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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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있는 스타들의 변신

기사입력 2005.04.20 10:39 / 기사수정 2005.04.20 10:39

윤욱재 기자

변신사례 하나. 두산의 김동주

요즘 프로야구의 최고 화제는 뭐니뭐니해도 두산 베어스의 돌풍이다. 지금 이들을 보면 왜 꼴찌후보였는지 의문이 생길 정도로 팀 전체가 똘똘 뭉쳐 선두를 지키는 모습이 이채롭다.

이런 가운데 팀의 리더 김동주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타격 전부문에 걸쳐 고른 활약을 보여주고 있고 스프링캠프 때 열심히 한 덕택에 수비도 한층 매끄러워진 김동주다.

사실 김동주는 지난해 자신의 실력에 어울리지 않는 성적과 포스트시즌의 부진, 게다가 개인적 사정까지 겹쳐 '은퇴 선언'이란 극단적인 행동을 취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물론 여러가지로 몸과 마음이 괴로웠고 힘들었겠지만 구단과 상의없이 독단적인 결정을 내린 것은 분명 실수였다. 프로야구를 이끌어가는 스타로서의 책임감을 상실했다는 비난도 많았다. 하지만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던 팬들의 격려와 구단의 애절한 설득은 김동주의 마음을 돌려놓기에 충분했다.

결국 김동주는 은퇴를 철회하고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그리고 김동주는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구단은 격려 차원에서 그를 주장으로 임명했고 김동주는 데뷔 후 처음으로 삭발을 하며 야구에만 전념할 것을 약속했다.

스프링캠프에서 그 어느 때보다 굵은 땀방울을 쏟아냈던 김동주. 그 결실이 지금 나타나고 있다. 개막전부터 철저한 팀배팅을 구사하며 팀의 사기를 높였고 침착한 수비로 한결 몸놀림이 가벼워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팀의 리더가 이렇게 달라졌는데 팀 성적이 안 좋을 리가 없다.

하나의 '사건'을 통해 야구를 보는 눈이 한층 성숙해진 김동주의 팀플레이 정신이 계속될수록 두산의 가을축제 참석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변신사례 둘. LA 다저스의 브래들리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굳게 지키고 있는 LA 다저스. 지난해 8년만에 지구 우승을 차지한 후 대대적인 물갈이를 통해 체질 개선을 시도, 기대와 우려를 한꺼번에 낳았던 다저스는 일단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쳐주는 선수들 덕분에 지구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마무리 에릭 가니에의 부상, 최희섭과 J.D. 드류 등 상위타선을 형성하는 선수들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이런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다는 점이 흥미롭다.

물론 데릭 로우, 제프 위버, 오달리스 페레즈 등 선발투수들의 대활약과 타선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데려온 제프 켄트, 호세 발렌틴의 매서운 타격도 빛을 내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지만 무엇보다도 밀튼 브래들리의 변신은 팀 분위기 전체를 바꿔놨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2004시즌 초, 타선 보강이란 다저스의 지상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트레이드로 영입된 밀튼 브래들리는 당시 소문난 악동으로 유명했다. 그리고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도 그 유명세를 이어갔다. 특히 심판의 삼진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을 당한 뒤 덕아웃에서 공 보관통을 쏟아 부은 사건은 진정한 악동으로 거듭나는 순간이었다.

브래들리는 시즌 마무리도 퇴장과 함께했다. 자신에게 날아온 타구를 놓쳐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자 어느 한 팬이 맥주병을 브래들리에게 투척했고 그것을 보고 참지 못했던 브래들리는 관중에게 직접 다가가 위협적인 행동을 해 심판에게 퇴장 선고를 받았다.

이렇듯 코칭스태프, 선수단, 심지어 관중까지 껄끄러운 관계를 지속해오던 브래들리였다. 

하지만 2005시즌에 들어서면서 브래들리가 마음가짐을 다르게 가지며 새 사람이 되자 개인과 팀 성적 모두 저절로 오르는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다.

브래들리의 '마음먹기'를 도와준 사람은 다름아닌 짐 트레이시 감독이었다. 트레이시 감독은 스프링트레이닝이 시작되기 전, "너는 우리 팀의 리더"라며 치켜세웠고 브래들리도 이를 계기로 정신적 해탈의 경지에 오를 수 있었다.

브래들리는 시범경기에서 극도로 부진했고 그의 기량에 대해 의문이 쏟아졌지만 그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인터뷰에서 '4할을 치는 기분'이라며 자신감만 드러낼 정도였다. 그런데 그의 말은 사실이었다. 시즌이 시작되자 그의 타격감은 몰라보게 달라져 있었다. 최근 물오른 타격감을 분석하면 좌-중-우 코스를 가리지 않는 부챗살 타격이 받쳐줬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브래들리가 올시즌 준비에 착실했고 타격감을 정규시즌에 조준했음을 암시하는 부분이다.

자신이 제일 좋아한다는 전설의 래퍼 '2pac'의 명곡인 'Changes'처럼 자신을 'Change'하며 다저스를 이끌고 있는 브래들리. '팀의 리더'로의 진화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엑스포츠뉴스 윤욱재 기자
사진 / 구단 홈페이지



윤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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