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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③] 독도부터 옥토버페스트까지, '배틀트립'이 꿈꾸는 모든 것

기사입력 2017.08.05 10:12 / 기사수정 2017.08.05 04:25

김주애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인터뷰②에서 계속) 먹방 여행, 술 여행 혹은 아내의 여행, 부모와 자식의 여행 등 다양한 여행 프로그램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와중에 '배틀트립'은 이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여행 프로그램'으로 1년 넘게 안방극장을 지키고 있다.

KBS 2TV '배틀트립'을 연출하는 손지원 PD는 "각자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며, 새로운 그림을 만들어 내는 데에 한계가 있다"며 솔직한 심경을 말했다. '배틀트립'에서도 술을 주제로 여행을 떠날 수 있고, 음식만 먹으러 다닐 수도 있고, 부모자식이 한 팀을 이뤄 여행을 떠날 수 있지만 이 같은 모습이 다른 프로그램을 떠올리게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손지원 PD가 생각하는 '배틀트립'만의 특징은 무엇일까. 손 PD는 "돈과 따라할 수 있는 실용성"이라고 단순명료하게 그 이유를 밝혔다. 

"여행지에서 사용되는 비용을 다 말하는 건 우리가 처음이었다. 금액이 나오니까 오히려 시청자분들이 우리 프로그램을 참고해서 여행 계획을 세우기 편리한 것 같다. 또 우리는 돈과 관련된 실질적인 여행 정보를 소개한다. 예를 들어 헝가리 편에서 조보아와 김소은이 마신 와인 가격이 한국 돈으로 2만원 대였는데, 이걸 모르고 헝가리에 갔으면 너무 싸서 안 좋은 와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만한 금액이다. 하지만 우리 프로그램을 통해 저 가격이 적당한 가격이라는 걸 알고 가니, 알맞은 금액에 좋은 와인을 즐기고 올 수 있다."

그래서일까 '배틀트립'은 여행을 떠나는 이들에게 영상으로보는 가이드북이 되고 있다. 특히 '배틀트립'에 나온 음식점들은 맛집으로 소문 나 곧 한국인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게 된다고.

"우리 프로그램을 여행 전에 보시는 분들이 그렇게 많더라. 또 프로그램에 나오는 음식점들에는 한국인 관광객이 폭발한다고 들었다. 실제로 성시경 씨가 일본에 갈 때마다 사먹는다는 계란 샌드위치는 매출이 올랐고, 또 그가 단골집으로 소개한 라멘집은 지도에서 검색할 때 '성시경이 추천한 라멘집'이라고 뜬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김옥빈과 김현숙이 추천한 게 요리집은 아예 한국인 직원을 새로 고용했다고 하더라."

그러나 손지원 PD가 의도한 건 특정 가게의 성공이 아닌, 그 나라의 음식 소개 그 자체였다고. 그는 "우리는 그냥 그 지역에서 유명한 음식 자체를 소개하는게 목적이었다. 그래도 사람들이 검증된 걸 좋아하다보니 방송에 나온 집만 유명해지더라"고 이를 설명했다.

'배틀트립'의 정보가 믿을만하다는 건 일반 시청자뿐만 아니라 방송계에도 파다하게 소문이 났다. 손 PD는 "주변 사람들이 그렇게 '나 어디에 놀러가는데'하고 자신의 여행지를 나한테 말해준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라고 물으면, '가야하는 곳 알려줘'라고 하더라.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방송국 사람들도 그렇게 물으니 뿌듯하기도 하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배틀트립'은 소재의 제약없이 다양한 걸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여행 프로그램과 차별화된다. 방송 초기 보여준 '슬램덩크 특집'과 '홍콩 영화 특집'은 그래서 '배틀트립'만이 할 수 있었던 테마 여행지였다. 그러나 손지원 PD는 이에 대해 조금 다른 관점을 내놨다.

"사실 보여주고 싶은 여행이랑, 시청자분들이 좋아하는 여행은 다르더라. 실제로 여행을 갈 때야 한가지 이유만으로도 여행을 떠나게되지만, 다양한 시청자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다양한 그림을 보여줘야햔다. '슬램덩크 투어'의 경우 '슬램덩크'를 모르는 시청자들은 공감할 수 없는 여행지였던 반면, 이를 보고 자란 세대에게서는 폭발적인 반응이 왔다."

그래도 '배틀트립'은 다양한 그림을 보여주기 위해 여러가지를 시도 중이다. 이번에 케이윌-이현과 조보아-김소은이 보여준 스탑오버 투어가 그 예다. 손지원 PD는 "한 번 비행기 티켓을 끊어서 두 가지 여행지를 다닐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었다"고 이를 평가했다.

이미 많은 여행지를 누벼 온 '배틀트립'이지만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 더 많다. 손 PD는 '배틀트립'을 통해 소개하고 싶은 여행지로 독도, 한라산, 백두산을 말했다. 

"독도는 3번 쯤 가려고 시도했는데, 그때마다 실패했다. 두 번은 날씨가 안좋아서 못갔고, 한 번은 현지 도로 사정때문에 못 들어갔다. 백두산-한라산 특집도 꼭 해보고 싶은데, 백두산 천지는 볼 수 있는 날이 별로 없다고 하더라. 게다가 가는 데 너무 시간이 오래걸려서 그정도로 시간을 뺄 수 있는 출연진이 없다. 그래도 언젠가는 꼭 갈 것이다."

누군가는 가고 싶은 여행지를 정해서 여행 계획을 세우지만, 또 어떤 이들은 참석하고 싶은 축제때문에 특정 시기에 특정 여행지를 방문하기도 한다. '배틀트립' 역시 이런 축제들을 소개하는 것에도 관심을 두고 있지만, 촬영과 방송 시기를 맞추려다보니 어려웠다고.

"축제를 촬영을 해서 방송에 내보내고 나면, 그 축제가 끝나는 경우가 많다. 그 중에 가장 가고 싶은 축제는 태국의 쏭크완 축제. 계속 시기가 맞지 않아 못갔는데 다음엔 꼭 가보고 싶다. 독일의 옥토버페스트 같은 축제도 가고 싶고, 이번 크리스마스 때는 크리스마켓 여행도 소개하고 싶다. 크리스마스가 오기 전 11월에 바짝 찍어서 편집을 하면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각 나라의 축제와 여행하기 좋은 시기를 기록한 '배틀트립' 용 달력이 필요하다. 하하"

이어 그는 꼭 하고 싶은 여행 콘셉트로 "효도관광"을 이야기했다. 손 PD는 "요즘 어르신들은 패키지여행을 답답해하시는 경우가 많더라. 하지만 우리 프로그램에서 소개하는 자유여행은 젊은이들 위주로 맞춰져있다. 어른 분들도 따라하고 싶고, 또 따라할 수 있는 여행을 보여주고 싶다"며 보다 다양한 시청층을 위한 여행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손지원 PD에게 '배틀트립'이 시청자들에게 어떤 프로그램으로 남기를 바라는지 그 소망을 물었다.

"'여행을 갈 때 '배틀트립'을 참고했더니 좋더라'는 반응을 보면 제일 뿌듯하다. 혹은 '배틀트립' 방송을 보고, 방송에 나온 여행지를 다녀온 사람들은 추억에 젖어, 가보고 싶은 사람들은 설렘에 젖어 토요일 밤을 행복하게 마무리하길 바란다. 당장 '배틀트립'에 나온 쌀국수를 먹기 위해 베트남은 못가도 '내일 점심은 쌀국수를 먹을까'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하는, 그래서 시청자 곁에 대리만족과 위로로 오래 함께 하는 프로그램이 되고 싶다."

매주 토요일 오후 9시 15분 방송.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KBS 2TV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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