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배우 이순재, 신구, 박소담, 김슬기가 나이, 세대 차를 뛰어는 케미스트리를 발산한다. 20대의 젊은 세대와 70세의 나이 든 세대가 함께 성장하는 과정을 그려낸다.
연극 '앙리 할아버지와 나'가 서울 종로구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에서 공연 중이다. 프랑스 극작가 이반 칼베라크(Ivan Calberac)의 작품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서로의 인생에서 특별한 존재가 되는 고집불통 할아버지 앙리와 상큼 발랄한 대학생 콘스탄스의 이야기를 담는다. 2012년 프랑스에서 초연했고 2015년 바리에르 재단 희곡상을 받았다. 같은 해 영화로도 제작됐으며 이반 칼베라크가 연극과 영화 모두에서 극작, 각본, 연출을 맡았다.
20일 진행된 프레스콜에서 이순재 박소담, 신구 김슬기가 전막을 시연했다. 이순재와 신구는 콘스탄스에게 퉁명스럽지만 점차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나누는 앙리를 연기했다. 박소담과 김슬기는 호기심이 많고 발랄하면서도 잦은 실패로 의기소침한 대학생 콘스탄스를 사랑스럽게 소화했다.
극중 앙리 할아버지의 제안으로 콘스탄스가 앙리의 아들이자 유부남 폴을 유혹하는 내용이 있다.
이해제 연출은 "수위의 문제인데 '아들의 눈을 조금만 넓혀 보라'는 대사가 있다. 그런 시도를 하는 거다. 가정을 파탄내고자 하는 극단적인 제의가 있지만 유쾌한 소동극으로 봐줬으면 한다. 작위적으로 웃기려는 게 아니라 상황과 관계 속에 웃긴다"고 말했다. 조재현 프로듀서는 "코미디로 접근하는 소재가 자유로웠으면 한다"고 거들었다.
이순재와 신구는 30년 전 아내를 잃고 파리의 한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는 78세의 전직 회계사 앙리 역을 맡는다. 퉁명스럽고 거친 말투, 까칠한 성격 탓에 주변 사람들과 늘 트러블이 있지만, 인생의 기로에서 방황하는 콘스탄스의 꿈을 응원하며, 진솔한 멘토링을 아끼지 않는 따뜻한 인물이다.
신구는 "즐거우면서도 감동이 있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고 잘 선택한 것 같다. 재밌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순재는 "오랜만에 코미디를 하게 됐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페이소스다. 연민이 빠지면 안 되는데 후반에 있다. 모처럼 좋은 희곡을 만나 재밌게 하고 있다. 신구와는 '황금 연못' 이후 또 같이 해서 행복하다"고 이야기했다.
세대 갈등을 극복하는 방법도 언급했다. 신구는 "기성세대가 자신이 가진 고정관념을 조금 낮춰서 접근하려고 노력하면 갈등이 줄어들 것 같다. 세대 갈등을 해소할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순재는 "할아버지와 손자같은 관계다. 어른이 아이들을 이해하고 아이들이 어른을 이해하면 된다 보완적 관계이지, 갈등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소담과 김슬기는 새로운 삶을 꿈꾸는 대학생 콘스탄스를 연기한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 채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는 인물로, 연이은 학업 실패와 생활고에 시달리던 중 앙리의 도움으로 꿈을 찾고 그 꿈을 위해 노력하는 인물이다.
박소담은 "'안녕하세요 저는 콘스탄스라고 해요'라는 대사를 명대사로 꼽았다. 첫 등장 장면인데 그 대사를 어떻게 치고, 어떤 에너지로 시작하느냐에 따라서 내가 끌고 가는 힘이 달라지더라. 공연을 하다보니 많은 이들이 그 대사를 좋아하더라. 또 '인생은 성공과 실패로 가를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앙리의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김슬기는 "청춘에게 드리고 싶은 명대사가 있다. 술 취한 콘스탄스가 '누군가 나에게 쓰레기라고 말하면 아니야. 그냥 운이 나쁜 거야. 잘 될 거야'라는 대사를 꼽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데뷔를 연극으로 해서 그리워했다. 이번에 좋은 작품을 만나서 무대에 섰는데 감회가 새롭고 설렌다. 선배님들과 함께 해 너무 영광이고 기쁘다. 감사하게 하고 있다"며 소감을 밝혔다.
박소담은 "연극을 학교에서 처음 시작했다. 부담되지만 할 때마다 신나고 행복하더라. '레미인', '클로저'와는 또 다른 에너지가 있다. 오랜 만에 연극 무대에 선다면 또 한 번 신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감사하면서 살아가고 있다"며 동조했다.
신구, 이순재, 조달환, 이도엽, 김은희, 강지원 등이 출연한다. 내년 2월 11일까지 공연한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서예진 기자, 드림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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