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5.03.17 10:18 / 기사수정 2005.03.17 10:18
전통의 영남 명가 울산과 포항이 3월 16일 울산 호랑이굴<문수축구경기장>에서 맞붙었다. 오랜 세월, 중요한 순간마다 서로의 발목을 잡아온 숙명의 라이벌, 그러나 두 팀 모두 브라질 용병인 카르로스와 이따마르의 한 골에 만족해야 했고 승자도 패자도 나오지 않았다. 다만 1-0으로 앞서고 있다 후반 로스타임에 실점을 한 울산은 아쉬움에 땅을 쳐야했던 반면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린 포항은 승리와 다름없는 느낌으로 경기를 마친 것이 차이점이었다.
소문난 잔치 집에 먹을 것이 없다고 했던가? 라이벌전의 기대와는 달리 전반 30분까지 양 팀은 지루한 방패의 싸움을 주고받으며 시간을 보냈다. 전반 15분이 되어서야 카르로스가 슛다운 슛을 처음으로 선보였을 정도. 양 팀 모두 공격전환의 속도가 느렸고 패스의 세밀함이 부족했다. 공을 가지고 있지 않은 선수들의 적극적인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양 팀의 수비진들은 탄탄한 틀을 유지하며 상대공격의 예봉을 제압했다. 특히 유경렬-유상철(국가대표 차출)이 빠진 울산의 수비진에 투입된 신인 박병규는 변성환과 조세권의 중앙에 위치해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강력한 수비가 상쇄하는 0의 흐름은 전반전을 넘기지 못했다. 전반 43분 울산 진영에서 상대의 공을 뺏은 이호가 전방의 카르로스에게 직선 스루패스를 연결했고 카르로스는 수비와의 몸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며 중거리 슛. 공은 몸을 날린 김병지의 손을 살짝 스치며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러나 카르로스는 유니폼 속, 딸의 사진이 프린팅 된 티셔츠를 보여주는 골세레모니를 펼친 덕분에 옐로우 카드도 같이 얻어야만 했다.
후반 45분은 주로 포항이 공격을 주도하는 가운데 울산의 간헐적이고도 위협적인 역습이 펼쳐지는 구도였다. 1점을 뒤진 채 후반을 맞이한 포항, 그러나 여전히 포항의 공격은 효율적이지 못하였다. 지나치게 중앙에만 공격이 집중되었고 다 실바와 이따마르의 개인기에 의존하는 경향이 지나쳤다. 59분과 63분 맞이한 두 번의 찬스 말고는 크게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 내지 못하였다.
70분이 넘어서자 울산의 수비는 한 층 두터워졌다. 박진섭과 현영민은 최대한 공격을 자제했으며 울산의 전술은 5-3-2에 가까웠다.
예리하지 못한 공격과 두터운 수비가 맞붙자 경기는 다소 답답하게 진행되었다. 그리고 정규시간이 끝난 로스타임, 울산의 코칭스태프들과 관중들이 승리를 기대하고 있을 즈음, 불안한 위치에서 현영민의 파울이 나왔다. 울산선수들은 강력하게 항의 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고 이따마르의 오른발 직접 프리킥은 반대편 골포스트를 맞고 골대 안으로 흘러들어갔다. 그리고 경기는 1-1의 스코어로 끝이 났다.
울산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은 애매한 현영민의 파울 판정과 지나치게 길게 주어진 로스타임<5분>, 그리고 그 5분을 다 채우지 않고 휘슬을 분 미숙한 경기 운영에 대하여 강력하게 항의했다. 그러나 끝난 경기의 결과가 번복될 수는 없는 법, 김정남 감독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을 다독이며 분위기를 추스렸고 울산선수들과 관중들은 아쉬움을 남긴 채 경기장을 떠나야했다.
이 날 경기를 무승부를 마친 포항과 울산은 각각 2승1무, 1승2무를 기록하며 3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포항은 1위에서 2위로, 울산은 4위에서5위로 각각 한 계단씩 내려 앉았다. 한편 이날 3경기 연속 득점을 노리던 울산의 이종민과 포항의 다 실바는 모두 득점에 실패한 채 각각 79분과 64분 교체아웃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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