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끝까지 잊지 않고 기다려주신 팬들께 감사하다."
금방 돌아올 것 같았으나 기다림은 길어졌다. 결국 291일만에 1군 복귀전을 치렀다. 잠실을 가득 채운 팬들 앞에서 그들이 기다렸던 '명품 커브'를 선보였다. 임정우의 복귀에 LG 팬들은 열광했다.
"오랜만에 (1군에서) 던져서 떨렸다"고 소감을 전한 임정우는 아직 투구의 여운이 남은 모습이었다. 11일 SK전 8회 마운드에 오른 그는 선두타자 김성현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한 후 외인 로맥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지난해 마무리로서 수많은 타자들을 '얼게' 만들었던 커브가 결정구였다.
후속타자 정의윤과 풀카운트 승부 끝 볼넷을 내줬고, 임정우의 복귀전 등판은 거기서 마무리됐다. "만족한다는 말은 하기 싫다"고 냉정한 복귀전 평가를 내린 그는, 그러면서도 "(투구할 때) 아프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좋다"라고 미소지었다. 생각보다 길어진 재활, 준비 기간 끝에 성공적으로 1군 복귀를 해낸데 대한 안도가 묻어났다.
늦은 복귀의 원인은 모든 게 '처음'이었기 때문이었다. 임정우는 "야구하며 처음 아파봤다. 재활도 처음 해봤다. 다 낯설었다"고 털어놨다. 처음 겪은 일이라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고, 경미한 부상으로 생각해 '금방 낫겠지' 하고 안일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복귀는 쉽지 않았고, 마음은 더불어 급해져만 갔다. "빨리 오고 싶었다. 마음이 급했고, 그래서 더 시간이 걸리지 않았나 싶다"고 임정우는 말했다.
291일이라는 시간이 걸렸지만 팬들은 임정우를 잊지 않았다. 임정우는 마운드에 오를 때, 또 내려올 때 한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연호한 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팬들의) 연호가 정말 좋았고, 감사했다"고 말한 임정우는 "잊지 않고 끝까지 기다려주신 팬 분들이 많았던 것 같다"며 웃었다. 오랜만에 듣는 잠실구장의 연호는 감회가 남달랐다.
팀이 치열한 순위 싸움을 하던 때 돌아온 만큼, 앞으로 해야 할 일도 많다. 임정우는 "내가 어떻게 해야겠다, 라는 생각보다는 나보다 고생한 투수들을 뒤에서 보조하겠다"며 남은 시즌에 대한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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