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지난 3년, 김기태 감독은 KIA 타이거즈에게 잠들어있던 강팀의 DNA를 깨우고 단기간에 우승이라는 업적을 세웠다. 김기태 감독의 앞선 3년의 발자취는 KIA가 향할 앞으로의 3년 또한 뚜렷하게 가리키고 있다.
KIA는 지난 1일 8년 만에 통합 우승을 일궈낸 김기태 감독과의 재계약을 발표했다. 김 감독은 계약금 5억원, 연봉 5억원의 3년 총액 20억원으로 계속해 KIA의 감독을 맡게 됐다. 팀 역대 최고 대우로, 지난 3년 10억원에서 몸값이 단숨에 두 배로 뛰었다.
첫 술에 배부르길 바라지는 않았다. 2015시즌을 앞두고 팀이 다소 어수선했던 상황에서 지휘봉을 잡게 된 김기태 감독의 KIA 첫 해는 결코 쉽지 않았다. 주축 선수였던 안치홍, 김선빈 등 선수 이탈이 많았지만 이렇다 할 수혈이 없었다. KIA는 2015년 10팀 중 7위로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그럼에도 김기태 감독의 캐릭터는 확실히 보여준 시즌이었다. 3피트 규정을 설명하기 위해 그라운드에 누워 '눕동'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3루수를 포수 뒤에 세우는 변칙 수비로 해외 매체를 장식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웃음이 나올 지 모르는 이런 실험적인 부분들은 결국엔 김기태 감독의 승리에 대한 의지로 수렴했다. KIA는 알게 모르게 체질 개선을 하고 있었다.
눈에 보이는 부분부터,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서서히 KIA의 틈을 메운 김기태 감독은 2016년 5년 만의 팀의 가을야구 진출을 이끈다. 기대 이상의 성과였다. 과감하게 새 얼굴을 기용하며 리빌딩 또한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받았다. 포스트시즌에서는 비록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패했으나 KIA의 이틀은 지금도 아름다운 가을로 기억되고 있다.
그리고 대권 도전이라는 목표를 두고 시즌을 시작한 KIA는 그 목표를 달성하며 시즌을 끝냈다. 과감한 투자와 핵심을 꿰뚫는 트레이드 등이 모두 적중했다. 물론 정규시즌 최종전까지 1위를 확정짓지 못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정규시즌 우승에 성공한 KIA는 한국시리즈에서도 1차전 패배 후 2차전 양현종의 완봉승으로 잡은 흐름을 놓치지 않고 통합 우승을 완성했다.
우승으로 마지막 목표에 도달한 것 같지만 이제 그 이후가 더 중요해졌다. 김기태 감독은 재계약을 마친 후 구단을 통해 "우승에 만족하지 않고 꾸준하게 강한 팀으로 자리잡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년간 명가 재건을 위한 기틀을 잡았다면, 김기태 감독의 앞으로의 3년 목표는 그 명맥을 계속해서 이어가는 '왕조 구축'일 터다.
3년 간 차근차근, 조급해하지 않고 한 발 한 발씩 디뎌 정상에 섰다. 최고의 자리는 오르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어려운 법이다. 김기태 감독이 KIA의 3년을 또 어떻게 그려낼 지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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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