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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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시즌 전망(두산베어스 - 야수편)

기사입력 2005.03.29 03:10 / 기사수정 2005.03.29 03:10

이석재 기자


지난 시즌 두산베어스는 김경문 감독이 새로 부임하면서 이전의 김인식 감독의 좋은 점을 계승하며 나름대로의 차별화를 모색하게 되었다. 일단 투수의 철저한 분업화를 통한 팀 투수력을 극대화하는 모습은 그대로 계승되었다. 김인식 감독이 선발투수가 다른 팀에 비해 약한 두산의 현실을 바탕으로 수립한 전술이었는데 이는 김경문 감독 체제에도 적용된 것이다. 그러나 가장 달라졌다고 느낀 점은 공격에 있어서 선수들에 대한 믿음을 기초로 한 큰 야구를 구사했다는 점이다.

이점에서 "김인식 감독님이야 말로 믿는 야구의 대명사 아닌가?" 하고 반론을 제기할 분이 계시겠지만 김인식 감독 시절의 두산과 지난 시즌 두산은 분명히 다르다는 점을 간과하면 안된다. 김인식 감독 시절에는 우-동-수 트리오를 비롯하여 두산 타선이 왠만한 다른 팀들을 압도하던 시절이었다. 반면 지난 시즌 두산은 김동주를 제외하면 믿고 장타를 기대할 선수가 없을 정도로 타선이 약화된 상태였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김경문 감독의 선수를 믿는 큰 야구가 빛을 발했다는 것은 야구의 ABC만으로는 설명될 수 없는 그 무언가가 발휘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올시즌 김경문 감독은 이점에 대해서 상당히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사실 작전 없는 큰 야구가 정규 리그에서는 잘 먹혀 들었다. 하지만 상대 에이스들이 총출동하는 포스트시즌에서는 오히려 자충수가 될 수 있음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여러 경로를 통해 김경문 감독은 올 시즌에는 조금 다른 작전을 구사할 것이라고 공공연히 밝힌 바 있으며 그 일례로 김재박 감독의 작은 야구를 예로 들기도 했다. 두산의 화끈한 공격력을 기대하는 팬들에게는 실망스럽겠지만 병풍으로 인해 투타의 전력 공백이 많은 올시즌의 두산으로써는 오히려 현실적인 작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찌되었든 두산은 올시즌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기존 선수들의 분발도 분발이지만 새로운 선수들을 발굴하여 팀의 리빌딩의 기초를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김경문 감독은 타팀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선수들을 시범경기에 투입하는 모습이었다. 무려 23명을 테스트하며 정규 시즌 개막 엔트리를 추려내는 모습이었다. 아래는 올시즌 시범경기에 출장한 두산 야수들의 포지션별 명단이다.

포수

홍성흔

강인권

용덕한

 

1루수

장원진 

황윤성

홍원기(3)

이윤호

2루수

안경현

나주환

정원석

 

3루수

김동주

김재호(유)

윤석민

 

유격수

손시헌

 

 

 

외야수

최경환

방승재

김혜겸

 

 

문희성

윤승균

전상열

 

 

김창희

임재철

 

 

지명타자

이승준(1)

 

 

 



포수


지난 시즌 한층 원숙한 기량을 보이며 골든글러브와 포수 최초 최다안타왕을 차지한 홍성흔이 있다. 또한 작년 홍성흔의 좋은 성적을 가능할 수 있게 옆에서 후원해 준 백업 포수 강인권이 지키는 안방은 8개 구단 최강이라고 할 수 있다. 홍성흔이 지난 시즌 레스와 키퍼 등 외국인 투수와 호흡을 맞추고 강인권이 박명환의 선발 경기에서 마스크를 쓰는 투수별 분업이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강인권은 투수들을 편하게 해주는 리드에 강점을 보여 6억 신인 김명제의 선발 경기에도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승준 등 지명타자로 기용될 선수들이 많아 강인권이 지난 시즌보다 많은 경기에 선발 출장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 시즌 엔트리 확대 이후 백업 포수로 안정된 기량과 쏠쏠한 방망이를 선보인 바 있는 대구상고-동아대 출신 용덕한은 올시즌도 같은 처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군에도 정종수나 오세학 등 좋은 포수들이 많이 있어 두산으로써는 포수 자원이 부족한 롯데나 삼성 등으로부터 트레이드 러브콜을 받을 수도 있어 보인다. 롯데나 삼성의 유망주와의 맞트레이드는 두산으로써도 괜찮은 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1루수


우즈의 일본 진출 이후 두산의 1루는 장원진이 주전 홍원기가 백업인 형태로 운영되었는데 올시즌은 시작부터 이승준의 도전이 거세다. 이승준은 동대문상고(현 청원고)-중앙대를 거친 프로 7년차 선수인데 지난 시즌 좌완 킬러로의 명성을 드높이며 팀에서 유일하게 3연타석 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타격 폼이나 파워에 있어 고교 1년 선배인 심정수와 자주 비교되는 선수인데 변화구 적응력이 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선수이다. 지난 시즌까지는 주로 외야 백업 요원 및 좌완 선발 시 지명타자로 기용되었는데 올시즌은 쓰꾸미 전지 훈련부터 1루 미트를 손에서 떼지 않을 정도로 1루수 주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그러나 그가 도전하는 상대는 백전 노장 장원진이다. 1루 수비에 있어서 그다지 뛰어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장신으로 야수들이 송구하기에 편한 점이 강점이며 타격에 있어서도 늘 꾸준함을 보이는 선수이기 때문에 쉽게 자리를 내줄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물론 장원진이 한 두 해 정도 더 선수 생활을 할 것으로 보여 팀의 리빌딩을 위해서는 이승준의 기용이 더 잦아져야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승준이 장원진을 밀어낼 수 있을 정도의 선수라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장원진과 이승준의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홍원기는 다시 여러 개의 글러브와 미트를 가지고 다니는 멀티 내야수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범 경기에 선을 보인 바 있는 이윤호는 일단 2군에서 시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박진철과 함께 심재학과의 1 대 2 트레이드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황윤성은 35살의 나이에 올시즌 마저 뭔가 보여주지 못한다면 유니폼을 벗어야 할 위기에 처해 있다. 일단 시범 경기에서는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2루수

FA 모범생 안경현이 굳게 지키고 있는 2루 자리는 일단 신예 선수들이 노리기는 어려운 포지션으로 보인다. 프로 6년차인 정원석과 프로 3년차인 나주환이 컨디션이 좋지 않은 안경현 대신 시범 경기에 투입되었다. 그러나 정규 시즌이 시작되면 다시 백업 요원으로 활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두 선수 모두 2루수 보다는 언제 입대해야 할 지 모르는 손시헌의 포지션인 유격수를 내심 노리고 있다. 실제 시범경기에서도 나주환은 손시헌 대신 유격수로 선발 출장하며 코칭스태프의 실전 테스트를 받은 바 있는데 수비에서는 그다지 무리 없는 플레이를 보였다. 하지만 타석에서는 작년의 날카로운 배팅을 보여주지 못해 아쉬웠다. 반면 정원석은 유격수 포지션보다는 2루 포지션을 선호한다. 그러나 지난 시즌 타격이 너무 안 되어서 출장 기회를 후배인 나주환에게 많이 내준 기억이 있으므로 타격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시범 경기에서는 6타수 2안타를 기록하였다.


3루수

3루 역시 올시즌 팀 주장으로 선출되며 작년 말 은퇴 선언 파동을 잊고 열심히 훈련에 임했던 김동주의 아성이다. 특히 올시즌은 체중을 많이 감량하며 수비에서도 높은 공헌도를 보여주겠다고 선언하고 있어 3루 경쟁자들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게다가 3루 포지션은 멀티 내야수 홍원기가 가장 잘 소화해 내는 포지션이어서 백업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시범 경기에서는 중앙고 출신 대형 내야수 김재호가 많이 중용되는 모습이었으며 나름대로 깔끔한 수비를 선보였다. 그러나 아직 타격에서 많이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코칭스태프의 근심을 사고 있다. 반면에 수비보다는 장타력이 돋보이는 인창고 출신 2년차 윤석민은 일단 2군으로 내려간 상태이고 정규시즌은 2군에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타격이 워낙 좋은 선수여서 1군 합류도 기대되는 선수이다.


유격수


유격수 포지션 역시 얼짱 유격수 손시헌의 수성이 예상되는 포지션이다. 지난해 말 병풍으로 마음고생이 심했지만 일단 입대하기 전까지는 계속 야구를 하고 싶다는 의지가 강해 국내 잔류파 전지 훈련에서도 남다른 노력을 하는 모습이었다. 일단 시범경기에서도 야무진 배팅을 선보이며 수비만 잘하는 유격수가 아니라는 모습을 보여줄 작정이다. 일단 유격수 백업 요원으로는 나주환과 김재호, 멀티 내야수 홍원기 등이 있으나 지난 시즌 보여준 모습이나 올시즌 시범경기에서 보여주는 모습을 볼 때, 일단 손시헌이 주전 자리를 굳힌 것으로 보인다.


외야수

올시즌 두산의 외야 세 자리는 그 경쟁 구도 자체가 치열하다. 어느 누구도 주전을 확보했다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다. 지난 시즌 팀의 테이블 세터로 맹활약한 1번 전상열과 2번 최경환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것은 사실이나 전상열은 잔부상으로 시범경기 많은 게임에서 결장하다가 최근 1군에 합류한 상태이어서 자칫하면 시즌 개막을 벤치에서 지켜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프로 11년차의 만년 기대주 문희성이 올해는 뭔가 보여주겠다는 생각으로 동계훈련을 충실히 소화해 냈고 시범경기에서도 현대의 에이스 김수경을 상대로 투런 홈런을 뽑아내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어 코칭스태프들은 공공연히 3번타자 우익수 문희성을 이야기 하고 있다. 여기에 이치로만큼 우익수 수비를 잘 한다는 김창희와 발빠른 외야수 임재철도 호시탐탐 주전 자리를 노리고 있다. 

신인 윤승균도 시범경기에서 두산 외야수로는 독보적인 활약을 보이며 95년도 정수근 신화를 다시 쓰겠다는 각오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 윤승균은 2001년도 현대에서 2차 지명을 받은 선수이나 대학 진학을 하였고 졸업 후 현대에서 계약을 맺겠다는 의사가 없어 두산에 입단한 선수이다. 일단 발이 빠르고 수비 범위가 넓어 대수비 요원이나 대주자 요원으로 기용될 가능성이 많고 방망이도 잘 맞추고 있어 일단 1군 엔트리 한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윤승균과 함께 차세대 두산의 테이블 세터를 이룰 방승재나 인창고 출신 파워 히터 김혜겸은 일단 가능성은 보였으나 두산 외야진이 너무 탄탄해서 일단 시작은 2군에서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휘문고 출신 이호성도 2군에서 몸을 만들고 있어 시즌 중반이 되면 두산 외야수의 팀내 경쟁이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역시 팀 전력 상승에 큰 보탬이 되리라고 본다.

이상에서 점검한 내용을 토대로 올시즌 두산의 라인업을 구성하면 다음과 같다.

1

전상열

중견수

2

장원진

1루수

3

최경환

좌익수

4

김동주

3루수

5

홍성흔

포수

6

안경현

2루수

7

이승준

지명타자

8

김창희

우익수

9

손시헌

유격수


전체적으로 볼 때, 두산의 야수 라인업은 지난해와 비교해서 별다른 전력 보강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이다. 그러나 별다른 전력 손실도 없어 보인다. 일단 젊은 피 윤승균이나 만년 기대주 문희성이 1군에 합류하여 전체적으로는 지난해보다 좀 풍부해진 느낌이다. 여기에 지난 시즌 기대에 못 미쳤던 김동주가 은퇴 선언 파문 이후 와신상담하는 자세로 자신의 최고 시즌을 만들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어 타선에 있어서는 지난 해 보다 한층 나아진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예측 불허의 투수진에 비해 이미 검증된 바 있는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는 타선은 안정감을 주고 있기 때문에 지난 시즌에 비해 훨씬 더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말하기도 어렵지만 지난 시즌에 비해 형편없는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일단 중위권을 형성하며 포스트시즌을 노릴 수 있는 전력은 된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이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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