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유리정원'이 순수함과 광기를 넘나드는 문근영의 변신과 함께 116분의 드라마를 완성했다.
18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유리정원'(감독 신수원)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신수원 감독과 배우 문근영, 김태훈, 서태화가 참석했다.
'유리정원'은 베스트셀러 소설에 얽힌 미스터리한 사건, 그리고 슬픈 비밀을 그린 영화다. 홀로 숲 속의 유리정원에서 엽록체를 이용한 인공혈액을 연구하는 과학도를 훔쳐보며 초록의 피가 흐르는 여인에 대한 소설을 쓰는 무명 작가의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세상에 밝혀지게 되는 충격적인 비밀을 다룬 작품.
2015년 '사도' 이후 스크린에 복귀한 문근영의 변신이 눈에 띈다. 문근영은 '유리정원'에서 과학도이면서 자신이 나무에서 태어났다고 믿는 신비로운 여인 재연 역을 맡았다.
'유리정원'은 지난 12일 개막한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먼저 영화 팬들을 만났고, 신수원 감독을 비롯한 배우들도 부산에서의 감회를 전하며 영화를 함께 소개했다.
문근영은 "부산국제영화제에 몇 번 참석한 적은 있지만 제 영화로 갔던 적은 없다. 멋진 영화로 초청 받아서 굉장히 뿌듯하고 설레고 기쁜 시간이었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김태훈 역시 "영화인들이 즐겁게 모인 자리에 저희 영화가 선보일 수 있어서 즐거웠다"고 회상했고, 서태화는 "제가 부산국제영화제를 처음 갔었던 것이 '억수탕'으로 2회 때 갔었다. 올해가 22회인데, '나이를 많이 먹었구나' 싶었다. 20년이 지난 다음에야 개막작으로 부산을 찾게 돼서 굉장히 영광스럽다"고 덧붙였다.
신수원 감독도 "개막작으로 찾아뵐 수 있어서 기뻤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문근영의 변신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신수원 감독은 "30대 중반 정도의 여자 배우가 필요했다. 그런데 많지가 않더라. 그 안에서 근영 씨가 굉장히 잘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인물의 처음과 끝의 연기와 폭이 달라져 있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것을 섬세하게 표현할만한 배우가 필요했고, 문근영 씨가 순수한 이미지도 있기 때문에 잘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현장에서는 동물적인 배우처럼 본능이 강한 배우라는 것을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이에 문근영은 "감독님과 작품적으로도 소통하는 게 재미있었다. 소통을 하면서 하는 작업들이 너무나 재미있었고 행복했다. 감독님을 믿고 마음껏 연기할 수 있었다"면서 "재연을 극적으로 표현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표현하고 싶었고, 그래야 된다고 생각했었다"고 전했다.
영화 속에서 문근영은 같은 눈물을 흘리는 장면 속에서도 한 쪽에서는 처연함을, 또 한 쪽에서는 격정적인 감정들을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성공과 욕망에 사로잡힌 현실주의자 정교수 역할을 연기한 서태화는 "여기 나오는 등장인물들이 전부 다 각자 입장에서 자기를 정당화 할 수 있는 인물들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시는 관객 분들이 '나는 지금까지 어떻게 살았고, 또 어떤 식으로 살아갈 것'인지 생각할 수 있는 그런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하며 "등장인물에 자기를 대입해서 생각해보면 굉장히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을 이었다.
신수원 감독은 "살면서 우리가 누군가의 삶에 개입해서 타인의 칼을 들이대는 그 상황들을 크든 작든 많이 만나게 되는데, 그 안에서 우리가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를 이 영화를 보고 조금이라도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한 편의 소설을 읽는 것처럼 봐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당부했다.
'유리정원'은 10월 2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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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