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10.04 08:13 / 기사수정 2008.10.04 08:13
[엑스포츠뉴스=문용선 기자] 이제 팀당 6번의 경기, 최대 18점의 승점이 남아있는 K-리그. 예년 같으면 성남일화와 수원삼성의 선두 싸움이 주요화제가 되었겠지만, 올해는 사정이 조금 다릅니다. 바로 FC서울의 무패행진이 더해지면서 선두싸움이 3파전 양상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현재 3팀은 똑같이 승점 41점을 기록하고 있고, 골 득실에서 순위가 정해진 상태입니다. 내년부터 대회규모가 확대되는 챔피언스리그 직행 티켓이 정규리그 2위까지 주어지기에 성남, 서울, 수원은 남은 6경기에 더욱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입니다.
K-리그가 삼국지 형태가 되면서 이를 지켜보는 팬들의 흥미는 더해가고 있습니다만, 그만큼이나 각팀의 감독들은 평온함과는 거리가 먼 나날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경기 전날 밤을 지새우며 경기를 준비할 감독들을 위해 그들의 선봉장들이 나서야 할 때입니다.
성남의 '노란 잠수함' 모따. 올해 K-리그에 16경기에 출전해 8골을 득점 중이며, 최근에는 지난 8월에 당했던 갈비뼈 부상에서 회복하여 그라운드에 복귀했습니다.
그러나 돌아온 모따의 마음이 그리 즐겁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순위로만 봤을 때 성남은 수원을 추월하며 1위로 치고 올라왔지만, 절정의 화력으로 상대팀을 쉽게 제압하던 시즌 중반의 모습은 현재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휴식기에 영입한 이동국, 아씨 등과 같은 공격자원들이 팀에 큰 기여를 해주지 못하고 있고, 득점 1위 두두마저 지난 7월 수원과의 15R 경기 이후 리그에서 침묵하고 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모따의 경이로운 득점 감각이 성남에 절실히 필요한 상황입니다. 모따는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고 90분 내내 상대를 위협하며, 활동반경이 매우 넓어 공수의 연결고리 역할까지 해주는 선수입니다.
최근 성남은 '라이언 킹' 이동국이 매 경기 선발로 나서며 재기에 힘쓰고 있지만, 오히려 전체적인 공격의 속도가 떨어지면서 성남 특유의 패스 플레이가 살아나지 못해 침체에 빠져 있습니다. 모따는 좋은 호흡을 보이는 두두와 연계하여 공격의 속도를 높이고, 종전의 팀이 보여주던 날카로움을 되찾아야만 할 것입니다.
성남팬들은 우스갯소리로 모따가 슛할 때 등에서 밝은 빛이 난다는 농담을 주고받는다고 합니다. 이번 부산과의 21라운드에서는 과연 모따의 후광이 탄천에서 나타날 수 있을까요?
서울의 선봉장 – 데얀 (Dejan Damjanovic)
현재 리그에서 '파죽지세'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팀은 서울, 선수는 데얀입니다. 성남의 두두에 이어서 득점순위에서 13골(20경기 출전)로 2위를 차지하고 있고, 최근에는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국가대표에도 선발되는 등 그야말로 데얀은 요즈음 K-리그 진출 후 최고의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서울의 경기를 직접 본 팬들은 초반과 비교해 훨씬 날카로워진 데얀의 모습에 감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공격 파트너가 박주영에서 정조국으로 바뀌며 데얀의 공격 비중이 늘어난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데얀은 특히 역습상황에서 날이 선 날카로움을 보이고 있습니다. 수비범위를 절묘하게 벗어난 위치에서 볼을 잡아 거침없이 상대진영을 질주하면서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고, 문전 내에서 수비수가 데얀을 놓치거나 뒤처지게 되면 백발백중 실점하게 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당분간 그 어떤 수비수도 데얀을 저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리그 최고의 수비수인 마토라고 해도 데얀과의 승부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데얀 절정의 감각이 팀의 가파른 상승세와 동반되면서 서울은 무서운 팀으로 변화했습니다.
데얀은 이번 21라운드에서 친정팀 인천에 비수를 꽂고자 출격합니다. 인천팬들은 붉은 유니폼을 입은 데얀과 이제는 서먹한 사이가 된 김치우를 동시에 봐야 하는 고통을 느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수원의 선봉장 – 에두 (Eduardo Goncalves de Oliveira)
최근 빅버드를 가보면 수원팬들이 '에두! 에두!'를 연호하는 모습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시즌 초반만 해도 지난 시즌에 비해 탁월해진 결정력으로 수원의 해결사 역할을 해주던 에두였지만, 지금은 페이스가 많이 떨어진 모습입니다.
이번 시즌 에두의 경기를 유심히 관찰해본 결과, 재미있는 점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수비를 따돌리거나 순간적으로 제치며 자유로워진 상태에서의 슈팅은 정말 백발백중으로 골대로 향하지만, 수비수가 심한 정도가 아닌 약간의 경합이나 방해를 주는 상황에서는 어처구니없는 슈팅이 빈번히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일반적인 공격수들이 모두 그러한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유독 에두는 그 차이가 심한 편입니다.
지난 6월 28일 전남과의 12라운드 경기에서 득점을 한 에두는 그 뒤 7경기에서 상대팀의 집중견제 대상이 되면서 무득점에 그쳤고, 수원의 공고한 아성도 함께 무너져 내렸습니다. 수원팬들은 지난 전북과의 20R 경기에서의 대패에 실망을 감추지 못했겠지만, 그래도 한가지 위로가 될만한 점은 에두가 8경기 만에 리그에서 골을 터트렸다는 것입니다.
21라운드에서 '로맨티시스트' 대구를 상대로 원정을 떠나는 수원. '리그 4경기째 무승', '3위 추락' 등 이번 시즌 최대위기에 봉착한 수원에 에두의 시원한 한방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엑스포츠뉴스 브랜드테마] 문용선의 싸커튜드는 Soccer(축구)와 Attitude(태도)의 합성어입니다. 축구를 보는 좋은 태도, 즐거운 태도, 올바른 태도, 감동적인 태도로서 많은 축구팬 여러분과 함께하겠습니다.
[사진 = 성남 공격의 중추 모따 (C) 엑스포츠뉴스 김혜미 기자]
[사진 = 김영광과 마주한 데얀 (C) 엑스포츠뉴스 김금석 기자]
[사진 = 수비에게 밀려 넘어진 에두 (C) 엑스포츠뉴스 강창우 기자]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엑's 이슈
주간 인기 기사
화보
통합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