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10.08 17:55 / 기사수정 2008.10.08 17:55
[엑스포츠뉴스 = 조영준 기자] 2008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도 이제 중간 지점에 도달했습니다. 디비전시리즈를 통해 살아남은 팀은 아메리칸리그의 템파베이 레이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그리고 내셔널리그의 LA 다저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입니다.
이들 팀 가운데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집고 챔피언시리즈에 오른 팀은 바로 LA 다저스입니다. 84승 78패란 가장 저조한 승률로 디비전시리즈에 진출했지만 시즌 막판의 기세는 내셔널리그 최고의 팀이라 불러도 무방할 모습이었습니다.
리그 최고 수준의 선발진에 탄탄한 중간계투 진을 갖춘 다저스는 약점으로 지적받은 중심타선에 보스턴에서 내쫓다시피 한 '타점 머신'인 매니 라미레스를 데려왔고 클리블랜드에서 온 케이시 블레이크가 가세했습니다.
그러나 제아무리 디비전시리즈에서 5할 대의 타율에 2개의 홈런을 때린 매니 라미레스가 중심타선에 버티고 있다고 해도 타자들의 '이름 값'을 따져보면 필리스에 비해 떨어집니다.
팀 타선은 무늬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실전에 들어가서 그 타선이 지니고 있는 장점이 발휘돼야만 비로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정규리그 MVP인 리그 최고의 톱타자인 지미 롤린스로 시작해서 체이스 어틀리, 라이언 하워드, 펫 버렐로 이어지는 필리스의 호화로운 강타선이 제 역할을 발휘한다면 내셔널리그 최고로 부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밀워키 브루어스와 가졌던 디비전시리즈에서는 믿었던 3, 4번 타자인 어틀리와 하워드가 부진했던 점이 필리스로선 맘에 걸리는 부분입니다. 특히, 결정적인 순간에서 큰 것 하나로 경기의 분위기가 반전되는 포스트시즌을 생각할 때, 홈런과 타점왕인 하워드의 역할은 매우 중요해집니다.
다저스의 경우, 매니가 가입하고 나서 팀은 순풍에 돛을 단 팀으로 변모했습니다. 이길 수 있는 타점을 매니가 확실하게 책임져 주었습니다. 득점을 추가할 상황에서 알토란같은 점수를 뽑고 난 뒤, 팀의 자랑인 투수진으로 이 점수를 지키면서 많은 승수를 추가할 수 있었습니다.
필리스 역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에서 우승을 한 원인 중 하나는 이길 수 있는 득점을 많이 뽑아준 하워드의 힘이 컸습니다.
올 정규시즌에서도 홈런 48개와 타점 146점을 기록한 하워드는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다른 선수들보다 압도적인 기록 차이로 이 부분 수위에 올랐습니다. 약물 금지에 대한 규정이 철저해지면서 메이저리그는 홈런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 속에서 50홈런에 150타점에 근접해가는 하워드의 기록은 경이롭습니다. 큰 스윙을 구사하는 선수들은 나름대로 약점이 많습니다. 볼의 컨텍 능력이 떨어지고 자연스럽게 삼진의 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하워드는 지난해에 이어 199개의 탈삼진을 당했습니다. 200개를 넘어 역대 최고의 탈삼진을 당한 선수로 남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속에 아슬아슬하게 1개 차이로 200탈삼진을 당하는 선수에서 벗어났습니다.
타율도 0.251리로 신인왕을 차지한 2004년 이후 최저 타율을 기록했지만 홈런과 타점에 있어서만큼은 독보적인 실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워드가 포스트시즌에서도 진정한 평가를 받으려면 큰 경기에서도 장타를 쳐낼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물론, 홈런을 크게 의식하지 않고 중요한 순간에서 적시타를 쳐주는 것이 더욱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승부의 변수가 곳곳에 산재해 있는 포스트시즌에서 홈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정규리그에서 48개나 담장을 넘겼던 것을 상기하면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주는 것이 하워드에게 필요한 점입니다.
다저스의 '해결사'인 매니는 현재 타격의 페이스를 보면 챔피언십시리즈에서도 계속 이어질 전망입니다. 매니가 디비전시리즈에서 극강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매니 앞과 뒤에 대기하고 있던 러셀 마틴과 제임스 로니 등이 제 역할을 다해주었기 때문입니다.
다저스 타선이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위력을 발휘하려면 매니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중심타선의 앞과 뒤에 포진된 타자들의 선전이 필요합니다.
필리스 역시 1번 타자인 롤린스를 비롯해 어틀리 등이 얼마나 하워드가 타석에 들어설 때, 많은 기회를 만들어 주느냐는 것도 승부의 분수령이 됩니다. 매니 라미레스와 라이언 하워드란 현역 최고의 거포들이 맞붙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의 진정한 '해결사'가 누가 될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사진 = 매니 라미레스, 라이언 하워드 (C) ML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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