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내년 1월 10일 개막하는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는 세계 최초이자 한국 최초로 라이선스 공연하는 작품이다. 러시아 대문호 톨스토이의 걸작으로 꼽히는 동명의 소설이 원작으로, 영화로도 유명하다.
미모와 교양을 갖춘 사교계의 꽃이자 정치가 카레닌의 아내인 안나 카레니나의 이야기가 소재다. 극중 안나는 매력적인 젊은 장교 브론스키와 치명적 사랑에 빠지며 파국을 맞는다. 이 과정에서 시대를 관통하는 가족과 사랑 등 인류 본연의 인간성에 대한 예술적 통찰을 담아낸다.
브론스키 역으로 출연하는 배우 민우혁 역시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 한 번 대작에 출연하게 돼 배우로서 영광이에요. 처음 호흡하는 스태프와 배우들이 많아 굉장히 기대돼요. 배우로서 성장하는 작품을 만난 것 같아 열심히 준비하고 있죠. 기대한대로 음악과 무대가 엄청나요. 배우들이 느끼는 감정선을 음악이 따라가고 있더라고요. 대사가 없는 부분이어도 음악만 들어도 어떤 상황인지 알 정도로 표현이 잘 됐어요. 이래서 러시아라는 나라가 예술 쪽으로 무서운 나라라는 걸 느꼈죠.”
문학과 예술의 본고장인 러시아의 정서가 깃든 뮤지컬이다. 작품성과 볼거리를 겸비한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우혁은 “러시아의 창작 뮤지컬이 궁금했다”며 출연 계기를 밝혔다.
“러시아는 예술성으로 세계적인 인정을 받는 나라잖아요. 러시아 창작 뮤지컬이 궁금했고 영화가 굉장히 매력적이었기 때문에 브론스키 역할도 멋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처음 출연을 결정할 때 러시아 초연 영상을 봤어요. 잘 만들어내면 영화나 소설보다 이미지적으로 훨씬 멋있고 매력적으로 보여줄 수 있겠다 싶어 참여했어요.”
그러면서도 한국적인 정서를 잃지 않는 방향이 될 거라고 귀띔했다.
“배우들이 한국 사람이기 때문에 연습하는 과정에서 한국인의 정서에 다가갔어요. 러시아 작품이라서 우리나라에서 이해하지 못하는 장면도 있을 거예요. 그런 것들을 조율하면서 만들고 있어요.”
브론스키는 운명적으로 만난 안나에게 적극적으로 마음을 표현한다. 유부녀인 안 나와 해서는 안 될 사랑을 하며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다. 안나는 행복해하지만 이후 사교계에 퍼진 소문과 브론스키의 전과 다른 행동에 괴로워하다 달려오는 열차에 몸을 던진다.
“영화를 봤을 때 브론스키가 안나의 사랑을 얻고 변했나 했어요. 하지만 연출님의 말을 들어보니 사랑이 식은 게 아니더라고요. 물론 안나를 사랑하지만 안나에게 사랑을 받고 싶다는 간절함보다 어떻게 하면 이 사랑스러운 안나와 내 인생을 만들어갈까 생각해요. 안나를 위해 부의 권력을 다시 얻으려고 노력하는 거죠. 안나는 브론스키의 사랑이 필요한데 브론스키는 일과 명예와 가족의 발전을 생각하다 보니 안나의 사랑에 못 미쳤어요. 서로 다른 방향 때문에 안나에게 상처를 준 상황이에요.”
브론스키는 가정이 있는 안나와 사랑에 빠졌고, 이후에는 혼란스러워하는 안나의 마음을 끝까지 잡아주지 못했다. 얼핏 나쁜 남자로 비쳐질 수 있다. 하지만 민우혁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캐릭터”라며 그를 대변했다.
“단순하게 영화에 나온 대로 표현하면 여자분들이 싫어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브론스키도 잘 해보려고 했던 거거든요. 보통 여자분들은 안나의 입장이잖아요. 다른 건 다 필요없고 브론스키의 사랑만 있으면 된다고 보지만 브론스키는 안나와 가정을 이뤘기 때문에 일도 하고 돈도 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브론스키를 나쁜 사람이라고 할 순 있어요. 하지만 연출부에서 원하는 방향성대로 표현한다면 남자와 여자의 생각이 다르다는 걸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많은 관객이 공감할 수 있을 거예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박지영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