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가수 현진영의 곁에는 늘 아내 오서운이 있다.
17일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 현진영은 "나쁘게 살았고 힘들게 살았는데 와이프를 만나 착해진 사람, 더 착해지고 싶은 사람이다"라며 자신을 소개했다.
이날 현진영은 힙합 대부에서 인형뽑기 대부로 변신했다. 꼬마들의 응원 속에 인형을 15개나 뽑았다. 동네 아이들에게 인심좋게 인형을 나눠줬다. 현진영은 인형 뽑기에 돈을 다 썼다며 아내에게 용돈을 달라며 애교를 부렸다. 현진영은 "한달 용돈은 40만 원이다. 쓸데없는데 쓴다고 안 준다"고 이야기했다.
5살 연하 아내 오서운은 "못하면 반납이다"라며 3만원을 건넸다. 그러면서 춤과 노래를 요청했다. 현진영은 "3만원은 너무 조금"이라고 투덜대면서도 '흐린 기억 속의 그대'를 선보였다.
현진영은 "아내가 엄마와 닮았다. 아내가 옆에 있음으로써 내가 뭘 해도 비빌 구석이 있다는 안정감이 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후 그는 팬들 앞에서 재즈 공연을 펼쳤다. 재즈 앨범을 발매한 현진영은 "현진영이 재즈를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서 오는 분들이 많다. 어릴 때부터 친숙하게 듣던 음악이라 할 수 있겠다는 것보다는 하고 싶은 마음이 더 많았다"고 밝혔다. 현진영의 아버지는 최초의 재즈밴드 트리플A를 만든 1세대 재즈 피아니스트 故허병찬이다.
그는 아버지에게 부끄럽지 않은 음악을 계속하고 경제적으로도 재기하기 위해 방송 출연은 물론이고 작은 공연과 강연, 인터넷 라이브 방송 등 가리지 않았다. 하지만 재즈 공연 수입만으로 가정을 꾸리기에는 빠듯하다.
오서운은 공과금, 집세, 의료 실비 등을 언급하며 힙합 공연과 재즈 공연의 균형을 잡아달라고 부탁했다. 현진영은 "음악하는 사람이 공연 조율을 어떻게 하냐. 들어온 건 하는 거다. 무대에 못 서고 없어지는 애들이 얼마나 많은데 감사해야 한다. 갑자기 스팀이 확 오른다"며 티격태격했다.
속마음은 그렇지 않았다. 현진영은 압류 후 경매가 진행될 때 아내가 자신의 악기만은 지켜줬다고 고백하며 "내 자신이 싫다. 한심스럽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오서운은 결혼으로 연기에 대한 꿈은 접었다. 하지만 현진영의 아내로 사는 삶을 후회한 적은 없다고 한다. 현진영은 아내를 위해 책과 현금 선물을 하는가 하면 오랜만의 데이트에 나섰다. 오서운은 "안타깝고 안쓰러운 마음이 있었다. 제 이상형은 아니었다. 남편이 혼자 걸어가고 있는데 세상에 덩그러니 떨어져 있는 느낌을 받았다. 내가 챙겨줘야 되겠구나 했다"며 첫 만남을 밝혔다.
현진영은 90년대 한국에 힙합 열풍을 몰고 왔다. 이태원에서 16살에 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 이수만에게 발탁돼 20살에 가요계의 정상에 올랐다.
어린 시절 아픔이 있다. 중학생 때 어머니가 오랜 암 투병 끝에 돌아가시고 아버지의 건강마저 악화됐다. 낮에는 다른 아르바이트를 하고 밤에는 돈을 벌기 위해 춤을 췄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잊지 못해 방황도 많이 했지만, 와중에 춤이 그를 붙잡아줬다.
20대 초반에는 수차례의 약물 파문으로 슬럼프를 겪었다. 불면증과 우울증, 공황장애까지 왔다. 그가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 때 지금의 아내 오서운을 만났고 18년째 한결같이 현진영의 곁을 지켜줬다. 두 사람은 병원에서 검사에 나서는 등 2세를 기다렸다.
13년의 만남 끝에 아내와 결혼식을 올리고, 아내의 내조 속에 자신의 이름을 걸고 기획사를 설립했다. 그러나 또다시 파산이라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재즈힙합 앨범을 발표하고, 10대 때 힙합 댄스를 추던 이태원에서 재즈 공연을 하는 등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현진영은 "국도에서 옥수수라도 팔 각오가 돼 있다. 식구들 굶기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니 걱정하지 말라"고 이야기했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MBC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