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tvN 드라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 긴 여운을 남기며 종영했다.
17일 방송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마지막 회에서는 인희(원미경 분)가 정철(유동근)과 떠난 여행에서 숨을 거뒀다.
죽음이 코앞으로 다가왔음을 예감한 인희와 정철은 울지 않고 행복한 기억을 더 많이 남기려고 했다. 인희와의 이별은 평화롭고 담담해서 오히려 시청자의 눈물샘을 건드렸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1996년 방송된 드라마가 원작이다. 이후 영화와 연극으로 재탄생했다. 드라마 리메이크는 21년 만에 처음이다. 이미 너무나도 유명한 내용이지만, 많은 시청자는 "알고 봐도 슬프다"며 이야기의 가치를 높이 샀다.
특히 김영옥, 원미경, 유동근, 염혜란, 유재명, 최지우, 이희준, 최민호(샤이니) 등 배우들의 열연이 감동에 깊이를 더했다.
원미경은 평생 가족에 헌신해 온 평범하디 평범한 엄마를 연기했다. 특별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청자가 더욱 극에 몰입하게 했다. 우리의 이야기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암에 걸려 죽어간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인희의 변화를 세밀하게 표현한 점층적인 감정선도 감탄을 자아냈다.
의사이면서 아내의 병을 알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가장으로서 책임감에 괴로워하는 정철을 맡은 유동근은 묵직한 존재감으로 드라마의 균형을 잡았다. 인희의 병을 알고 '버럭' 화내는 장면에서도 고개를 갸웃하지 않을 수 있었던 건 유동근이 호통 속에 슬픔이 묻어나게끔 표현한 덕이다.
21년 만에 다시 치매 걸린 할머니 역을 맡은 김영옥과, 맏딸 연수 역의 최지우, 아들 정수 역의 최민호 등도 인희의 죽음을 맞이하며 겪는 변화를 공감할 수 있게 연기했다. '믿고 보는' 노희경 작가의 현실적이면서도 감동적인 대사에 여운을 남기는 연출과 배우들의 명연기가 만나 원작과는 또 다른 울림을 주는 명작이 탄생했다.
유희를 위한 재미를 주는 드라마도 가치 있지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우리 주변에 항상 공기처럼 존재하는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했다. '가족에게 있을 때 잘하라'는 뻔한 메시지라도 드라마가 주는 영향은 또 다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우리가 잊고 있었던 이야기의 힘을 일깨워줬다.
한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후속으로 이승기, 차승원, 오연서, 이홍기, 이세영 주연의 '화유기'가 23일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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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