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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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 정신' 은 살아있는가...???

기사입력 2005.04.23 00:40 / 기사수정 2005.04.23 00:40

서민석 기자
21일 기아가 다시금 롯데에 패하면서 4승 11패로 여전히 최하위를 달리고 있다.

리오스-존슨-강철민-김진우 등으로 대표되는 선발진. 그리고 이종범-마해영-홍세환-심재학 등으로 대표되는 타선은 우승 후보 빅3 중에 한 팀이라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무색할만큼 모래알 팀웍을 보여주고 있다.

항간에는 유남호 감독의 자질 부족, 이종범-심재학-마해영 등의 너무 많은 리더의 존재, 지난 시즌만해도 필승카드였던 이강철을 위시한 중간계투진의 부진 등을 꼽는 사람이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해태 정신'으로 대표되던 근성과 끈기의 결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8개 구단 코치진을 가장 많이 배출한팀 해태!>

삼성 라이온즈
-  선동렬 감독, 한대화 수석코치, 이상윤 2군 투수 코치

LG 트윈스
- 이순철 감독, 이건열 타격코치

기아 타이거즈 
- 유남호 감독, 장채근, 백인호, 박철우, 조계현, 이광우, 
  서정환 2군 감독, 신동수 2군 투수코치

한화 이글스
- 김정수 2군 투수코치


현재 프로야구 구단에 해태 시절 V9를 만드는데 일조했던 선수들 중 코치 생활을 하고 있는 코치진들이다.

기아의 경우, 현역 때 있었던 팀에 그대로 코치로 픽업되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지 유난히 많고, 삼성-LG의 경우 상대적으로 텃새가 심한 구단임에도 불구하고 타격, 수석코치를 맡고있다. 

그 만큼 해태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었고, 그런 경험과 능력을 믿었기 때문에 각 구단의 요직에 배치됐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그들의 실력이 검증 된 것일까?>

지금 해태 출신 코치진이 포진한 곳 중, 삼성을 제외하면 그리 성적이 쏠쏠치 못하다. 특히 LG나 기아의 경우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결과적으로 말하면, 과거 해태 출신이라고 하면 본 실력+@로 평가해 주는 경우가 많았다. 그 @에는 우승 경험, 큰 경기에서 강한 자신감 등이 포함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해태 출신 코치진들 역시 엄연한 실력으로 검증받아야 할 시대가 왔다.


<과연 '해태 정신' 그 실체는?>

개인적으로 '해태 정신'은 근성과 끈기라 생각하다. 혹자는 80년대 초반 프로야구 출범 당시의 정치적 분위기로 해태의 승리가 스포츠 팀의 승리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는 경우도 많다. 상대적으로 탄압받는다고 생각한 영남쪽(롯데-삼성) 팀 들과의 대결에선 필승 의지를 불태운 것 역시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21세기를 맞은 요즘 더이상 '해태 정신'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구단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이고, 요즘 시대의 지도자는 결코 폭력이나 강압 그리고 엄격한 위계 서열을 앞세우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긴장감과 압박감에서 나오는 승부욕들은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제는 프로야구에서도 '해태 정신' 이후의 새로운 문화가 많이 보편화 됐다.


기아 팀 혼자만의 일이 아니라, 이제는 프로구단 전체의 사고가 바뀌어야 한다. 선수 개개인의 자율과 권한을 최대한 존중하고 이해해 주면서 결정적인 가이드 라인과 과감하게 포용하는 정신이 필요하다. 

굳이 근성과 끈기를 경험한 코치들의 영입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근성과 끈기를 선수 스스로 가져야한다는 동기 부여를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더 이상 '해태 정신'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설령 존재한다고 해도 21C를 맞이한 이 시대에는 좀 더 새로운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

'해태 정신'을 이을 수 있는 새로운 야구 문화의 등장을 기대해 본다.



서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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