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안경남 기자] 설기현(29)이 오랜만에 리그 경기에 모습을 드러낸 가운데, 풀럼은 웨스트 브롬위치 알비온(이하 웨스트브롬) 원정 경기에서 패하며 연패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했다.
풀럼은 4일 밤(한국시간) 열린 2008/09 잉글리쉬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 웨스트브롬과의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이번 패배로 풀럼은 볼튼전 승리 이후 컵 대회를 포함해 4경기 연속 패배를 기록하게 됐다.
당초 경고 누적으로 출전이 불가능한 앤디 존슨을 대신해 설기현이 선발 출전할 것으로 점쳐졌으나 로이 호지슨 감독은 바비 자모라의 파트너로 클린트 뎀프시를 선택했다.
양 팀은 팽팽한 공방전을 펼치며 전반을 득점 없이 0-0으로 마무리 지었다. 후반 초반까지 유지되던 흐름은 공격에서 좀 더 집중력을 발휘한 웨스트브롬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후반 61분 문전 혼전 중에 로만 베르나르가 왼발로 밀어 넣으며 균형을 깬 것. 최근 리그 2경기에서 단 한차례도 교체 투입하지 않던 ‘옹고집’ 호지슨 감독은 250분의 침묵을 깨고 설기현을 교체 투입시키며 분위기를 반전하려 했다.
자모라를 대신해 그라운드에 드러낸 설기현은 투입된 지 5분 만에 2차례 위협적인 슈팅을 시도하며 풀럼 공격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그러나 끝내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다.
지난달 번리와의 칼링컵 출전 이후 오랜만에 리그 경기에 모습을 드러낸 설기현은 좌우 가리지 않으며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였다. 특히 그가 투입된 이후 풀럼의 공격력에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설기현은 올 시즌 자모라-존슨 투톱에 이은 제3의 공격 옵션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선 그동안 경기 자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뎀프시에게 마저 밀렸다.
더구나 선발 출전한 뎀프시는 후반에 비록 페이스가 떨어지긴 했으나 전반 내내 좋은 몸놀림을 보였다. 향후 존슨이 돌아올 경우, 교체 출전마저 보장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날 설기현은 몇 차례 좋은 찬스를 잡았으나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며 세밀함이 많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설기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꾸준한 경기 출전이다. 과거 울버햄튼, 레딩 시절 오랜만에 경기 출전했을 때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했던 것도 비슷한 이유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설기현이 그다지 기회를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풀럼의 성적이 좋지 못하다는 것이다. 질책성 선수기용이 잦은 호지슨 감독의 특성상 의외로 자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설기현이 다시금 기회를 잡을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얼마나 그 기회를 살릴 것이며, 지금의 경기 감각을 얼마만큼이나 회복시키느냐에 달렸다.
[사진=풀럼 구단 공식 홈페이지]
안경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