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신현준이 대종상영화제 MC로 활약했다. 2015년에 이어 다시 대종상영화제의 마이크를 잡은 그는 센스 있는 진행으로 시상식을 이끌며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대종상영화제의 분위기를 살려냈다.
신현준은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54회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에서 배우 이정아와 함께 진행에 나섰다.
올해로 여섯 번째 대종상영화제 MC를 맡게 된 신현준은 오프닝부터 이정아에게 "잘 부탁한다"는 겸손한 인사말로 진행을 시작했다.
앞서 대리수상 불가 방침, 또 주요 부문 후보자들의 전원 불참 등으로 파행을 겪었던 2015년 대종상영화제 MC 역시 신현준이었다. 당시 신현준은 한고은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이 시상식에서 신현준은 대리수상자로 연이어 황급히 무대 중앙에 나서는가 하면, 예상하지 못한 돌발상황 속에서도 침착한 대응으로 시상식의 중심을 잡았다. 고군분투한 신현준의 진심에 시청자와 누리꾼 역시 일제히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었다.
2년이 지난 후, 그 당시보다 한결 나아지긴 했지만 고군분투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1부 생중계 초반, 남녀신인상 시상 이후 예정보다 지연되는 시간에 "생방송인데 8분이 오버됐다"며 솔직하게 고백해 웃음을 안겼고, 이후 신속한 진행으로 생방송의 시간을 지켜냈다.
시상자로 나선 방송인 이지애와 나눈 대화에서는 신현준의 센스가 더욱 빛을 발했다. 이지애가 신현준을 향해 칭찬의 말을 건네다 "배우같으세요"라고 얘기한 말에 신현준은 "진짜 배우입니다"라고 답해 현장에 웃음을 안겼다.
또 시상자 이지애가 내려간 후 시나리오상 발표 전 "진짜 배우 신현준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라는 말로 앞의 상황을 되짚으며 유쾌한 분위기를 끌어가기 위해 애썼다.
올해도 예상치 못한 대리수상은 있었다. 촬영상, 기술상 등의 시상에서 급히 무대에 대신 나선 후에는 "재작년에 이어 대리수상에 나섰습니다"라고 언급하며 "아실거예요. 저는 정확하게 상을 전달해드립니다. 잘 전달해드리겠습니다"라고 깔끔하게 상황을 정리했다.
물론 긴장 속에 실수한 점도 있었다. 현장에는 설경구, 김희원 등을 응원하기 위해 영화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 팬들이 가득 자리했고, 큰 함성을 내질렀다.
남우조연상 후보 언급 중 김희원에게 크게 호응하는 팬들의 소리에 신현준은 "잠시만요, 최희원 씨 가족 분들은 아니죠?"라고 얘기했다. 객석의 팬들은 '최희원'이 아닌 '김희원'이라고 소리쳤지만,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상황 속에 이를 미처 확인하지 못한 신현준은 정정 없이 그대로 진행을 이어갔다.
영화제의 MC였지만 배우인 신현준은 2015년 연이은 대리 수상 속 시상식을 마무리 지으며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제인 만큼 영화인들이 소중하게 지켜나가길 바랍니다"라고 끝을 맺었던 것처럼, 올해 시상식에서도 뼈있는 한 마디를 남기며 대종상영화제의 부흥을 다시 한 번 기원했다.
신현준은 "올해가 54회입니다. 많은 선배님들이 만들어주신 영화제이고, 스스로 지켜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내년이 55회인데, 영화인의 영화제이기 때문에 관객들의 박수보다 더 뜨거운 박수를 쳐 줄 줄 아는 영화인이 됐으면 좋겠습니다"라고 2년 전과 같은 마음을 다시 한 번 내비쳤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 박지영 기자, TV조선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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