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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대담] 임정아 JTBC 예능국장 "올해도 지상파와 다른 길 가겠다"

기사입력 2018.01.01 17:00 / 기사수정 2018.01.03 17:50

이아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최근 종영한 예능 프로그램 중 JTBC '전체관람가'는 참신하고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주목 받았다. 영화 촬영의 과정은 시청자의 호기심을 유발했고 실험적인 단편영화는 상상력을 자극했다.

이밖에도 지난해 JTBC는 '밤도깨비', '이론상 완벽한 남자', '팬텀싱어' 등 다양한 색깔의 모험적인 콘텐츠를 선보였다. 이는 '냉장고를 부탁해', '비정상회담', '뭉쳐야 뜬다', '한끼줍쇼', '썰전', '아는 형님' 등 각 요일을 대표하는 예능이 탄탄한 기반이 되어줬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난해에는 일요일 저녁~심야 시간대를 더욱 강화하며 새로운 경쟁력을 찾아냈다. 무엇보다도 새로운 한 주를 준비하는 일요일 밤에 어울리는 '효리네 민박', '비긴 어게인'이라는 콘텐츠가 있었다. 특히 '효리네 민박'은 '효리유(이효리&아이유)' 신드롬을 일으키고 시청률 10%를 기록하는 등 지난해 최고의 예능 프로그램으로 손꼽힌다.

이렇게 지상파, CJ E&M에 비하면 후발주자이지만, 개국 6년 만에 양적, 질적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JTBC 예능의 성장 동력은 무엇일까. 또 JTBC는 올해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JTBC에서 '비정상회담'을 기획하고 현재 예능국을 책임지고 있는 임정아 국장을 만나보았다.

- JTBC가 지상파를 넘어섰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리고 있다.

그런 좋은 평가를 많이 해주신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처음부터 후발주자로서 지상파와는 다른 길을 가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옛날에 지상파에 많이 못 미쳤을 때도 그렇게 크게 실망하지 않았다. 지상파를 앞섰다는 평가도 감사하긴 한데 우쭐하거나 기분이 좋거나 하지는 않다. 그냥 다른 길을 갈 뿐이다. 많은 시청자의 사랑을 받는다는 건 감사하고 기쁘다. 그러나 지상파와 비교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서로 가는 길이 다르다. 2018년에도 저희는 미지의 세계로 모험을 떠나겠다.

- 그 중심에 '효리네 민박'이 있는 것 같다.

'효리네 민박'(CP 윤현준, PD 정효민, 마건영)은 이 정도로 크게 반향을 일으킬 거라고 상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제작진이 워낙 탄탄하고 이효리라는 시대의 아이콘이 중심이 되기 때문에 독특한 프로그램이 나올 거라고는 생각했다. 이효리라는 상징적인 스타가 우리들(민박 손님들)을 만나면서 우리들의 이야기를 많이 담아냈고, 그 시너지가 잘 담긴 것 같다.

- 시즌1이 너무 큰 사랑을 받아서 시즌2가 조금 부담스러울 것 같기도 하다.

2탄이 잘 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들 하더라. 하지만 제작진이 시즌1을 만들 때 그 시기에 시청자에게 어떤 점을 어필할지 많이 고민하고 만들었다. 시즌2 역시 단지 시즌1을 답습하는 게 아니라 시즌2에 맞는, 그 시기에 맞는 코드를 찾아내서 제작할 것이다. 어려움이나 두려움은 있겠지만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시즌1의 힐링과 시즌2의 새로움을 다 맛볼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 올해 '효리네 민박' 뿐만 아니라 '전체관람가' 같은 실험적인 예능이 많았다.

그런 프로그램은 숫자상으로(시청률 면에서) 성공에 미치지 못한다고 할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성과는 분명히 있다. JTBC라는 브랜드 이미지에 부합하는 것들이고 새로운 시도이고 질적으로도 전혀 나쁘지 않고 좋게 평가받았다. '전체관람가'(CP 이동희, PD 김미연)는 첫 기획서를 받았을 때 진짜 신선하다고 생각했다. 영화와 예능이 컬래버레이션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는 가치가 있는 프로그램이다.

- 새로운 걸 시작할 때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 것 같은데.

신생 방송사라서 성공보다는 실패가 훨씬 많았다. 몇 년 동안은 실패만 했다고 봐야 한다. 그러면서 굳은살이 생겼고 '실패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생겼다. 실패를 경험할 좋은 기회들이 많았달까? 그 과정에서 또 실패하더라도 남들과 다른 걸 해야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걸 학습했다. 물론 실패가 좋은 사람은 없지만, 답습하면 더 큰 실패를 부른다는 걸 알기 때문에 용기를 내서 새로운 것을 많이 시도해봤다. 그런 성장 배경이 문화가 됐다고 생각한다.

- PD들이 기획서를 냈을 때 주로 보는 것은 무엇인가.

첫 번째는 참신성이다. 어디서 본듯한 것은 안 된다. 두 번째는 현실화할 수 있는지다. 제작진이 해낼 수 있는지, 법적 문제는 없는지 등을 검토한다. 세 번째는 시청자들이 원하는지, 혹은 이 시기에 필요한지다. 제작진이 정말 하고 싶어하는지도 중요하다.

- '시청자가 원하는 것'이라고 함은 무엇인지?

시청자에게 필요한 것 혹은 이 시기에 필요한 것이다. '효리네 민박'의 경우는 힐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이 트렌드라고 할 수도 있고 시대의 코드라고 할 수도 있고 시청자의 숨겨진 니즈라고 할 수도 있다. 그걸 읽어내는 게 중요하다. 제작진이 하고 싶은 걸 했는데 시청자 반응이 좋았다면 맞아떨어진 거라고 생각한다. 그걸 읽어내는 게 필요하고 또 기획에 잘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다.

- 그렇다면 2018년에는 어떤 코드가 트렌드일까.

개인적으로는 위로와 힐링, 나 그리고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프로그램이 나올 것이고 또 그런 주제가 힘을 가질 거라고 예상한다. 2016년 연말부터 너무 많은 변화를 겪었고, 최근에는 사회적으로도 사건사고가 많았다. 그래서 조금 숨을 돌리면서 천천히 자기와 과거를 돌아보고 위로와 힐링을 받으려는 니즈가 있을 것 같다.

- 관찰 리얼리티가 꾸준히 인기인데 이런 추세는 언제까지 지속될까.

리얼리티는 계속 갈 것이다. 리얼리티는 다르게 말하면 다큐다. 실제를 보았기 때문에 꾸며진 형태는 이제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대신 조금 더 다른 형태의 리얼리티가 나오면서 살아남을 것이다. '효리네 민박'처럼 스타의 삶을 보는 줄 알았는데 결국 시청자가 보기에 '나 같은 사람'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면이 있었으니까 보통의 리얼리티가 보여주는 패턴과는 달랐다고 생각한다. 그것처럼 진화된 형태의 리얼리티가 나올 거라고 예측해본다.

- JTBC의 2018년은?

매년 캐치프레이즈는 없다. 중요한 건 올해에도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할 거라는 것, 프로그램 간의 차별성은 더 뚜렷해지고 각각이 주는 즐거움이 다르리라는 것이다.

lyy@xportsnews.com / 사진 = JTBC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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