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일본의 감성 영화 하면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감독 이누도 잇신·2003)을 빼놓을 수 없다. 사랑과 이별에 관해 잔잔히 시작하다가, 어느새 깊은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일본의 아쿠타가와상을 받은 작가 다나베 세이코의 단편 소설이자 동명의 영화로 유명한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 한국에서 연극으로 재탄생한다. 배우 백성현은 영화에서 츠마부키 사토시가 열연한 주인공인 조제를 사랑하는 평범한 대학생 츠네오 역에 서영주, 김찬호와 함께 캐스팅됐다.
그는 “한 번도 못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고등학교 때 처음 영화를 봤어요. 2004년에 국내에서 개봉한 뒤 1년 후에 봤죠. 명작이고 남자 배우라면 꼭 보라는 주위의 말에 접했고, 깊은 인상을 받았어요. 명작을 자주 다시보는데 그중 한 작품이에요. 12년 전이지만 정말 감명 깊게 봤던 기억이 나요. 츠마부키 사토시도 우상 같았던 배우여서, 이번 연극을 무조건 한다고 했죠. 물론 작품 제목부터 던져주는 무게감이 있잖아요. 워낙 마니아 분들이 많을 것 같아 그만큼 부담이 되긴 해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철부지 대학생 츠네오가 프랑스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의 작품 속 인물을 사랑해 조제로 불리길 원하는 장애 여성 쿠미코에 이끌려 사랑하고, 헤어지는 과정을 담담히 그려낸다. 순수한 청춘의 풋사랑과 예정된 작별을 꾸밈없이 담았다. 단순히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사랑을 넘어 만남과 이별, 성장에 대한 깊숙한 통찰을 보여준다.
“영화와는 조금 다를 것 같아요. 그래서 욕을 많이 먹을 것 같고요. (웃음) 많은 분이 영화에 대한 감명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욕 먹는 게 숙명이죠. 영화를 따라가도 욕먹고 아니어도 욕먹을 것이기 때문에 각오하고 있어요. 원작이 있는 작품이어서 관객이 어떻게 봐줄지 궁금하고 무서운 부분도 있고요. 영화도 소설을 원작으로 한 제2 창작물이잖아요. 하지만 영화를 본 분들이 많아 영화처럼 구현되길 기대하는 분들이 많을 거예요. 연출님이 무대에 올라가는 부분에 있어 현실적으로 조율하고 있는데 전체적인 느낌은 어쩔 수 없이 다를 것 같아요. 영화와 원작을 아우르며 많이 준비하는 만큼 재밌는 작품이 나올 거예요. 긍정적으로 발전하고 있고요. 다나베 세이코 작가가 인정할 만큼 연출님이 글을 잘 쓰셨어요. 팬으로서 너무나 명작인 작품을 하게 돼 감사하죠."
보는 이들마다 감정의 폭이 다르게 다가올 터다. 살아온 세월과 사랑을 겪은 경험 등에 따라 감정의 여울이 달라진다. 이런 감동과 여운을 무대에서 어떻게 구현할지 궁금증을 모은다.
“어떤 작품이 나올지 불안하고 걱정이 되긴 해요. 괜히 한다고 했나 하기도 했죠. (웃음) 지금 이 작품에 있어 질풍노도의 시기인데 워낙 좋은 사람과 능력 있는 사람들을 만나 믿고 하고 있어요. 서로 많이 얘기하고 있고요.
영상에서는 클로즈업으로 풀어낼 수 있지만 무대에서는 섬세한 감정이 중요하잖아요. 소극장에서 관객과 직접 대면하면서 힘을 얻을 것 같아요. 연습 분위기도 너무 재밌어요. 다들 유쾌한 분들이어서 가족처럼 친하게 지내거든요. 작품에 열정이 많은 분들이 모여서 공동체 의식도 있고요. 좋은 작품을 만드는 데는 좋은 환경이 중요하잖아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배우들끼리 서로 단합도 잘되고 의사소통도 되고 친밀감이 커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박지영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