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1.08 13:10 / 기사수정 2009.01.08 13:10
7일 잠실야구장. 따스한 햇살 아래 등번호 22번이 새겨진, 반달곰 유니폼을 입은 선수를 만날 수 있었다. 홍성흔(롯데)이 돌아온 것일까? 아니다. 이제는 2009년 1차 지명 신인 투수 성영훈이 새로운 22번의 주인공이다.
처음 입은 중학교 교복처럼
이날 잠실구장에는 두산의 2009년 신인 선수들과 군 제대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새 유니폼을 입고 언론사들의 카메라 앞에 서는 '포토데이' 였던 것이다. 중학교에 입학해 처음 교복을 입은 소년처럼, 프로 유니폼을 처음 입은 신인들의 모습 역시 어색해 보였다.
상무에서 제대한 손시헌, 롯데에서 건너온 이원석도 눈길을 끌었지만, 신인들 중에서는 성영훈이 눈에 띄었다. 22번의 부담감에 1차 지명 신인이라는 짐까지 짊어진 19세의 소년이었다.
두산에 입단한 후 성영훈은 팀의 마무리 훈련에 참가했다. 현재 몸 상태에 대해 "아픈 데는 없다" 고 자신 있게 말한 그는 "큰 부상을 당하거나 수술한 적이 없다" 고 밝혔다. 무리하지 않고 꾸준히 몸관리를 잘 해오고 있다는 반증이다.
자신이 팀에서 맡고 싶은 역할에 대한 질문에는 "특별히 없다. (감독님이)시키는 대로 하겠다" 며 당당함 보다는 성실함을 택했다. 아직 팀이 어떤 상황인지 모르기 때문에 일단 신인의 자세로 열심히 하겠다는 포부였다.
어떤 선수의 신인 시절을 닮고 싶느냐는 말에 그는 "롤모델을 정하면 부담스럽다" 며 한걸음 물러섰다. 팀 선배 임태훈은 어떻겠느냐고 되묻자, 성영훈은 손사래를 치며 "태훈이형이요? 어휴~" 라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성영훈에게는 임태훈의 신인 시절은 닮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데뷔 시즌에 팀의 중간계투 자리를 꿰차고, 64경기에 나서 홀드 2위(20),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밟으며 신인왕 타이틀을 차지한 것이 임태훈의 발자취이기 때문이다.
신인왕 출신 임태훈, "영훈이가 나보다 낫다"
성영훈이 라커룸으로 들어간 후, 2007년 신인왕 임태훈이 그라운드로 걸어 나오고 있었다. 어느덧 데뷔 3년차를 맞은 까닭인지 그 걸음이 여유 있게 보였다.
성영훈에 대해 묻는 질문에 임태훈의 첫마디는 "영훈이가 저보다 더 나아요" 라는 대답이었다. 화려한 데뷔시즌에 '2년차 징크스' 까지 털어버린 선수의 생각은 후배에 대한 극찬으로 시작된 것이다. 또 "(김)선우형이나 (이)재우형이 가르쳐 줄거에요" 라며 자신보다는 경험 많은 선배들에게 배울 점이 많다고 했다.
선배로서 성영훈에게 해줄 조언으로 "안타를 맞고 당황하지 않았으면 한다" 는 말을 남긴 임태훈. 자신의 신인 시절에 대해서는 "TV에서만 보던 선배들을 상대한다는 것이 신기했다" 라고 되새겨보기도 했다.
두산의 '될성부른 나무' 성영훈
매 시즌 신예선수들을 발굴해 재미를 보고 있는 두산은 올시즌에도 홍성흔, 김동주 등의 공백을 메울 선수들을 찾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성영훈이 될 가능성이 있다. '임태훈 만큼만' 해준다면 두산으로선 더 이상 바랄게 없다.
"다치지 않는 게 올시즌 목표" 라고 겸손하게 밝힌 성영훈.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린 뒤 달라질 그의 목표가 궁금해진다. '고졸 최대어' 는 이제 출발선에 서 있을 뿐이다.
[사진 = 새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나선 성영훈 ⓒ 김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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