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아이돌 그룹 틴탑에서 엘조로 활동했던 병헌(본명 이병헌)이 연기자로 새 출발했다. 대학로 무대를 통해서다. 틴탑을 탈퇴하고 홀로서기에 나선 병헌은 연극 '공장장 봉작가'부터 ‘스페셜 라이어’, ‘은밀하게 위대하게’, ‘S다이어리’까지 다양한 무대에 오르며 경험을 쌓고 있다.
현재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와 연극 ‘S다이어리’에 동시에 캐스팅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첫 공연을 하게 돼 힘들 법하지만, 연기의 즐거움이 워낙 크단다.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병헌은 “체력적으로 힘들진 않다. 대사가 헷갈리는 것 빼고는 괜찮다”라고 이야기했다.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창작 뮤지컬이다. 2013년 개봉한 영화로도 유명하다. 북한 남파특수공작 3인방이 조국통일이라는 원대한 사명을 안고 달동네로 잠입해 각각 동네 바보, 가수지망생, 고등학생으로 위장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병헌은 영화에서 김수현이 맡은 주인공 원류환 역에 이용규, 윤은채와 함께 캐스팅됐다. 뮤지컬은 이번이 처음이다.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해본 적 없는데 제안이 들어오고 뜻이 잘 맞아서 시작하게 됐어요. 연극보다 무대에 장치도 많고 할 게 많더라고요. 대사도 하고 노래도 해야 해서 많이 혼란스러웠는데 그만큼 많이 배우고 있어요. 노래도 계속 늘고 있어요. 연습하면서 뿌듯해요.”
김수현, 박기웅, 이현우가 출연한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팬이란다.
“좋아하는 영화를 몇 번씩 돌려보는데 그중에 하나여서 많이 봤어요. 영화의 팬이라 부담이 되긴 하지만 도전이에요. 앞서 ‘스페셜 라이어’하면서 욕을 많이 먹었어요. 관람한 분들이 고치면 좋을 것 같은 것들을 많이 적어줬는데 뼈와 살이 된다고 생각했어요. 뮤지컬 팬들은 냉정하고 객관적이라고 들었는데 그분들에게 인정을 받는 날까지 열심히 해야죠. 무대는 어떤 장르든 매력이 있어요. 이번 작품도 뮤지컬이라서가 아니라 무대라 도전한 거고요. 관람평을 다 찾아보는 편인데 안 좋은 소리를 들어도 다시 도전하게 될 것 같아요.”
원류환(동구) 캐릭터의 특성상 바가지 머리와 트레이닝 복장을 하고 무대에 오른다. 북한말 역시 능숙하게 선보여야 한다. 바보와 간첩을 오가며 흥미로운 연기를 보여줄 계획이다.
그는 “바가지 머리가 안 어울려서 거울을 안 보고 싶더라. 무대 위에서만 당당하게 하고 대기실에 서는 거울을 못 보겠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참고하면서 북한말을 따라 하고 있어요. 유튜브도 검색하면서 하는데 어렵긴 하더라고요. 입에 붙게 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바보일 때는 귀엽게 하고 간첩일 때는 꼿꼿한 자세를 유지해요. 캐릭터가 확실해서 구분을 잘 지을 수 있죠.”
초연은 아니지만 원작이 있는 작품이고, 영화 역시 흥행을 기록해 부담이 가지 않을 수 없을 터다. 하지만 그는 “배우 김수현과 비교당하는 건 당연”이라며 고개를 끄떡였다.
“비교당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당하면 당하는 대로 할 생각이고요. 처음으로 도전하는 경우라면 저만의 색깔을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겠지만 원작이 있어 어떻게 해도 비교당할 것 같긴 해요. 그렇다고 따라하는 건 아니지만 대본이 원작과 크게 다르지 않아 비슷하게 생각할 수도 있고요.
비교당할까 하는 걱정보다는 일단 15일 첫 공연을 잘 올려놓는 게 목표에요. 아직 요령과 노련미가 없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제 색깔을 확실하게 보여드리지 않을까 생각해요. 제 캐릭터를 보여드려야죠. 뮤지컬은 영화보다 러닝타임이 길어 보여줄 게 더 많다고 생각해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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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