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조은혜 기자] '역시 라이온킹'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경기였다. 이승엽은 마지막 경기에서도 맹활약을 펼치며 자신이 왜 '전설'로 불리는 지를 확실히 보여줬다.
삼성은 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10-9로 승리했다. 이날 자신의 전성기 시절 주로 나섰던 1루수 및 3번타자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승엽은 4타수 2홈런 3타점 2득점으로 결코 잊을 수 없는 은퇴 경기를 만들었다.
은퇴 경기를 앞두고 있던 이승엽은 "사실 오늘 아침 기분이 좋지 않았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하니 뒤숭숭하고 씁쓸했다"고 돌아보며 "어제까지는 안타와 홈런을 치고 싶어는데, 오늘은 안타를 떠나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얘기했다. 그저 팬들에게 '이승엽이라는 선수가 있었구나' 기억된다면 만족한다는 이승엽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선수 생활을 끝내기에 이승엽의 능력과 스타성은 아직도 예리했다. 1회말 1사 3루 상황 자신의 마지막 경기, 첫 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은 넥센 선발 한현희의 3구 147km/h 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모두가 감탄했고, 이승엽의 마지막 홈런이라고 여겨질 만한 홈런이었다.
그러나 언제나 그랬듯, 이승엽의 역사는 이승엽이 새로 썼다. 이승엽은 2-1로 추격을 당한 3회말 또 한 번 아치를 그렸다. 이번에는 2사 주자 없는 상황 한현희의 2구를 우측 담장을 그대로 넘겼다. 시즌 24호이자 통산 467호. 이승엽의 진짜 마지막 홈런이었다. 이후 타석에서는 범타로 물러나며 이날 경기를, 그리고 자신의 선수로서의 마지막 경기를 마무리했다.
과연 이승엽다운 경기였고, 그래서 이날의 작별이 더욱 아쉬웠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대구, 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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