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신인상부터 대상까지, 드라마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의 날이었다. 다만 남자 주인공인 홍길동 역의 윤균상은 무관에 그쳤다.
‘역적’은 3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진행된 '2017 MBC 연기대상'에서 8관왕을 차지했다.
모리 역을 맡은 김정현과 어린 길동 이로운이 남자 신인상과 아역상을 각각 받았다. 월화극 부문 여자 황금연기상은 악역 참봉부인을 연기한 서이숙에게 돌아갔다. 가령 역의 채수빈과 녹수 이하늬 역시 월화극 부문 여자 우수연기상과 최우수연기상을 거머쥐었다.
시청자의 투표로 결정되는 올해의 드라마상과 작가상 트로피도 ‘역적’이 가졌다. 이어 씨종 아모개로 분해 인상적인 연기력을 보여준 김상중이 영예의 대상을 받으며 8관왕에 올랐다. ‘20세기 소년소녀’로 월화극 부문 남자 최우수연기상을 받은 김지석도 ‘역적’에서 연산 역을 맡은 바 있어 사실상 9관왕에 다름없었다.
시청률과 화제성에서 크게 좋은 성적을 받지 못한 올해 MBC드라마에서 ‘역적’은 흥미로운 줄거리와 배우들의 열연으로 가장 눈에 띈 드라마였다.
씨종의 후손이지만 타고난 능력과 인류애를 앞세워 민중을 구원하는 홍길동의 사이다 스토리를 그려냈다. 조선 최악의 폭군 연산에 당당하게 대립, 흙수저의 저항을 보여줬다. 향주목 백성들이 끝까지 홍길동을 믿고 지지하며 연산에 대항하는 모습으로 감동을 줬다. 이어 중종반정까지, 때마침 당시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 등 어지러웠던 시국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내용으로 인상을 남겼다.
'역적'이 말하는 백성이라는 이름도 의미있게 다가왔다. '역적'이 말하는 진짜 역적은 백성을 위해 왕에 반기를 든 홍길동 사단이 아닌 연산, 충원군 등으로 대표되는, 백성의 안위를 해하는 이들이었다. 난세 속에서 탄생한 영웅을 통해 진정한 정의란 무엇인지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더불어 26회에서는 이름 모를 민초 역을 맡은 단역 배우가 엔딩을 차지해 최고의 1분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전체적으로 올해 시상식 역시 ‘참석상’ 같은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최고의 코믹캐릭터상을 받은 ‘미씽나인’의 정경호, 얼굴 부상으로 부득이하게 나오지 못한 월화극 부문 황금연기상 정보석을 제외하고 모든 트로피는 참석한 배우들에게 골고루 돌아갔다.
‘역적’의 수상 풍년 속 주인공 홍길동을 연기한 윤균상은 무관이어서 아쉬움을 남겼다. 이로운과 김상중이 초반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했다면 윤균상은 5회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해 극의 중심을 잡았다. 우려도 있었지만 인간 홍길동이 부패한 권력에 맞서 영웅이 돼 가는 과정을 어색함 없이 연기해 낸 바 있다. 윤균상은 현재 SBS 드라마 ‘의문의 일승’ 촬영 스케줄 때문에 시상식에 불참한 것으로 보인다. 불가피하게 참석하지 못했으나 주인공 길동 역으로 활약한 만큼, 무관에 그친 점은 아쉬움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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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