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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대담] 장원석 대표 "'범죄도시'의 반란, 올해는 한국영화 세계화 예상"

기사입력 2018.01.02 12:00 / 기사수정 2018.01.02 11:28

김선우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선우 기자] 지난해에는 대작들의 흥행보다 비교적 작은 규모의 영화들이 중박 이상의 성적을 거두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특히 2017년 유일한 천만 돌파 영화인 '택시운전사'에 버금가는 화제성과 깜짝 흥행을 기록한 '범죄도시'(감독 강윤성)는 680만 관객을 모으며 관객들에게 속 시원한 사이다를 선사했고, 마동석, 윤계상, 진선규 등 배우들의 전성기를 알렸다.

기획 단계에만 해도 투자가 쉽지 않아 위기에 놓였던 '범죄도시'에는 비에이(BA)엔터테인먼트 장원석 대표와 홍필름 김홍백 대표가 공동제작자로 의기투합하며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됐다.

이외에도 장원석 대표는 올해 장항준 감독의 9년만 스크린 복귀작 '기억의 밤'을 비롯해 백범 김구 선생의 청년기를 담은 영화 '대장 김창수' 등으로 다양한 영화로 관객을 만났다. 신년을 맞아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바쁠 예정이라는 장원석 대표를 만났다.

-2017년엔 한국영화 흥행에서 '범죄도시' 이야기를 빼 놓을 수 없다.

"대박난 중급 영화가 많았던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범죄도시'는 예상보다도 많이 잘 됐다. 그러나 흥행을 떠나 어떤 작품이든 다 소중하다. 모두 다 내 자식같다. '범죄도시'는 정말 잘 됐고, '기억의 밤'도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그러나 '대장 김창수'는 생각만큼 안 됐다. 내 영화제작의 1원칙이 최소한 투자하신 분들이 손해는 보지 않았음 하는데 올해엔 좀 더 책임감을 가지고 흥행적으로 리스크를 줄이는 시스템을 도입하려고 노력 중이다."

-'범죄도시'는 마동석의 열연 뿐 아니라 '위성락' 진선규를 발견했다.

"마동석은 10년 넘게 친하게 지내는 배우다. 한국에 없는 캐릭터라는 점이 사랑받는 비결 같다. 본인도 쉬지 않고 일을 한다. 참 열심히 한다. 대체할 배우가 없다. 진선규는 최근에 청룡영화상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진짜 기뻤다. 사실 진선규는 영화계에서는 이미 연기를 잘한다고 소문난 배우였다. 오디션을 보면 무조건 합격할 정도였다. 이번에도 역시 기대 이상이었다. 편집본을 볼 때부터 뭔가 이 친구는 이번에 돋보일 것 같았다. 주변에도 이 배우는 무조건 잘 될거라 예언했었다."


-'기억의 밤'으로는 장항준 감독과 함께했다.

"장항준 감독과는 20년 넘게 절친하게 지내오는 사이다다. 첫영화 때 난 제작부 막내였고 장 감독은 시나리오 작가였다. 그 때부터 고향도 같고 성도 같고 해서 친하게 지냈다. 장항준 감독 역시 '범죄도시' 강윤성 감독처럼 재능이 많은데 운이 없는 케이스였다. 계속 열심히 영화를 준비했는데 몇 번이나 엎어지기도 했다. 그러니 점점 장 감독이 스스로 포기를 하더라. 그게 안타까웠다. 난 진심으로 영화감독 장항준이 그리웠다. 그러다 드디어 함께하게 됐다. IMF 소재도 다루고 뜻 깊은 영화였다. '기억의 밤'의 가장 큰 미덕은 단순히 재미나 긴장감보다는 의미를 담았다는게 너무 좋았다. 국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서,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본 것에 대해 국가는 책임이 있다는 이야기였다. 앞으로 국가는 그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국민들에게 비참한 일이 벌어지지 않게 노력해주길 바란 마음이었다. 흥행 면에서도 손익분기점도 넘고 넷플릭스에도 판매됐다. 감사한 일이다."

-그렇다면 중급 영화들의 흥행 비결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약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사회적 틀이 형성돼 있다고 본다. 영화에서도 일맥상통했다고 분석했다. 그런 면에서 '범죄도시'가 잘될수록 응원을 받았고, 진선규가 주목을 받고 잘되고 난 후에도 모두가 감동했다고 여겼다. 또 상대적으로 중급 영화들은 대작들보다 제작비가 적다보니 효용성의 면에서도 더욱 흥행요소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관객들의 마음을 미리 예측할 수 없다는 난점이 있다.

"그래서 공부를 많이 하려고 노력한다. 시나리오도 많이 보려고 한다. 영화는 진짜 많이 본다. 의외로 영화를 하는 사람들이 영화를 안 보는 경향이 있다. 난 일반관객들과 함께 보려고 노력한다. 22년째 이 일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어렵다. 그래서 내가 읽고 재밌는 시나리오여도 주변의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의견을 나누려고 한다. 이야기를 많이 듣는 편이다. 영화관에 가서도 영화를 본다기 보다 관객들의 반응을 살핀다. 어디서 웃음포인트가 있고 어디서 싸해지는지 분석하는 편이다."


-어느덧 영화계에 함께한 22년, 어떤 시간들이었나.

"나이에 비해 많은 경험을 했다. 그 동안 잘된 경우도 있고 안된 경우도 있다. 그러나 '범죄도시'처럼 잘됐을 경우에 그 기쁨에 오래 도취되지 않으려 한다. 그럴수록 독이 된다. 빨리 그걸 넘기고 다음 작품에 집중해야 한다. 실패 역시 마찬가지다. 얽매일 필요가 전혀 없다. '범죄도시'의 경우, 사실 손익분기점만 넘기고는 신경을 안썼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아직도 영화계는 남성 중심적인 작품들이 많다.

"배우 뿐 아니라 감독 역시 남자인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남자 감독들이 우월해서도 더 뛰어나서도 아니다. 다만 남자는 남자 이야기에 강하고 여자 이야기엔 약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자 영화가 많아지려면 유능한 여자 감독들도 많아져야 하는데 결혼과 육아라는 난점이 있다.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사회적으로도 많은 게 개선돼야 한다. 나 역시 여배우들 중심의 영화 등은 늘 하고 싶은 갈망이 있다."

-그렇다면 올해는 영화 제작자로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가.

"개인적으로 내 영화 인생에 정점을 찍는 한 해가 될 것 같다. 가장 바쁘고 가장 알찬 한 해를 예상한다. 우선 하정우와 함께 할 '월식'은 시나리오 수정을 하며 다듬고 있고, '성난 황소' 역시 준비 중이다. '유체이탈자'도 4~5월 쯤에 들어가려고 한다. '달사마'도 6~7월로 계획 중이다. 정해진 것만으로도 벌써 이렇다."

-2018년 영화계는 어떨 것이라 전망하는지 궁금하다.

"뭔가 한국영화가 좀 더 큰 영역에서 이름을 알릴 것 같다. 그게 세계적인 영화제가 됐든 흥행이 됐든 좋은 소식이 있는 한 해가 되지 않을까 싶다. 나 역시 노력해서 한국영화가 좀 더 확장되고 도약하는 한 해가 되기 위해 발로 뛰며 노력하겠다."

sunwoo617@xportsnews.com / 사진 = 서예진 기자



김선우 기자 sunwoo617@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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