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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②] '조제 호랑이' 백성현 "난 연애 예찬론자…감정의 폭 넓어져"

기사입력 2017.08.08 10:22 / 기사수정 2017.08.08 10:23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한국에서 처음으로 연극으로 재탄생하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 9월 8일부터 10월 29일까지 CJ아지트대학로에서 관객을 찾는다. 

백성현은 몸이 불편한 조제에 이끌리고 사랑에 빠지지만, 결국 이별하는 주인공 츠네오 역을 맡았다. 츠네오의 감정선을 무대에서 완벽하게 구현하기 위해 연구하고 고민 중이다.

“츠네오의 심리를 디테일하게 준비하고 있어요. 초연이다 보니 배우들이 브레인스토밍하듯 접근하고 서로 감정의 깊이를 더하는 과정이에요. 그런 과정이 없으면 안 되는 작품이라 기대가 크고요. 워낙 대단한 배우들이 조제(최우리·문진아·이정화) 역을 맡아 영광이고 재밌게 작업하고 있어요. 초연이라 더 즐기면서 자부심과 책임감도 느껴요.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는 생각이에요.” 

프랑수아즈 사강의 소설 주인공 이름인 조제를 사용하는 장애 여성 쿠미코와 그런 그녀를 사랑한 츠네오의 이야기다. 사랑인지 동정심인지 도통 알 수 없는 감정으로 빠져든다. 츠네오는 조제를 진정 사랑했을까. 영화의 말미 츠네오는 조제와 담담히 이별하고 눈물을 쏟는다.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다면 그는 그렇게 눈물을 쏟지 않았을 터다. 

“너무나 명시가 돼 있어요. 조제와 친구로 지낼 수 없다는 것 자체가 정말 사랑했다는 거죠. 너무 현실적이잖아요. 일부러 울리려고 하거나 극적인 뭔가를 던져 주는 게 아닌 섬세하고 차분하게 진행돼요. 마지막에는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고 마음을 아프게 하죠. 누구든지 사랑을 했던 사람을 생각나게 하는 힘이 있어요.”

츠네오와 조제의 사랑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속의 사랑과 똑 닮았다. 두 사람의 사랑은 현실이라는 벽 앞에 무너졌다.

“츠네오가 서른이 넘었더라면 도망치지 않았을 거예요. 20대 초중반에는 별생각을 다 하잖아요. 단점을 깊이 생각하게 되고 책임지는 걸 두려워하는 경우가 많고요. 반면 30대에는 서로 장단점을 너무 잘 알고 책임질 수 있을지 없을지를 알아요.

츠네오와 조제는 20대의 사랑이에요. 연민과 동정 때문이 아니라 그냥 사랑에 빠진 거죠. 안 보면 안 될 것 같고 보고 싶어 찾아가다 보니 사랑에 빠진 것 같아요. 나쁜 남자처럼 보이냐 안 보이냐 보다 솔직하게 나와 있는 그대로를 표현하려 해요. 순수한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게 연기라고 생각해요.” 

원작의 아우라와 영화의 고즈넉한 숨결을 기대하는 관객들이 많을 터다. 

“너무 부담스럽지만 즐기고 있어요. 오랜만에 무대에 오르는데, 제게도 좋은 일이지만 지인과 팬들에게 선물을 드리는 느낌이에요. 드라마나 영화로 감동을 드리는 것도 즐겁지만 직접 무대에 올랐을 때 부모님이나 친구 등 주변 분들이 즐거워하더라고요. 관객과의 소통과 희열을 느끼는 건 너무 당연하고요. 계속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다고 절대 장난으로 임하지 않아요. 관객이 보기에 정말 츠네오였으면 좋겠어요. 이 작품이 던져주는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하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여운과 울림은 사랑을 경험한 이들만이 오롯이 느낄 수 있다. 백성현은 연애 예찬론자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선배들이나 교수님, 선생님이 배우들에게 왜 연애를 하라고 하는지 이해돼요. 전 연애 예찬론자예요. 후배들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너는 왜 연애를 하지 않느냐고 말하죠. 사람의 감정의 깊이를 잘 알 수 있는 건 연애라고 생각해요. 부모님에게는 너무 받기만 해서 모르고 친구들과는 상호 간의 배려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감정의 깊이를 알 수 없어요. 반면 연애는 그 사람의 단점과 고독까지도 이해하잖아요. 그렇지 않으면 사랑할 수 없는 거니까요. 연애를 하면서 사람이라는 게 이렇구나 하는 걸 많이 느꼈어요.

연애하면 할수록 감정의 폭이 더 넓어지는 것 같아요. 답답함과 찌질함도 이해할 수 있는 거고요. 겪어봐야만 아는 것 같아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 사랑에 있어서는 선과 악을 초월한다는 거예요. 사랑한 그 순간만큼은 모든 걸 초월해요. 여기에서부터 드라마가 시작되죠.” (인터뷰③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박지영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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