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KBS가 준비한 8개의 파일럿이 저마다 다른 성적표를 받았다. 시청률은 높지만 반응이 안 좋은 프로그램도 있고, 시청률은 낮지만 반응이 좋은 프로그램도 있다.
'하룻밤만 재워줘', '혼자 왔어요', '줄을 서시오'는 각각 '한 끼 줍쇼', '하트시그널', '밤도깨비'를 따라했다는 혹평을 들었다. 그런 반면 '건반 위의 하이에나'와 '1%의 우정', '백조클럽'은 색다른 조합과 감동적인 도전으로 호평을 받았다. '가족의 발견'과 '100인의 선택'은 어디선 가 많이 본 듯한 포맷으로 큰 반향을 낳지는 못했다. 이들 8개의 프로그램 중 정규편성 가능성이 있는 프로그램을 셋 꼽아봤다.
▲ 시청률 1위, 논란도 1위 - '하룻밤만 재워줘'
유난히 저조했던 이번 추석 파일럿 프로그램들 중 당당히 전체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게다가 '하룻밤만 재워줘' 2부는 10.1%(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일한 두자릿 수 파일럿 프로그램이 됐다.
'하룻밤만 재워줘'는 방송 전부터 논란의 중심이었다. "JTBC '한끼줍쇼'의 숙박버전이다", "국제적인 민폐다"는 비판이 줄을 이었다. 그러나 '하룻밤만 재워줘' 측은 "이 포맷은 이상민 씨의 아이디어로 아무것도 짜여지지 않은 상황에서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바탕으로 여행이 진행되는 걸 담은 작품"이라고 기획의도를 설명했고, 이탈리아에서 만난 K팝 팬과 뜨거운 우정을 나누며 감동을 전했다.
'하룻밤만 재워줘'의 정규편성이 긍정적인 이유는 높은 시청률 뿐만 아니라 출연진들의 의지로 설명할 수 있다. 이상민과 김종민은 촬영 후 "너무 재미있었다"며 또 가자는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특히 이상민은 이탈리아 현지에서 재워주겠다는 영국인 가족의 연락처까지 받아내는 열의를 보이고 있다. 과연 '하룻밤만 재워줘'가 이들의 열정을 바탕으로 정규편성 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 정규 편성 기대하게 한 케미 - '1%의 우정'
흔히들 사람과 사람의 어울리는 정도를 케미스트리라고 한다. 그리고 친할 수록, 잘 어울릴 수록 '케미가 좋다'고 이야기해왔다. 그러나 '1%의 우정'은 극과 극이 붙었을 때 나오는 케미도 볼만하다고 역설한다. 이 프로그램은 6.9%의 시청률로 '하룻밤만 재워줘'에 이어 추석 파일럿 시청률 2위를 기록했다.
식성부터 생활 습관까지 180도 달랐던 설민석-김종민은 역사에 대한 관심과 스태크래프트라는 1%의 관심사를 찾아 친구가 됐다. 낯을 가리는 안정환과 친화력 대장 배정남은 유일한 관심사인 술로 대화를 텄다. 사람과 사람이 친해지는 과정이 재미와 함께 공감도 자아냈다. '1%의 우정'을 본 시청자들은 "배정남과 친구로 지내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안정환의 답을 듣고 싶어서라도 '1%의 우정' 정규 편성을 기다리고 있다.
▲ 화제성 바탕으로 음원차트 호성적 - '건반 위의 하이에나'
'건반 위의 하이에나'는 앞서 언급한 두 프로그램만큼 시청률이 잘 나오진 못했다. 그러나 윤종신, 그레이, 정재형, 펜타곤 후이 등 음원 강자들이 총 출동한만큼 음원차트에서 그 화제성을 입증하고 있다. 방송이 모두 끝난 뒤 9일 낮 12시 윤종신 '너를 찾아서', 정재형 '그댄 모르죠'(With 정승환), 그레이 '잘'(With 슬리피, 로꼬, 후디), 펜타곤 후이 'Wake me up'(With 조우찬)이 공개됐고, 이 네 곡 모두 음원사이트 100위 안에 진입한 것.
게다가 프로그램 자체도 신선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제까지 완성된 음원만 듣던 시청자들은 음원이 만들어지기까지 과정을 보며 신기해한다. 과정을 본 만큼 완성된 음원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작곡가 별로 상이한 제작 과정도 흥미로웠다.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KBS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