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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배구, 이란의 빠른 공격을 차단하라

기사입력 2008.09.26 14:39 / 기사수정 2008.09.26 14:39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 조영준 기자] 태국 나콘라차시마에서 벌어지고 있는 제1회 AVC컵 아시아남자배구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한국남자배구 대표팀은 5연승을 거두면서 결승전에 안착했다.

그 중에서도 25일에 있었던 중국과의 준결승전은 힘든 승부가 예상됐다. 2008 베이징올림픽이 끝난 뒤, 젊은 선수들을 주축으로 팀이 개편됐지만 올림픽에서 뛰었던 선수가 5명이나 포함돼 있었고 중앙 속공과 블로킹이 한국보다 뛰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선전과는 다른 집중력을 가지고 경기에 임한 한국대표팀은 박철우(23, 현대캐피탈)와 문성민(22, 독일 프리드리히)의 활약에 힘입어 중국을 3-1로 물리치고 결승전에 진출했다.

지난 베이징 올림픽 예선전과 2008 FIVB 월드리그 남자배구대회 때보다 한국 팀이 나아진 점은 왼손 거포인 박철우가 라이트로 복귀해 양 날개의 공격이 한층 강화된 점이다.

박철우가 복귀하기 전까지 주전 라이트로 뛰었던 문성민은 레프트로 자리를 옮겼다. 처음에는 포지션 이동에 따른 미숙함이 드러났지만 특유의 빠른 스윙으로 때리는 공격의 위력은 점점 통하기 시작했다.

문성민 외에 장광균(27, 대한항공)과 김요한(23, LIG 손해보험), 그리고 신영수(26, 대한항공) 등이 레프트에서 고른 활약을 하면서 이 포지션에서 결정타가 부족했던 약점도 어느 정도는 보완되었다.

그러나 월드리그 때 보다 아쉬운 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우선 지난달 말에 있었던 코보 컵이 끝난 뒤, 얼마 되지 않은 기간 동안 대표 팀의 훈련이 이루어져 주전 세터인 최태웅(32, 삼성화재)과 공격수 간의 호흡이 떨어지는 모습이 노출됐다.

특히 중앙 공격수들과의 속공이 지난 월드리그에 비해 시원하게 나오지 않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다. 그리고 백업 세터로 대표 팀에 합류한 '장신 세터'인 황동일(22, 경기대)은 국제대회의 경험 미숙으로 한 세트를 책임지기엔 부족해 보인다.

한국 팀이 이번 대회에 들어서면서 세터에서 약점을 보이고 있는데 반해, 이란은 세터에서 강점을 보이는 팀이다.

이란은 유럽과 북미, 남미 선수들처럼 빠른 토스를 기반으로 한 전광석화 같은 공격을 구사하는 팀이다. 리시브가 흔들리지 않은 상태의 이란은 빠른 공격을 시도하기 때문에 한국의 블로킹이 따라가지 못하는 점은 지난 예선전 첫 경기에서 고스란히 나타났다.

이란은 한국에 비해 빠른 스피드와 중앙의 속공, 그리고 블로킹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 좌우 양쪽날개의 공격진과 여오현을 위시한 수비, 그리고 볼 컨트롤에서 이란에 앞서 있다.

한국이 오늘 저녁 펼쳐질 결승전에서 이란을 꺾고 AVC 대회 첫 우승국이 되려면 서브의 강도를 높여서 이란의 리시브를 흔들어 놓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이란의 빠른 공격을 1차적으로 차단하는 방법은 바로 강서브를 구사해 이란의 리시브를 흔들어 놓는 것이다.

그리고 이란이 구사하는 좋은 공격을 블로킹으로 차단하는 것은 힘들겠지만 허술하게 올라오는 토스를 때리는 오픈 공격과 타이밍을 놓친 속공은 블로킹으로 차단하고 유효블로킹으로 바운드시켜서 공격 기회를 가져와야 이란의 공격력을 무력화 시킬 수 있다.

또한, 박철우와 문성민에게만 의존하는 오픈 공격에 치우치는 공격 패턴도 개선되어야 한다. 예선전에서 이미 박철우와 문성민의 공격 패턴을 경험한 이란은 그때와는 다르게 철저하게 준비해서 이 두 선수들을 차단하려고 대비할 것이다. 한국 팀이 두 주포를 살리려면 기습적인 중앙 속공을 많이 시도해야 하고 모든 선수들이 함께 움직이면서 펼치는 다양한 세트플레이가 긴밀하게 이루어져야한다.

한국의 중앙 공격이 살아난다면 이란의 블로킹은 분산될 것이고 자연스럽게 한국의 좌우 쌍포도 더욱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번 AVC 대회에서 한국 팀이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올림픽예선전과 월드리그에서의 부진을 털고 새롭게 얻은 '자신감'이다. 대표 팀의 신치용 감독은 월드리그를 통해 무엇이 부족한지를 깊숙이 깨달았다고 밝혔으며 앞으로 남은 것은 강팀으로 도약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답변했었다.

서브, 블로킹의 강화와 좌우 오픈 공격에 의존하지 않는 다양한 플레이를 선보이며 이란을 잡고 제1회 AVC 남자배구대회의 초대 우승국으로 한국이 오르기를 기대해본다.

[사진 = 신영수, 이선규 (C) 김금석 기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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