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10.10 16:54 / 기사수정 2008.10.10 16:54
흔히 야구는 흐름의 게임이라고 한다. 분위기를 잘 타던 흐름이 조금 주춤하면 상대팀으로 넘어가기 마련이다. 10일(이하 한국시각) 열린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1차전에서 LA다저스는 라파엘 퍼칼의 송구 에러로 힘을 얻은 필라델피아에 6회 말에 역전당하며 2-3으로 패배했다.
양팀의 선발투수는 데릭 로우와 콜 해멀스가 나왔다. 그리고 예상처럼 투수전의 양상으로 경기는 흘러갔다.
리그 마지막 10차례의 선발 등판에서 내셔널리그 어느 투수보다 좋은 모습을 보였던 로우는 기대에 보답하듯이 5회까지 무실점 호투를 했다. 필라델피아의 투수 콜 해멀스는 1회 이디어와 매니 라미레즈의 연속 안타로 1실점을 했다. 특히 라미레즈의 2루타가 홈런이 되지 않은 것은 천만다행이었다. 그리고 4회에 드윗에게 희생플라이로 실점을 허락했다. 그렇지만, 그것이 끝이었다.
해멀스는 로우와의 투수전에서 지는 듯했다. 그렇지만, 경기는 겨우 중반이었다. 6회 필라델피아의 공격, 선두타자 빅토리노가 땅볼을 쳤다. 공은 유격수에게 가고 LA다저스의 유격수 라파엘 퍼칼은 1루로 송구했다. 그렇지만, 공은 1루수의 글러브를 맞고 뒤로 빠져버렸다. 그 사이에 빅토리노는 2루까지 진루했다. 그 순간 LA 다저스는 잘 이어가던 경기의 흐름을 필라델피아에 뺏겼다.
로우는 마음을 추스르는 듯했다. 그렇지만, 투구는 그렇지 못했다. 3번 타자 어틀리에게 던진 초구가 가운데 몰렸다. 어틀리는 실투를 놓치지 않고 담장을 넘겨버렸다. 로우는 4번타자 하워드를 잘 처리했지만, 5번 타자 팻 버렐은 잡지 못했다. 전반기에 뛰어난 모습을 보였으나 후반기에는 침묵하던 버렐은 로우와의 승부에서 이겼다. 볼카운트 0-3에서 로우가 던진 공을 펜스 뒤로 넘겨 버렸다.
로우는 결국 마은드에서 강판됐다. 5.1이닝 동안 6피안타 3실점(2자책) 1볼넷 2삼진 2피홈런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100를 채우지 못한 90개였다. 단 한 번의 수비실책으로 LA다저스는 역전을 당한 것이다.
로우의 뒤를 이어 올라온 투수는 올 시즌 부활한 박찬호였다.
박찬호는 워스와 펠리즈를 뜬공과 땅볼로 처리하고 필라델피아의 달아오른 분위기에 물을 끼얹었다. 다저스는 7,8회에 매덕스와 궈홍치를 등판시켜 더 이상 실점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다저스의 타선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콜 해멀스는 6피안타 2실점 2볼넷 8삼진으로 다저스 타선을 막아버렸다. 1회와 4회의 실점은 팀의 역전으로 더욱 빛나 보였다. 비록 초반 실점을 하며 흔들렸지만 '끝까지 살아남은 자가 강자'라는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필라델피아는 매드슨과 릿지가 8,9회를 책임졌다. 릿지는 정규시즌 최고의 모습을 보였던 것처럼 다저스에게 안타조차 주지 않으며 세이브를 거뒀다.
해멀스는 디비전 시리즈 1차전에서 8이닝 2피안타 1볼넷 9삼진으로 승리한데 이어 오늘 경기로 포스트시즌 2승을 거두며 팀의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였다. 로우는 퍼칼의 송구 실책 전까지 완벽한 컨디션으로 필라델피아 타선을 모두 땅볼로 유도하며 승리를 따낼 것처럼 보였지만 한번 놓친 분위기는 다시 오지 않았다.
이날 필라델피아의 3번과 5번 타자인 어틀리와 버렐은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드러냈다. 둘 다 2안타를 쳐내며 1홈런씩 뽑아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만약에 하워드가 자신의 장기인 공갈포를 터트리기 시작한다면 다저스는 오늘과 같이 무너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2차전 선발로 다저스는 채드 빌링슬리, 필라델피아는 브렛 마이어스로 내세울 예정이다. 빌링슬리는 디비전 시리즈 2차전에서 6.2이닝 동안 1실점하며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좌타자 피안타율이. 274에 이른다. 좌타자가 중심을 이루는 필라델피아를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일지 기대가 된다.
마이어스는 디비전 시리즈 2차전에서 호투를 했고 홈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 필라델피아로서는 2차전까지 승리를 거둘 절호의 기회이다. 그렇지만, 마이어스가 올 시즌 심한 기복을 보이고 있어서 낙관만 할 수는 없다.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2차전은 한국시각으로 11일 오전 5시 35분에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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