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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뷰] 멀어지는 드록바, 윙어가 필요한 스콜라리

기사입력 2009.01.21 11:40 / 기사수정 2009.01.21 11:40

안경남 기자



[엑스포츠뉴스=안경남 기자]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스콜라리 체제' 아래 첼시는 강력해 보였다. 신입생 데쿠와 조세 보싱와는 정상급 클래스를 선보이며 몸값에 걸 맞는 활약을 펼쳤고 지난 시즌 '미운오리'였던 니콜라스 아넬카는 연일 득점포를 가동하며 첼시의 공격을 이끌었다.

비록 첼시의 '살림꾼' 마이클 에시엔과 '드록신' 디디에 드록바 부상이 첼시를 불안케 했지만 대체 선수들이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큰 문제가 되지 못했다. 그러나 선수들의 잦은 부상과 공존 문제가 시즌 내내 계속해서 발생하며, 결국에는 '3위 추락'이라는 결과로 이어지고 말았다.

게다가 이미 일찌감치 칼링컵에서는 중도 하차했으며 FA컵에서는 하부리그 팀과 재경기를 펼치는 등 힘겨운 싸움을 펼치고 있다. 뿐만 아니다. 그동안 강세를 보여 왔던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막판까지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여러 가지로 '빅필' 스콜라리 머리를 골치 아프게 한 것이다.

▲ '위기의 첼시' 무엇이 문제인가?

올 시즌 첼시가 부진하고 있는 이유는 크게 3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는 선수들의 잦은 부상, 둘째는 해결하지 못한 공존 문제 그리고 마지막으로 윙어의 부재다. 시즌 개막이래 첼시의 부상자 명단은 쉴 틈이 없었다. 드록바 없이 시즌을 시작한데 이어 얼마 지나지 않아 에시엔이 월드컵 예선 도중 쓰러지며 신임 스콜라리 감독을 당황케 했다.

첼시의 '에시엔 충격'은 시작에 불과했다. 곧이어 미하엘 발락이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이후로 히카르두 카르발류, 데쿠, 조 콜, 애슐리 콜, 알렉스, 플로랑 말루다 등이 하루가 멀다 하고 잔부상에 시달렸다. 이 때문에 스콜라리 감독은 정상적인 스쿼드 운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첼시는 리그에서 가장 두터운 '더블 스쿼드'를 자랑했다. 웬만한 부상에는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주전 선수 못 지 않은 실력을 갖춘 백업 멤버들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여름 빠져나간 자원에 비해 들어온 선수들이 적었고, 여기에 부상자가 대거 속출하며 스쿼드가 급격히 얇아졌다.

이는 최근에 열린 스토크 시티와의 22라운드 홈경기만 봐도 알 수 있다. '쿠디치니(GK), 벨레티(DF), 멘시엔(DF), 이바노비치(DF), 스토크(FW), 카쿠타(FW), 디 산토(FW)' 이 중 3명이 리저브팀 소속의 어린 선수들이며 디 산토를 제외하면 마땅한 공격자원이 없는 상태다. 게다가 데쿠의 부상으로 미드필더 교체 자원도 없어 '미켈-램파드-발락'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아졌다.

다음은 공존 문제다. 드록바와 아넬카는 물론 발락-램파드-데쿠의 중원 조합도 아직까지 최적의 궁합을 찾아내지 못하며 삐걱대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드록바와 아넬카 조합은 사실 실패한 듯한 인상을 풍기고 있다. 투 톱 가동은 중단되었으며 스콜라리 감독은 드록바와 아넬카를 번갈아 투입시키고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또 한 번 발생했는데, 아넬카의 선전과 드록바의 부진이 겹친 데다 스콜라리와 드록바의 불화설까지 나오며 팀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최근 드록바가 2경기 연속 출전 명단에서 아예 제외되며 더욱 불거지고 있다. 이후 스콜라리 감독이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드록바와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불화설을 일축했으나 현재 첼시에는 아넬카 이외에 마땅한 공격자원이 없어 드록바마저 팀을 떠날 경우 공존 그 이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발락-램파드-데쿠의 공존 문제도 쉽사리 해결되지 않는 문제다. 시즌 초반 부상으로 발락이 빠졌을 때와 최근 데쿠의 부재시 중원이 더욱 유기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물론 세 선수는 함께 뛰는 데 있어 드록바-아넬카 만큼의 심각성은 띄지 않고 있다. 그러나 0-3으로 대패한 지난 맨유전을 통해 세 선수의 공존이 결코 최적의 조합이 아님을 확인한 이상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첼시 부진의 마지막 원인은 부족한 윙어 자원이다. 한 때 숀 라이트-필립스, 아르옌 로벤, 조 콜, 살로몬 칼루 등 지나치게 많은 윙어를 보유하고 있던 첼시가 이제는 조 콜의 부상과 말루다와 칼루의 부진으로 인해 윙어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아마도 첼시는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시킨 라이트-필립스의 부재를 맘속 깊숙이 실감하고 있을 것이다.

▲ 지나친 좌우풀백 의존도, 맨유와 첼시의 측면 공격수 비교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첼시는 공격성향이 강한 좌우풀백 '보싱와-애슐리 콜' 라인을 이용해 측면에서 매우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 때문에 좌우 윙어 부재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상대팀들의 견제가 심해졌고 이로 인해 측면 공격에 애를 먹으며 최근 공격전개에 힘겨워 하고 있다. 이는 윙어와 풀백이 짝을 이뤄 다양하게 측면을 공략해야 하나, 웡어의 부상과 부진으로 이것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 사진은 espn사커넷에서 참고한 지난 18일(한국시간) 열린 스토크 시티와의 홈경기 Heap map이다.  애슐리 콜과 보싱와의 측면 공격 가담이 얼마나 많은 지를 알 수 있다. 이는 당시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말루다와 칼루의 움직임과 비교하면 더욱 명확히 알 수 있다.



위 사진을 참고하면 말루다와 칼루 모두 측면에서 활동하기보다는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주로 공격을 전개해 나간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여전히 첼시에서 풀백들의 측면 공격 가담 비율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며 윙어들의 측면 공격이 그다지 활발하지 않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렇다면, 박지성과 호날두를 측면에 배치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어떠할까? 객관적 비교를 위해 맨유 역시 스토크 시티와의 경기에서 박지성과 호날두의 Heap map을 말루다, 칼루와 비교해 보았다. (2008년 11월 맨유 홈경기)



경기에 따라 편차가 있긴 하겠지만, 확실히 같은 팀(스토크 시티)을 상대로 맨유가 첼시에 비해 상대 측면에서 더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확연히 다른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맨유는 박지성과 호날두의 적극적인 측면 공격과 파트리스 에브라의 활발한 오버래핑을 바탕으로 스토크 시티에 5-0 대승을 거뒀다. 스토크 시티는 중앙과 측면을 넘나드는 맨유의 공격에 속수무책이었다.

반면 첼시는 측면 공격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며 램파드를 중심으로 한 중앙 공격의 비중이 높아서 스토크 시티를 상대로 다양한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2-1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긴 했으나 선제골을 허용하는 등 스토크 시티의 골망을 흔드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처럼, 윙어 부족은 스콜라리 감독이 다양한 전술을 구사하는 데 있어 많은 제약을 주고 있다. "윙어의 부족으로 투 톱 시스템을 사용할 수 없다"는 그의 말은 "제발 겨울 이적 시장에서 선수 좀 영입해 달라"라는 애원의 소리로 들리고 있을 정도다. 이를 감지한 영국 현지 언론들은 벤피카의 디 마리아와 위건의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첼시의 영입 리스트에 올랐다고 보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경제 위기로 인한 첼시의 긴축정책과 최근 피터 케년 단장의 인터뷰 내용을 고려한다면 첼시가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선수 영입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케년 단장은 "시즌 도중 선수를 영입하는 것은 힘든 일이며, 영입하더라도 적응할 시간이 부족하다"며 1월 선수 영입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선수영입이 없을 경우, 스콜라리 감독이 지금의 스쿼드를 가지고 변화를 시도해야 하는데 이 또한 부족한 인적자원으로 인해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래저래 머릿속이 복잡한 스콜라리다.

[안경남의 풋볼뷰] 축구공은 하나지만 그 안에서 수많은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풋볼뷰(Football-view)는 새로운 시각을 통해 축구를 보는 재미를 더 해 드리겠습니다.



안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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