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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10주년 기획특집③]역대 수원 최고의 투톱은?

기사입력 2005.03.14 23:03 / 기사수정 2005.03.14 23:03

이상규 기자

10년간 K리그와 아시아 클럽 대회에서 통산 18번 우승을 차지한 수원. 그동안 기량이 뛰어난 많은 선수들이 배출 되었고, 지금도 배출되고 있는 중이다. 그 선수들이 11명의 주전으로 구성되어, 서로 탁월한 기량을 그라운드에서 유감없이 발휘했다. 선수들의 맹활약 속에 많은 우승을 차지하여, 그동안 K리그와 아시아 최고의 자리에 올라올 수 있었다.

11명의 주전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선수들의 위치와 형태를 가리키는 대형이 짜여져 있어야 한다. 대게 4-4-2나 3-4-3 등과 같은 것을 말한다. 2003년까지 수원 전 감독을 맡은 김호 전 감독은 주로 4-4-2 대형을 구사했으며, 차범근 현 감독은 3-4-1-2 대형을 구사하고 있다. 공통점이라면, 공격진을 주로 투톱으로 구성시킨 것이다. 수원은 10년 동안 투톱을 많이 구사했다.

K리그 팀들의 공격진을 살펴보면 원톱이나 스리톱 보다는 투톱을 더 많이 구사하고 있다. 투톱은 다른 분야에서도 활용되고 있어,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느낌을 주고 있다. 이쯤에서 역대 수원 최고의 투톱을 살펴봤다. 그동안 많은 선수들이 공격수를 많았거나 여러가지 투톱 조합들이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최고의 공격력을 발휘하여 수원의 공격진을 빛낸 투톱들이 있었다. 


박건하-이기근(1996) 


(박건하 사진 출처 : 수원삼성 블루윙즈 공식 홈페이지)

프로 첫 해를 보낸 1996년에는 후기리그 우승과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을 차지했다. 신생팀 수원 이후 창단한 팀들의 첫 해 성적이 좋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원은 신생팀 시절 이었던 1996년에 놀라운 성적을 거두었다. 당시에는 루마니아 출신 플레이메이커 바데아, 축구 천재로 꼽혔던 고종수 등이 맹활약 펼쳤다. 그리고 두 명의 국내 골잡이들이 공격진을 빛냈다.

1996년에는 그 해에 K리그 신인왕을 차지한 '초특급 신인' 박건하, 1988년과 1991년에 K리그 득점왕을 수상한 이기근이 투톱을 형성했다. 전자는 수원 입단 이전에 실업축구팀 이랜드의 골잡이로서 아마추어 축구에서 명성을 높였고, 후자는 포항제철(현 포항)과 대우(현 부산)를 거치면서 골잡이 다운 활약을 뽐낸 공격수다. 아마추어 최고의 골잡이와 프로 최고의 골잡이가 1996년에 투톱을 형성한 것이다.

박건하는 34경기에 출전하여 14골 6도움을 기록했고, 이기근은 32경기에 출전하여 11골 6도움을 기록했다. 두 골잡이의 기록을 합해보면 총 25골 12도움을 기록했다. 박건하가 위협적인 움직임과 안정적인 위치선정 등으로 많은 골을 넣었다면, 당시 30대 초반 이었던 이기근은 노련한 골 감각을 뽐냈다. 1997년에는 두 선수의 활약도가 주춤했지만, 역대 수원 최고의 국내 골잡이로 형성된 투톱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 용병 공격수들이 수원의 공격력을 높였다.


샤샤-비탈리(1998~1999)
 


(샤샤 사진 출처 : 수원삼성 블루윙즈 공식 홈페이지)

수원은 1998년에 창단 이후 첫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했고, 1999년에는 정규리그 2연패를 비롯한 전관왕 달성에 성공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된 박건하는 소속팀 수원에서의 입지가 서서히 약화 되었다. 오히려 샤샤, 비탈리, 미하이 같은 용병 공격수들의 입지가 강화 되었다. 세 명의 용병 공격수들은 서로 주전과 조커를 번갈아 가면서 경기에 출전했지만, 그중에서도 '샤샤-비탈리'의 조합의 공격력이 빛났다.

샤샤와 비탈리는 1998년 시즌 도중에 부산과 전북에서 수원으로 이적한 공격수들이다. 각각 18경기 출전 8골 1도움, 21경기 출전 7골 4도움을 기록하여 수원 공격력에 힘을 불어 넣었다. 미하이가 떠나고 1999년을 맞이한 두 선수는, 조커 박건하와 함께 K리그 최강의 공격력을 발휘했다. 좌우 윙을 맡는 데니스(귀화명 이성남)와 서정원의 빠른 측면 공격, 공격형 미드필더 고종수의 재치있는 패싱력 등이 발휘되면서, 공격진은 미드필드진을 통해 많은 공격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37경기에 출전한 샤샤는 23골 4도움을 기록했고, 36경기 출전한 비탈리는 10골 10도움을 기록하여 샤샤의 골까지 잘 보조했다. 39경기 출전한 박건하는 12골 6도움을 기록하여, 주전이었던 비탈리보다 더 많은 골을 넣었다. 세명이 1999년에 넣은 골은 총 45골. 기록상으로 봐도 엄청난 골 감각을 과시한 셈이다. 특히 샤샤는 그 해에 정규리그 득점왕을 수상했다. 


산드로-데니스(2000~2002)
 



(데니스 사진 출처 : 수원삼성 블루윙즈 공식 홈페이지)

2000년에는 황선홍이 K리그에서 단 1경기만 출전했고, 가시와 레이솔에서 다시 수원으로 돌아온 샤샤는 예전 감각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러자, 브라질 청소년 대표(U-17) 출신의 산드로를 시즌 도중에 영입했다. 당시 21세 였던 산드로는 그 해 11경기에 출전하여 5골 4도움을 기록하여, 앞으로에 대한 가능성을 밝게 했다. 그리고 2001년에는 33경기에 출전하여 17골 3도움을 기록, 정규리그 득점왕까지 거머쥐면서 K리그 정상급 공격수로 발돋움했다.

2000년대 초에 산드로의 공격력을 극대화 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 선수는, 다름아닌 데니스였다. 데니스의 득점력이 미드필더 치고는 높았기 때문에 공격수 전환이 가능했고, 산드로와 함께 공격력을 제대로 책임질 다른 공격수들이 없었기 때문이다. 박건하의 하향세는 점점 두드러졌고, 알렌과 미트로는 K리그 적응에 실패했다.

데니스는 2000~2001년에는 왼쪽윙과 공격수를 번갈아 갔지만, 2002년에는 완전히 공격수로 굳혀 산드로와 함께 투톱을 형성했다. 투톱 뒤에서 중앙 공격력을 높이는 고종수까지 가세하자, 수원의 공격을 책임지는 일명 '고데로 트리오'가 형성 되었다. 주로 아기자기한 공격 연결을 통해, 상대팀 수비진을 허무는데 주력했다. 


뚜따-나드손(2003)
 


(나드손 사진 출처 : 수원삼성 블루윙즈 공식 홈페이지)


2003년 초에 '고데로 트리오'를 형성하는 선수들이 모두 타팀에서 활약하게 되자, 수원 공격진의 약화가 두드러졌다. 그나마 믿을만한 뚜따가 시즌 초반에 부상으로 40여일간 출전하지 못하자, 미드필더와 수비수가 공격수를 보는 일이 잦아졌다. 에니오, 손승준, 손대호 등이 뚜따 공백을 메꾸기 위해 최전방 공격수를 맡았다. 하지만 이것 마저도 시원치 않았다. 결국, 뚜따가 5월 18일 안양(현 FC서울)전에서 결승골을 넣고 복귀하면서 수원 공격력이 다시 살아났다.

수원은 공격력 강화를 위해, 2003년 시즌 중반에 브라질 국가대표와 올림픽대표 경력이 있는 21세의 나드손을 영입했다. 뚜따(188cm)와 나드손(171cm)의 '빅&스몰' 조합이 형성된 것이다. 뚜따가 전방에서 뛰어난 포스트 플레이를 발휘하면서 상대팀 수비진의 힘과 체력을 떨어 뜨리는데 치중했다면, 브라질에서 '나드골'로 각광받았던 나드손은 많은 골을 넣는데 성공했다. 나드손은 18경기에 출전하여 14골을 넣는 놀라운 골 감각을 발휘했다.

'뚜따-나드손' 조합이 높은 위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비결은, 뚜따의 역할이 컸다. 육중한 체격조건(188cm, 90kg)과 강력한 파워, 저돌적인 움직임, 그리고 빠른발까지 가세하면서 상대팀 수비진을 끊임없이 괴롭혔다. 뚜따가 타겟맨으로서 100% 이상의 역할을 하면서, 쉐도우 성향이 강했던 나드손에게 많은 슈팅 기회가 있었던 것이다. 지난해는 마르셀이 나드손과 함께 투톱을 형성했지만, 대체적으로 마르셀에 대한 평가가 뚜따에 비해 좋지 않았다. 2005년에는 투톱 보다는 세 명이 호흡하는 공격 삼각편대 역할의 비중이 컸다. 


'샤샤-나드손' 투톱은 어떨까?

수원 공식 홈페이지와 수원의 2005년 팬북에서는, 수원 10주년 BEST 11을 공개했다. 그동안 수원을 빛낸 선수들을 가리는 10주년 BEST 11은, FW 부문에 샤샤와 나드손이 선정 되었다. 샤샤와 나드손은 같은 기간에 수원에서 활약한 적이 없다.(샤샤는 1998~2000년, 나드손은 2003~현재)

하지만 두 골잡이가 함께 수원 공격수로 활약했다면, 서로 많은 골을 터뜨릴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다. 무엇보다 골 결정력 만큼은 다른 공격수들 보다 한수 앞섰기 때문이다. 샤샤가 전방에서 위협적인 움직임을 발휘했다면(샤샤의 활약은 수원에서 전성기를 보낸 시절을 말함), 나드손은 유연성과 빠른 돌파로 상대팀 수비진을 공략했다.

헤딩골도 많이 넣었을 것이다. 190cm의 샤샤는 제공권 장악능력에 능했고, 171cm의 나드손은 지난해 정규리그 넣은 12골 중에 7골을 헤딩으로 넣었다. 만약 같은 기간 그것도 전성기 시절에 함께 수원에서 활약 했다면, 그동안 다른 투톱들 보다 더 좋은 공격력을 뽐냈을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K리그 용병 공격수 계보는 '피아퐁-라데-샤샤'로 형성 되었다. 그런데 그 계보를 최근들어 '원샷원킬'로 각광받는 나드손이 거의 이어간 상황이다. 최근에는 6경기 연속골을 기록하고 있어, K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용병 공격수 대열에 포함될 날을 얼마 안남기고 있다.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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