열차에 치여서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스토리"라고 설명했다.

전날 첫 공연을 마친 주인공 안나 역의 정선아는 "러시아 사람들이 얼마나 뜨겁게 사랑하는지 알 것 같다. 연습 때 게이지를 올리는 것에 초점을 뒀다. 작품이 방대하긴 하지만 연출가의 직선적인 느낌을 담아 무대에서 보여드리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브론스키 역에 캐스팅된 이지훈은 "한국 사람들은 남을 먼저 생각하고 낮은 자세로 겸손함을 가졌다. 상대를 편하게 하기 위해 노력한 것 같은데 러시아에서는 좀 더 저돌적이고 자신감이 풍부하다. 기존의 습관이나 관습을 바꾸는데 시간이 걸렸는데 좋은 경험이 됐다"고 했다.

더블캐스팅된 민우혁은 "처음 연습할 때 걱정했다. 러시아 작품이고 유명한 소설이어서 어떻게 정서를 받아들일까 고민했다. 점점 한국 사람이 공감할 부분이 많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세계가 주목할 만한 작품이 탄생했다고 생각한다. 훌륭한 컴퍼니와 스태프, 배우들과 이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영광을 갖게 돼 행복하다. 관객에게 온전히 전달되도록 멋지게 만들겠다. 기대해달라"고 자신했다.

안나는 남편과 아이가 있는 유부녀이기 때문에 브론스키와의 사랑이 해서는 안 될 사랑으로 비친다. 하지만 부적절한 사랑에 초점을 두기 보다는 감정에 충실하려고 했던 안나와 용서라는 주제를 부각하려 했다.

체비크 연출은 "여주인공을 비난하는지 물어보는데 답을 하고 싶지 않다. 관객에게 건네야 하는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톨스토이가 성경 구절을 인용했다고 한다. '너희가 친히 원수를 갚지 말고 신의 진노하심에 맡기라'는 말이다. 복수는 하늘의 뜻에 달렸다는 뜻이다. 사회가 안나를 자살로 밀어붙이는데 톨스토이는 과연 사람이 비난을 할 수 있는가 라고 질문을 던진다"라고 말했다.

또 "행복을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인가 생각하게 만든다. 안나는 단지 행복한 여자이고 싶었고 그 행복을 따라갔던 것 뿐이다. 과연 우리는 행복을 따라가야 하는 것인가, 어느 한계점까지 가야 하는 것인가. 행복을 따라 가는 게 옳은 걸까를 묻는다"고 설명했다.

체비크 연출은 "러시아 문화와 세계관은 종교와 관련돼 있다. 용서라는 테마를 말하고 싶다. 톨스토이가 성경 구절을 인용했는데 인간은 남들을 비난하거나 심판할 수 없다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옆에 있으면서 사랑을 눈치채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카레닌은 안나를 잃고 난 뒤 안나에 대한 자기의 관점을 깨우친다. 카레닌은 안나를 진심으로 사랑한 것 같다. 하지만 카레닌과 브론스키 모두 안나의 행복을 충족시키지는 못했다. 관객들이 볼때 용서해야 한다는 것, 사랑해야 한다는 것, 옆에 있다고 소홀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으면 한다"며 메시지를 전달했다.

정선아는 "여성이라기 보다 한 인간으로 말하면 너무 완벽한 삶 속에서 사느니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누군가에게 첫눈에 반한다. 사랑 때문에 열차에 뛰어드는 죽음 같은 사랑이다. 안나는 사랑, 행복, 죽음을 생각하는데 마지막에 관객이 그 세가지 중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살아갈까 물음표를 던지고 싶다. 다른 작품에서 느끼지 못한 고통과 행복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짚었다.

2월 25일까지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다. 150분. 만 7세 이상.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서예진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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