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9 19:24
스포츠

프로 농구 - 팬 확보 및 관중 동원을 위하여..

기사입력 2005.03.24 08:48 / 기사수정 2005.03.24 08:48

김주영 기자
프로 스포츠는 선수들과 팀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관중들과 함께 하는 분야이다. 한 경기 한 경기를 정해진 시간과 규칙 내에서 잘 마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같이 즐기고 응원하는 팬들과 함께 할 때 진정한 의미가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프로 스포츠 경기에서 많은 관중들을 동원하는 것은 중요한 부분이며, 그것이 스포츠의 활성화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연결된다. 각 종목별로, 그리고 구단별로 최대한 많은 팬을 확보하려고 노력하며, 많은 관중을 경기장으로 불러들이기 위해 여러 이벤트를 기획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프로화 되어 있는 종목들 중, 가장 관심을 가지고 경기장을 다니며 느낀 점이 많았던 농구를 중심으로 팬 확보와 관중 동원에 관해서 언급해보겠다.


오빠부대를 몰고다녔던 농구판

농구 대잔치 시절부터 오빠 부대로 대표되는 팬들을 몰고 다니며 응원 문화를 이어 갔던 종목이 농구라고 할 수 있다.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와 팀을 중심으로 응원을 주도해 갔고, 그것이 열띤 응원이 되어 경기 분위기까지 이어가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현재 프로 농구의 열기는 결코 뜨겁다고 할 수 없다. 서울 경기에서는 관중석이 많이 빈 채로 경기를 진행해 가는 경우가 허다하며 홈팀만의 독특하고 강렬한 응원 문화도 정착되어 있지 않은 모습이다. 물론, 예전부터 팬들을 몰고 다니는 선수들을 중심으로는 고정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그들을 응원하지만, 순수하게 농구를 좋아하고 경기를 즐길 목적으로 오는 관중들은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특히, 관중석이 많고 규모가 큰 잠실 실내 체육관을 홈으로 쓰고 있는 서울 삼성 구단은 평소 경기에서 3층 좌석은 선수들 사진으로 된 현수막으로 자리를 덮은 채로 아예 관중석으로 운영하고 있지도 않은 실정이다.

이번 시즌부터 학생 체육관으로 홈 경기장을 옮긴 SK의 경기들을 거의 빠짐없이 관람하면서 우선, 체육관 자체의 시설적인 측면을 생각하게 되었다. 규모가 작아지다 보니 관중들의 응원도 더 집중되는 느낌이며, 어웨이 팀의 선수들은 위압감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경기를 하는 선수들과 응원하는 팬들과의 거리가 가까워졌다. 따라서 경기를 보는 재미도 늘고, 그러면서 경기를 즐기고 싶어하는 관중들이 더 많이 경기장을 찾게 되는 효과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로 인해, SK 구단은홈구장을 옮긴 이후, 지금까지 농구의 메카라고 불린 창원 LG의 한 시즌 최다 관중 동원 기록을 깨고 신기록을 세우게 되었다. 그것이 순수 농구 팬들이 스스로 찾아와서 이룬 결과인지 관중 유치 이벤트로 구단 내에서 여러 힘을 쓴 결과인지를 떠나서 말이다. 이와 같이 경기장 시설의 변화로도 관중 동원은 어느 정도 성공할 수 있다고 할 수 있는데, 그와 더불어 좀 더 본질적인 요인 또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홈 팀도 없고 어웨이 팀도 없다?

서울 구단의 홈 경기들은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그들만의 결속력이나 위력이 많이 느껴지지 않는다. 특히, 주중에 경기가 있는 날이면 경기장은 관중석이 상당히 많이 빈 상태로 응원도 허전하게 경기가 진행된다. 주말에는 관중들이 그나마 많이 들어오기는 하지만 응원 내용이나 경기 분위기로만 보아서는 어느 팀이 홈팀이고 어느 팀이 어웨이 팀인지 구별하기 힘든 경우가 많이 있다. 그만큼 지방에서 올라오는 팀들의 응원단이 결속력이 있게 체계적으로 각 팀 선수들을 응원하는 반면, 서울 팀은 구단의 서포터스 석에서 일부 체계적인 응원이 이루어지지만 나머지는 제각각인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서포터스 석에 앉아 있는 소수의 응원단을 제외하고는 쉽게 협력이 되지 않아 응원단장 등 홈팀 이벤트 관계자들이 힘에 부쳐하는 모습은 매 경기 쉽게 볼 수 있다. 서울을 연고에 둔 팀이 존재하긴 하지만 그것이 강한 결속력으로 뭉치지는 못한다는 말이다. 워낙에 큰 도시이고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도시라는 요인이 있긴 하지만 그만큼 더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이 많고 뭉칠 수 있는 잠재력도 크다는 점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서울의 자존심' 이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는 현수막이 경기장 앞에 걸려 있으면 뭐하겠는가. 실제로 서울 안에 살고 있는 이들이 그렇게 느끼지 못하는 상황에서 경기장 앞에서만 볼 수 있는 그러한 문구는 그다지 효과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점과 관련하여, 전주 실내 체육관을 찾았던 경험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농구 경기를 보기 위해 이번 시즌에 처음으로 전주라는 도시에 갈 기회가 생겼다. '전주 실내 체육관은 어떤 분위기일까?', '홈팀 이벤트는 어떤 것들을 하며 호응도는 얼마나 될까?', '장내 아나운서의 진행은 서울과 어떻게 다를까?' 등과 같은 막연한 호기심만 가지고 전주로 향했는데, 도착한 순간부터 그 도시의 농구 사랑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터미널에 내려서 체육관으로 가는 길에 어디서나 볼 수 있던 홈 경기 일정, 거리에 줄지어 걸려 있는 현수막 등이 눈길을 끌 수 밖에 없었다. 서울에서는 바로 경기장 앞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장면이 시내 어디서나 쉽게 발견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경기 당일에도 관중석은 빈 자리 없이 모두 들어찼고, 경기 시작 두 시간 전에 경기장에 도착했을 때도 이미 관중들은 거의 자리를 잡고 앉아 있는 상태였다. 응원 역시 모두 하나가 되어 상대 팀에게 충분한 위압감을 줄 수 있는 정도였다. 따라서 그런 분위기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지나치게 시끄럽다고도 할 수 있는 홈팀 응원에 기가 죽었을 만한 분위기였다. 거기서 '이런 게 진짜 응원 문화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으며, 그러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전주 팬들이 부럽다는 생각도 경기 내내 하게 되었다. 이처럼 각 구단이 연고를 두고 있는 지역에서 자신의 지역의 구단을 살리고, 더 수준 높은 농구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 좀 더 많은 투자와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시민들이 일상에서 보다 쉽게 접할 수 있고, 그로 인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고 즐기기까지는 나름대로의 노력과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지만, 한 번 시작한 이후에는 좀 더 편하게 접할 수 있기 때문에 도시적 차원에서 좀 더 많은 홍보를 해주고 사람들의 주의를 끌게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경기력만이 전부는 아니다

물론, 경기 내용이나 선수들 차원 등 내적 요인도 중요하다. 그 중 특히,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또는 확보할 수 있는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관중 동원에 직접적인 요인이 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를 따라서 좋아하는 팀도 정해지고, 그에 따라 그 선수가 출전하는 경기장에 직접 찾아가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어느 한 선수가 팀에 존재함에 따라 그 선수의 고정 팬들이 존재하며, '팬을 몰고 다니는 선수', '오빠 부대의 원조' 등의 말이 나오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볼 수 있다. 그것은 물론 선수나 팀의 성적과도 관계가 있겠지만 꼭 그렇지 않더라도 다른 어떤 측면에서 팬들에게 어필함으로써 인기를 유지할 수 있다면 그것 또한 프로 선수로서의 능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팀에서도 선수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불우 이웃 돕기 성금 모금 행사에 참여하게 하는 것이나, 전자랜드의 김도수 선수의 얼굴 보험 가입 등이 선수 관리와 팬 관리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무엇보다 좋은 선수를 확보하는 것은 좋은 팀을 만들고 좋은 성적을 내는 기본이 되며, 많은 팬을 확보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홈 경기 내에서 중간 중간 펼치는 이벤트 내용이나 단체 관람 초대 등도 역시 관중을 유치하는 데에 중요한 요인으로 지적할 수 있다. 단적인 예로, 경기장의 치어리더들도 개인적으로나 팀 전체적으로 상당한 팬을 확보하고 있고, 그들의 활동 여부에 따라 관중들은 더 즐거워하고 계속해서 경기장을 찾을 수 있다. 또한 하프타임 이벤트에서 관중들이 참여하게 하여 선물을 준다거나 작전 타임 시간에 선물을 나눠주는 등의 이벤트는 관중들의 호응을 얻기에 충분하다. 일차적으로는 농구 경기를 보고, 또는 좋아하는 선수를 보러 경기장을 찾겠지만 그러한 하나 하나의 이벤트를 통해 즐거움을 느끼고 경기 또한 더 즐기며 관람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경기장에서 팬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는 매우 중요한 사항이 된다. 구단 별로 이벤트 전문 회사와 계약을 맺어 전담시키고, 그 관계가 몇 시즌간 계속되는 경우가 매우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장내 아나운서의 경기장 분위기 주도가 관중들에게 거부감을 갖게 한다거나 이벤트 진행이 매끄럽지 않음으로 인해 경기장을 찾는 관중들에게 부작용을 일으켜서 즐기러 왔던 관중들도 실망과 함께 돌아가는 경우 또한 보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경기장 내의 경기 내용 이외의 부분들도 관중 동원을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할 수 있겠다. 


농구 경기를 즐기려는 이들이 찾는 경기장

또한, 관중들이 많이 들어오지 않는 상황을 대비해서 경기장 분위기를 잡기 위해 구단 측에서 단체 관람을 초대하여 관중석의 한 부분을 채우는 등의 노력도 하고 있다. 실제로 농구 경기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아니라 군경이나 초등학생 등 어느 단체를 정해 구단 측에서 억지로 관중석을 채워 넣으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으며, 그러한 점도 물론 인정한다. 절대적으로 이러한 방법이 옳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실제로 경기장에서 그러한 단체 관람 관중들과 경기를 볼 때면 보다 짜임새 있게 응원 문화가 잡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는 관중들보다 함께 응원에 참여하는 정도가 높고 그것이 다른 관중석은 물론 선수들에게까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예로, 서울 SK의 홈경기에서 SK 신입 사원들이 단체로 관람을 온 때가 있었다. 실제 관중들이 많이 오지 않은 상황에서 응원석 한 곳을 차지하고 앉은 그들은 그 어느 응원석보다도 응원 단장의 리드에 높은 호응을 보였고 열띤 응원을 펼쳤다. 당연히 다른 관중들의 시선은 그 쪽으로 고정되었고, 영향을 받기라도 한 듯 다 같이 응원에 참여하는 분위기로 이어졌다. 그것이 단기적으로 어느 한 경기에서 관중석을 좀 더 채우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도 있지만, 그 응원 분위기를 접한 다른 관중들 또한 함께 참여하게 하고, 다음 경기에서도 적극적인 자세로 경기장을 찾아와 응원하며 즐길 수 있는 장기적인 효과도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비슷한 예로, 이번 시즌 삼성과 KTF의 플레이오프 2차전이 열린 잠실 실내 체육관을 찾았을 때에도 홈팀인 삼성의 정 가운데 관중석을 똑같은 의상과 응원 도구를 갖춘 삼성 신입 사원들이 채워서, 삼성의 그 어느 홈경기 때보다도 열띠고 인상 깊은 응원을 보여주었다. '구단 측에서 신경 많이 썼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 응원 분위기가 홈팀인 삼성의 것이라는 점, 그리고 흐름을 가져갈 수 있었다는 점이 단체 응원의 힘을 새삼 느낄 수 있게 했다. 선수들의 경기 내용은 물론이고, 다른 관중들의 더 많은 참여와 즐기는 분위기를 위해서라도 구단측의 이러한 노력 또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프로 스포츠에서 관중들의 참여도를 높이고, 그 중에서 농구라는 종목에서 현재 부족한 상황을 극복하고 더 많은 팬을 확보할 수 있게 하는 요인에 대해 평소 느꼈던 점들을 중심으로 정리해 보았다. 물론, 프로 농구라는 분야가 아직 더 발전해 나갈 점이 많고, 소수의 노력이 아니라 보다 근본적이고 대중적인 차원에서의 시각과 노력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문제점들은 계속해서 대두되어 왔고 04~05 정규 시즌을 마무리한 지금 시점에서 역시 생각해보아야 할 점들이 많이 있다. 그 중, 실제적인 농구 팬 확보와 경기장으로의 관중 동원 측면에서 현재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고, 당장에 급격하게는 아니더라도 하나 하나의 노력들로 인해 응원 문화가 자리를 잡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프로 농구의, 그리고 프로 스포츠의 주체이며 즐기는 것은 선수들만이 아니라 관중들도 함께이며 그렇게 될 때 진정한 빛을 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주영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