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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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부부' 탄생기③] PD "'응답하라'와 비교당하기 싫어…복고 요소 많이 뺐다"

기사입력 2017.12.13 12:45 / 기사수정 2017.12.13 12:21

김주애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고백부부' 탄생기 ②에 이어) "또 타임슬립이냐"는 세상의 질문에 당당히 '고백부부'라는 작품을 내놓으며 "우리는 다르다"고 말한 감독과 작가가 있다. 

이제까지 수많은 타임슬립물이 있었고, 복고 감성을 자극하는 작품들이 있었다. 타임슬립을 통해 과거로 가는 '고백부부'는 이 지점에서 다른 작품과의 차별점을 찾아야했다. 특히 복고를 다른 작품은 tvN '응답하라' 시리즈 성공 이후 우후죽순 생겨난 상황. 과거를 다루는 만큼 '응답하라' 시리즈를 의식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했다.

- 하 : "사실 '응답하라' 시리즈를 의식 안할 수가 없었다. 처음에 스토리 회의를 하는데 그때마다 '이런 건 어때?'라고 물으면 '그건 '응답하라 1997'에 나왔다', '그거 '1994'에 나왔다', '그거 '1988'에 나왔다' 등의 소리를 들었다. 시간 낭비를 하기 싫어서 '응답하라' 시리즈를 다봤다. 정말 잘 만든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작진이 천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정도로. 그래서 오히려 복고를 가지고 향수를 자극하려고 하지는 않았다. 그 팀이 너무 잘했기 때문에 비교당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고백부부'가 찾은 차별점은 바로 과거 그 자체를 보여주기보다, 과거의 경험을 통해 변화하는 현재의 인간관계였다. 시청자는 물론 출연진들도 인터뷰를 하며 이번 작품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할 정도였다.

- 하 : "우리 드라마의 기획 의도는 드라마를 본 사람들이 '옆에 있는 사람에게 사랑한다고 이야기하자'고 말할 수 있는 작품이 되자는 것이었다. 사실 방송을 만들면서 나는 그런 감정을 가질 수 없었다. 대신 대본 작업을 할 때, 회의를 할 때 늘 전화하고 집에 가서 애기를 한 번 더 안아주고 그랬다. 촬영 중에는 집에 아예 갈 시간이 없었고, 마친 뒤에 가족들이랑 여행을 다녀왔다."

제작진이 가지고 있는 기획의도는 대사를 통해 고스란히 반영됐다. 수많은 대사가 시청자의 마음을 울렸다. 그렇다면 대사를 만들어낸 작가와 이를 영상으로 구현한 PD가 뽑은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무엇일까. 

- 권 : "내가 많이 울면서 썼던 신은 댓글이 많이 달렸더라.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은숙(김미경)이 진주(장나라)에게 '니 새끼한테 가'라고 말했던 부분이다. 진주를 어떻게 보낼까라고 계속 고민하다가 어느 순간 생각이 났다. 진주가 엄마 때문에 남아 있으니, 엄마가 보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1, 2회에서의 김미경 선생님의 연기를 보며 어떻게 선생님의 그 담백한 대사를 어떻게 잘 살려서 표현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그러다보니 '니 새끼한테 가'라는 말이 그 모든 걸 아우를 수 있는 표현이라고 생각했다. 엄마도 보내 보고 자식도 키워본 엄마가 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 하 : "에피소드 시작할 때, 끝날 때 나갔던 나레이션이 좋다. 에피소드 별로 스토리를 아우르는 나레이션이 우리 드라마만의 색깔이었다. 또 권혜주 작가의 따뜻한 감성이 잘 묻어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중에서도 마지막회에서 최반도(손호준)가 '우리는 잠시 여행온 거다. 여행은 돌아가기 위해서 떠나는 거다'고 한 나레이션이 특히 마음에 든다. 그 에피소드 뿐만 아니라 전체 드라마 주제를 아우르는 나레이션이다."


'마음의 소리'에 이어 '고백부부'까지 두 작품을 함께한 하병훈 PD와 권혜주 작가. 그냥 연출가와 작가의 관계를 뛰어넘은 호흡을 엿볼 수 있었다. 감독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글로 써주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만들어주는 상호보완적인 이 관계가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 하 : "좋은 기회가 오면 당연히 같이 할 것 같다. 사실은 잘 모른다. 우리가 같이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고백부부'는 '마음의 소리'때부터 이야기하고 잇던 거라면, 앞으로는 정해진 게 없다. 일단은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있는 단계다. 또 좋은 기회, 좋은 시간이 생기면 같이 할 수 도 있다. 사이가 나쁘지 않다.

그런가하면 권혜주 작가는 다음에도 소소한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권헤주 작가만의 따스한 감성이 담긴 사람과 사람들 간 관계를 다룬 이야기가 벌써부터 기대를 자아낸다. 

그렇다면 이제 둘이 다시 호흡을 맞추는 작품을 보기 위해서는 하병훈 PD가 다음에도 예능이 아닌 드라마 연출을 해야한다. 그는 "사실 영화와 드라마를 하는 게 꿈"이라며 다음에도 드라마를 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 하 : "사실 꿈은 영화랑 드라마를 하는 것이다. KBS 예능국 선배 중에 김석윤 선배가 있다. '올드 미스 다이어리'를 찍고, 영화 '조선 명탐정'까지 찍으셨다. 또 꾸준히 드라마도 찍고 계신다. 그 분이 내 롤모델이다. 예능PD로 일하며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웃음 코드를 알게 됐고, 공감 능력을 얻게된 것 같다. 앞으로도 내가 하는 작품에 공감과 웃음 코드를 넣을 수 있게 됐다. 그래서 계속 드라마를 할 것같지만 내 전공은 예능이기 때문에 또 좋은 기회를 만난다면 예능을 할 것 같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하병훈 PD는 '고백부부' 시즌2에 대한 요청을 들어봤냐는 질문에 "생각해보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이 '생각'이 그저 생각에만 그칠 지 실현화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직까지는 확실하지 않은 시즌2 생각보다 시즌1이 남긴 여운에 젖어있을 때이긴 하다.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KBS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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