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양동근은 결혼과 육아 이후 많이 바뀌었다. 매일 밤 '골목길'을 배회할 것 같던 YDG가 "카드값만 갚을 수 있다면 뭐든 하겠다"는 아빠 양동근이 됐으니.
'보그맘'이라는 드라마의 소재 때문인지, 아니면 양동근에게 세 아이와 가정의 의미가 그만큼 커서인지 인터뷰 내내 가족과 육아 이야기가 빠지지 않았다. 그리고 양동근은 "아이 낳아보셨으면 알 텐데"라는 말을 자주 했다. 라운드 인터뷰에 자리한 기자가 출산 경험이 있다고 말하자 반색하며 동의를 구하기도 했다.
"애가 셋이라는 건, 정말 커다란 변화다. 접근 방식이, 가치관이 달라졌다. 연기자로서도 큰 과도기를 겪고 있다. 작품을 위해 할애하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내 에너지의 95%는 육아를 위해 써야 한다. 현장에서 연기혼? 이런 생각을 할 수가 없다.
어릴 때는 선배님들 연기를 보며 '형식적이다'라고 생각했다. 나는 조금 느낌으로 연기를 하는 편이었고, 그런 형식적인 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가정을 책임지고 육아를 하면서 연기를 하는 시간을 살아보고 나니 선배님들이 대단하다는 걸 느끼게 됐다."
결혼 초반에는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현실이 힘들기도 했다. 하지만 양동근의 우선순위는 점차 가정이 되어가고 있다. 그는 "아내가 힘들면, 내가 힘들다. 내가 힘들면 밖에서 일이 안 된다. 만일 내가 일이 많고 돈을 많이 벌면 일에 더 열중할 수 있겠지만 연예인은 일이 없으면 수입이 없다. 그러다 보니 일이 없고 수입이 없어도 가정을 평안하게 하려고 가정에 더 신경 쓰게 됐다"고 말했다.
음악은 완전히 내려놓았다고 했다. 안으로는 가정에 에너지를 쏟아야 하고, 밖에서는 후배들이 치고 올라온다. 양동근은 "성취를 위한 음악은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한다. 그렇게 못 한다. 지금은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재정비하는 기간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설 자리가 없다. 요즘 무대는 '쇼미더머니' 친구들이 다 장악해버렸다"고 담담히 얘기했다.
무심하게 때론 유쾌하게 자기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양동근에게서 회한이나 안타까움보다는 깨달음을 얻은 사람의 분위기가 느껴졌다. 많은 연예인이 전성기를 누린 뒤 찾아오는 내리막을 받아들이는 걸 어려워하는데, 양동근은 이미 '해탈'한 듯한 표정이었다.
"잘 보셨다. 맞다. 20대 때는 많이 달렸다. 드라마, 시트콤, 앨범 다 너무 잘 됐다. 30대를 지나면서 내려오는 게 뭔지 뼈저리게 느꼈다. 그러면서 받아들일 준비를 했다. 예전에는 잘 살 생각을 했는데, 요즘은 잘 죽을 생각으로 살고 있다."
그는 "내년 계획은 전혀 없다. 육아가 제일 크다. 그리고 뭐든 닥치는 대로 해야한다. 제가 계획하는 건 없고, 다른 사람의 계획에 끼어들어야 한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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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