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6 05:32
스포츠

[클로즈 업 V] 여오현이 잘해야 삼성화재가 살아난다

기사입력 2008.12.07 19:46 / 기사수정 2008.12.07 19:46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한국프로배구 구단들 중, 외국인 선수 영입으로 재미를 쏠쏠하게 맛본 팀은 대전 삼성화재 블루팡스입니다. 삼성화재는 김세진과 신진식이란 걸출한 공격수들이 은퇴하면서 큰 공백이 생겼습니다. 또한, 신인드래프트가 생기고 나서 좋은 선수를 수급하지 못한 점도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이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현대 배구는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공격 배구'의 흐름을 타고 있습니다. 유럽과 남미 선수들과 비교해 높이와 스피드에서 밀리는 동아시아권 국가의 선수들은 '기본기'에 충실해야만 그들과 경쟁을 펼칠 수 있습니다.

지난 2007~2008 V리그 시즌에서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삼성화재가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이런 결과가 나타난 원인은 삼성화재 선수들이 갖춘 '탄탄한 기본기'에 안젤코란 걸출한 외국인 선수의 활약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항상 30득점 이상을 뽑아내는 안젤코는 분명히 삼성화재의 핵심 전력입니다. 그러나  안젤코보다 삼성하재에서 더욱 비중 있는 선수는 따로 있습니다. 국제 대회에서도 검증받은 리베로인 여오현(30)입니다.

실제로 삼성화재의 신치용 감독은 "레안드로나 안젤코 같은 외국인 선수보다 여오현이 없는 삼성화재는 상상하기 힘들다"라고 밝힌바 있습니다. 안젤코 이외에 큰 공격을 해줄 걸출한 공격수가 부재한 삼성화재는 리시브를 담당하는 모든 선수들이 최소한 60% 이상의 리시브 성공률이 나타나야만 유리한 경기를 펼쳐나갈 수 있습니다.

한동안 한국남자배구 최고의 세터로 불렸던 최태웅(32)은 빠른 토스가 아닌, 높고 정확한 토스를 구사하는 세터입니다. 탄탄한 리시브를 바탕으로 공격수가 때리기 좋은 토스를 올리는 것이 최태웅의 특징입니다.

삼성화재의 수비진과 세터인 최태웅의 성향을 봤을 때, 삼성화재의 배구는 리시브 성공률이 절대적으로 높아야 그들이 원하는 배구를 펼칠 수 있습니다. 안젤코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의견이 수차례 나오는 점도 리시브가 안 된 나쁜 볼을 처리해 줄 수 있는 공격수가 삼성화재에는 안젤코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삼성화재는 7일에 벌어진 경기에서 22개월 동안 패해본 적이 없었던 LIG 손해보험에게 덜미를 잡혔습니다. 그리 강하지 않은 LIG 손해보험의 서브에 삼성화재의 리시브가 흔들렸습니다. 그것도 팀 전력의 비중이 가장 큰 여오현이 리시브 난조를 보이면서 삼성화재는 특유의 세트플레이를 펼치지 못했습니다.

215cm의 최장신 공격수인 카이(24, LIG 손해보험)가 상대적으로 높이가 낮은 삼성화재의 레프트 공격을 차단한 것도 승부를 결정짓는 요인이 됐습니다. 그러나 리시브 성공률이 50%에 머물렀던 여오현의 부진도 삼성화재의 패배로 이어졌습니다.

리시브 성공률이 50%라면 아주 나쁜 수치는 아닙니다. 그러나 '수비 본좌'로 불리는 여오현을 생각한다면 지극히 낮은 성공률이 아닐 수 없습니다.

2008~2009 V리그 1라운드에서 삼성화재가 4위에 머문 것은 안젤코를 제외한 나머지 공격수들의 부진에 원인이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점은 작년 시즌보다 서브리시브와 디그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나머지 공격수들의 위력이 약했던 부분을 삼성화재는 특유의 '조직력'으로 이겨냈습니다. 삼성화재가 추구하는 세트플레이가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서브리시브의 성공률이 지금보다 한층 높아져야 합니다.

LIG 손해보험은 팀의 서브리시브가 취약하다는 점을 고려해, 높이로 승부할 수 있는 최장신 공격수 카이를 영입했습니다. 삼성화재의 안젤코도 높이와 파워로 나쁜 토스들을 처리할 수 있지만 한계점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지난 시즌에 비해 삼성화재의 조직력은 많이 흐트러져 있는 상태입니다. 기존 선수들의 노쇠 화와 수비 배구의 한계점이 드러나고 있지만 절대로 만만하게 볼 수 없는 팀이 바로 삼성화재입니다.

삼성화재가 다시 일어서는데 핵심이 되는 선수는 바로 여오현입니다. 그리고 삼성화재는 외국인 선수 영입을 떠나서 팀의 주축이 될 유망주들을 한시라도 빨리 체계적으로 키워내야합니다.

앞으로 세대교체를 통해 팀이 새롭게 완성되는 시기를 삼성화재는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지금은 정상권에 미치지 못하지만 훗날을 대비해 건설적인 팀을 완성하려면 유망주들을 성장시키는 과제가 삼성화재에겐 절실합니다.

[사진 = 여오현 (C) 이상진 기자]



조영준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