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8.31 09:00 / 기사수정 2017.08.31 09:00
[엑스포츠뉴스 김선우 기자]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감독 원신연)이 알고 보면 2배 더 재미있는 영화와 소설의 차이점을 전격 공개한다.
▲ ‘병수’가 살인을 하는 이유
영화와 소설의 가장 큰 차이점은 주인공 ‘병수’가 살인을 하는 이유다. 소설 속 ‘병수’는 ‘더 완벽한 쾌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목표를 안고 살인을 저지른다. 반면 영화 속 ‘병수’(설경구)는 ‘세상에 널린 죽어 마땅한 쓰레기 같은 사람들을 청소하기 위함’이라 생각하며 살인을 한다.
원신연 감독은 관객들이 ‘병수’를 이해하고 그의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는 지의 여부를 가장 고민하고 고심했다. 소설과는 달라진 그의 살인의 이유, 그렇기에 관객들은 딸을 지키기 위해 또다시 살인을 계획하는 ‘병수’의 모습과 원작을 비교하는 또 다른 재미를 느끼게 될 것이다.
▲ ‘병수’를 둘러싼 주변 인물의 변화
‘병수’를 둘러싼 주변 인물도 달라졌다. 소설에서 ‘병수’가 새로운 연쇄살인범이라 의심하는 ‘박주태’는 땅을 보러 다니며 사냥을 즐기는 사냥꾼으로, 뱀의 눈을 가진 차갑고 냉혹한 인물로 묘사되어 있다.
반면 영화에서는 ‘태주’(김남길)라는 이름의 경찰서 순경으로 바뀌었다. ‘병수’는 우연히 접촉사고로 만난 ‘태주’에게서 자신과 같은 눈빛을 발견하고 직감적으로 그가 연쇄살인범이라 확신한다. 하지만 ‘병수’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평범한 순경인 ‘태주’를 전혀 의심하지 않고, 심지어 ‘병수’는 알츠하이머로 기억이 계속 끊기기까지 한다. 이로 인해 관객들은 그가 진짜 새로운 연쇄살인범인지, ‘병수’의 망상인지 끝까지 헷갈리게 된다.
또한 소설에서 ‘병수’의 딸 ‘은희’는 고아원에서 데려온 아이로 ‘병수’에 대해 애정이 별로 드러나지 않는 인물. 하지만 영화 속 ‘은희’(김설현)는 알츠하이머에 걸린 ‘병수’를 지극정성으로 간호한다. 소설 대비 아빠를 향한 딸의 효심, 딸을 지키려는 아빠의 부성애가 더 진하다. 이러한 설정의 변화 덕분에 ‘병수’가 마지막 살인을 결심할 때, 관객들은 ‘병수’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다.
▲ 극의 웃음과 긴장감을 배가시킬 새로운 인물의 등장
영화에는 새로운 인물도 등장한다. 원신연 감독은 ‘병수’의 독백으로 진행되는 1인칭 시점의 소설을 영화화하며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극을 풍성하게 만들어 줄 인물들을 추가했다. ‘병수’의 오랜 친구이자 파출소 소장 ‘병만’(오달수)은 십 수년 전 일어났던 연쇄살인사건 피해자에 대한 죄책감으로 반드시 범인을 잡겠다는 열망을 잊지 않고 있는 인물로 영화 속에서 웃음을 주면서도 긴장감을 선사한다.
여기에 ‘병수’의 누나이자 수녀인 ‘마리아’(길해연), ‘병수’의 시 문화센터 동료 수강생이자 그를 짝사랑하는 ‘연주’(황석정)까지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캐릭터들이 새롭게 등장해 ‘병수’ 옆을 맴돌며 예상치 못한 순간 웃음과 스릴을 선사한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원작과 가장 가깝고도 가장 먼 영화가 될 것”이라는 원신연 감독의 포부처럼 소설을 읽은 이는 영화를, 영화를 본 이는 소설을 찾아보게 될 것이다.
한편 '살인자의 기억법'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은퇴한 연쇄살인범이 새로운 살인범의 등장으로 잊혀졌던 살인습관이 되살아나며 벌어지는 범죄 스릴러로 9월 6일 개봉한다.
sunwoo617@xportsnews.com / 사진 = (주)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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