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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삼성, 이제 한 경기가 끝났을 뿐이다

기사입력 2008.10.09 04:20 / 기사수정 2008.10.09 04:20

김도광 기자



[엑스포츠뉴스=김도광 기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였다.

19안타가 폭발했고 12득점이 나왔다. 역대 준플레이오프 최다안타 신기록이기도 하다. 한회에 7점이나 터지기도 했다. 화끈한 타격전이었지만 사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였다. 더구나 그 주인공이 올 시즌 바람을 몰고 다녔던 롯데가 아니라 힘겹게 4강에 합류했던 삼성이었다는 점도 의외였다. 결국, 경험의 차이였던 것이었을까?

삼성은 사직에서 벌어진 2008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롯데를 12대 3으로 대파했다.
안타수는 19대 9였고 볼넷수도 6대 1이었다. 삼성의 완벽한 승리였던 것이다. 삼성의 선발 배영수는 5이닝 동안 20타자와 상대하며 안타 6개로 3실점 했다. 볼넷은 없었고 삼진은 2개를 잡아냈다. 반면 롯데의 선발 송승준은 3회초 투아웃까지 삼성의 18타자에게 안타 7개와 볼넷 3개로 6실점 했다. 승리투수인 배영수의 평균자책은 5.40이었고 패전투수인 송승준은 27.0이었다.

지난 7일 오후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롯데의 주장 조성환은 "기사를 보니까 삼성이 5회 이후에 역전당한 경기가 거의 없더라. 우리 선수들은 선취점을 내고 초반에 승부내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러자 삼성의 진갑용도 "그럼 초반에 점수 안주면 우리가 이기겠네."라며 맞받은 적이 있었다. 서로 선취점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기회를 먼저 잡은 쪽은 삼성이었다. 1회초 안타 3개로 득점기회를 맞은 것이다. 그러나 롯데의 우익수 가르시아의 빨랫줄 송구에 박한이가 홈에서 횡사하고 말았다. 금쪽같은 선취득점의 기회를 날린 것이다. 기회를 먼저 잡은 쪽은 삼성이었지만 득점을 먼저 올린 쪽은 롯데였다. 2회말 가르시아의 2루타와 손광민의 적시타로 1점을 먼저 얻었다. '선취점을 내고 초반에 승부를 내겠다.'던 조성환의 말이 떠올랐다. 롯데는 바람으로 시작해서 태풍으로 번질 수도 있는 팀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의 저력은 3회초에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1회초 홈에서 횡사했던 박한이가 선두타자로 나서 2루타로 포문을 열었고 타순이 한바퀴 도는 동안 12명의 타자가 안타 6개와 볼넷 3개로 대거 7점 뽑아냈다. 올 시즌 양팀 간의 승부에서 4월 27일 삼성이 17대 3으로 승리한 이후 최다 점수 차기도 했다. 당시에도 롯데의 선발은 송승준이었다.

롯데의 조성환이 선취점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것은 삼성의 불펜진을 의식한 발언이었다. 즉 선발 10승 투수가 1명밖에 없는 삼성을 상대로 초반에 승부가 갈리지 않으면 삼성의 불펜진과 승부를 겨뤄야 한다는 부담을 인정했던 것이다.

이날 선발 배영수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올랐던 안지만과 전병호, 권혁 등 세 명의 투수들은 4이닝 동안 롯데의 14타자에게 3안타만 허용하며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반면 선발 송승준이 무너진 롯데는 불펜도 붕괴되고 말았다.

송승준에 이어 6승의 이용훈까지 투입했지만 불붙은 삼성의 방망이를 진정시키지 못했고 오히려 3과 2/3이닝 동안 4안타로 4실점하고 말았다. 선발은 삼성에 비해 막강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는 롯데였지만 선발이 무너질 경우 뒤를 감당할 만한 비책이 없었던 것이다.

이제 한 경기가 끝났다. 5경기 중에서 첫 경기만 치른 것이다. 남아있는 경기는 4경기다. 첫 경기를 따낸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이 100%라는 분석도 있지만 어차피 기록이란 깨지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삼성도 지나치게 승리에 도취될 필요가 없고 첫 경기에서 패배한 롯데도 지나치게 의기소침할 필요가 없다. 앞으로 4경기나 남았기 때문이다. 지난밤은 잊고 새로운 경기를 위해 다시금 힘을 모아야 한다. 요기 베라는 "경기종료가 선언되기 전까지는 경기가 끝난 것은 아니다(It ain't over until it's over)"라고 했다. 삼성도 롯데도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승리하는 팀이 진정한 승자가 되는 것이다.

"난 언제나 최선을 다한다. 언제나 팬들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조 디마지오가 했던 이 말을 선수들은 다시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2차전에서 롯데는 12승의 손민한을 선발로 예고했고 삼성은 외국인 투수 애니스가 출격을 준비중이다.



김도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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